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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바둑점방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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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信時代
2011-01-01 오후 1:10 조회 6740추천 9   프린트|스크랩

 

   K역 앞에 내렸을때는 밤 열한시가 넘어 있었다.

   나는 술을 좀 먹은 상태였으므로 겨울의 찬 기운도 별로 나에게 느낌을 주지 못했다. 나는 대구로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은 있으면서도, 행동은 그렇게 생각만큼 움직여주지 않았다.
   어머니의 죽음. 그 사실을 들은 시각이 불과 사십분 전이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나는 당황하면서 바삐 움직여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나의 내부에는 그런 절망적인 용어들을 무감각하게 처리할 악의 씨앗같은 것이 자리잡고 있었던 모양이다.

   열차편은 몇시간이나 기다려야 할 입장이어서 나는 역광장으로 나와 잠시 서성거렸다. 누가 보면 놀랄정도의 침착한 거동일 수 있었다.
  나는 내부에서 소용돌이 치는 슬픈 감정과 밖에서 어긋나는 모습의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부대끼고 있었다.

    나는 택시 승강장 앞으로 다가갔다.
   “대구까지 얼마죠?” 나의 물음에 택시 기사는 한건 잡았다는 표정으로 바싹 달라붙는 눈치였다.
   십만원은 받아야 된다고 했다. 나는 깎자 소리는 하지 않았고, 그러나 나는 또 잠시 망설였다. 왜 그랬는지. 마침 흩날리기 시작한 눈발때문이었을까.
  나는 잠시 후 차안에 탔다. 손님을 기다리던 주위의 택시들이 부러워하는 기색이었다.
  내가 차안에 타고 난 후, 이번에는 운전수가 나를 다소 경계하는 눈치였다. 빽미러로 나를 훔쳐보면서 나의 태도를 살피는 기색이었다. 서른이 좀 넘었을 것 같고 나와 동갑내기일 성 싶은 운전수는 무엇을 묻고 싶은 것 같았다. 그러나 내가 굳게 입을 다물고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은 태세로 보였던지 물음을 던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시내를 막 벗어나려고 외곽지대의 다리 하나를 넘자마자 기사가 택시를 멈추었다. 태우고 갈 사람이 있는데 깜박했다는 거였다. 태우고 같이 가도 되겠느냐는 거였다. 나는 빨리 가고 싶었지만 기사가 요청하는데 거절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그럼 그렇게 하라고 대답했다.

   택시는 시내로 다시 들어가서 중심가쪽의 어느 골목을 찾아 들어갔다. 기사는 어느 집안으로 들어가 낯선 사내와 함께 나왔다. 나는 운전석 옆에 있었으므로 사내는 뒷좌석에 탔다. 사내는 보기에 좀 험상궂게 생겼는데 실례를 구하는 듯 마는 듯 했다.
  어쨌든 차는 다시 출발했고 나는 조금은 편한 심정으로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기사는 이제 모든 것을 갖추었다는 심정으로 부드럽게 운전을 했다. 눈발이 점점 커지면서 차창을 때렸다. 시간은 새벽 한시가 가까워오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의 의문이 일어나고 있었다. 운전수는 왜 사람을 태웠을까.
  뒤쪽에 탄 사내가 아무래도 마음이 걸렸다. 의도적으로 태운 것이 분명했다.
  자정이 넘은 이 시각. 왜 한사람을 더 태운 것일까. 의문의 꼬리가 연속되면서 나는 잘못 걸려들었다는 예감이 들었다. 요즘 강절도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현상인데 녀석들이 나를 범죄 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아닐까. 두려움이 엄습했다.

  눈발은 차창 시야를 심하게 방해하고 있었다.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도 보이지 않았다. 인적이 없는 곳으로 늪에 빠져 들어가듯이 빠른 속도로 차는 질주하고 있었다. 그 속도만큼 나는 두려움을 느꼈고, 이 위기를 벗어나야겠다는 상념에 사로잡혔다. 나는 집에서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차비가 충분한지 점검도 못한 채였다.
  나는 차비를 점검하기 위해서 왼쪽 안주머니에 있는 지갑을 꺼내려고 손을 집어넣었다.
  그때였다. 차가 갑자기 멈춘 것은. 동시에 뒤쪽 사내가 나의 목을 잡았다. 운전수는 나의 두 손을 꽉 잡았다. 나는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먼저 입을 열기도 전에 운전수가 말했다.

  “손님! 왜 이러는 거요? 손님 왜 이러요.”

  운전수는 엉뚱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꼼짝 못한 채,

  “아저씨 이 손 좀 나줘요. 목을 왜 이리 잡고 캐샀소. 이거 못놓을꺼요? 정말 이거 못놓을꺼요?”

  내가 발악하듯이 말했지만 녀석들은 놓을 생각을 않고 있었다. 점점 더 세게 조여 올 뿐이었다.

  “칼 꺼내려고 하는 것 아니요?”

  운전수가 말했다. 나는 기가 막혔다. 녀석은 나를 강도로 오인하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나는 그게 아니라고, 사실 차비도 맞게 가져왔는지 챙겨보려는 거라고, 의심나면 신분증을 보면 될거 아니냐고, 신분증을 보라고, 손을 놔야 신분증을 보여줄 수 있지 않느냐고. 그래도 두 사내는 좀체로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K면의 면서기라고 했더니, 그럼 A동네의 누구 아느냐고 운전수가 물었다. 나는 알다마다, 내가 아는 데까지 얘길했더니 그때서야 운전수는 손을 놓아주었다. 뒤쪽 사내도 나의 목을 풀어주었다.
  목이 뻐근했다. 운전수는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은 나도 두사람을 의심을 했었다. 피장파장인가.
  운전수는 내가 너무 말이 없었기 때문에, 늦은 밤에 대구까지 가자고 하는 데서 오해를 했다고 했다. 뒤쪽 사내를 태운 것도 만약을 위해서였다는 거였다.

  왜관까지 가서, 그들끼리 통하는 것이 있는 모양인지 나는 다른 차를 안내받아 갈아탔다. 두 사내와 헤어지면서 악수를 했다.
  K시에 오면 술이나 한잔 하자고 했다.
  갈아 탄 운전수에게 좀 전의 얘기를 했더니 껄껄 웃었다. 그러나 나는 웃을 수가 없었다. 서로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생각보다 너무 깊고 넓게 퍼져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어머니의 죽음보다 더욱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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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돼지 |  2011-01-01 오후 4:26: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1등이네요.........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홍선비 |  2011-01-02 오후 6:59:4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음....이건 걸작 같군요? 새해 들어서자말자 이런 따끔한글을 읽게되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팔공선달 |  2011-01-03 오후 4:14:3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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