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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 바둑점방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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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명태
2010-11-26 오후 4:19 조회 8628추천 6   프린트|스크랩

 


  K면의 맹서기는 여자 하나 제대로 다룰 줄 모른다는 놀림을 주위로부터 받아왔다.

  여자란 다름아닌 자기 집사람이었는데 집사람이 늦게 일어나는 탓으로 밥도 옳게 못얻어 먹고 노상 늦게 출근하는 바람에 직장 상사로부터도 핀잔을 들어 온 터였다.

  매주 월요일마다 정기적으로 하는 직원회의때도 맹서기는 제일 늦게 허급지급 들어오곤 했다. 그것도 한두번이지 자주 그런 일이 발생하였으므로 면장인 탁정불씨는 소내의 직원들 기강확립 문제도 있고 해서 일침을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사건이 재발되고 말았다.

  탁면장은 인상을 쓰고 맹서기를 불렀다.

  “맹상두! 이리 나와봐!”

  맹서기는 갑작스런 호명에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이 뭣하고 있어? 귀먹었나? 이리 앞으로 나와 보라캐도.”

  맹서기는 늦게 온 죄스러움과 여러 직원 앞에서의 부끄러움을 함께 느끼면서 면장 앞으로 나갔다.

  “신발 벗어봐.”

  맹서기는 또 한번 당혹감을 느꼈다.

  “빨리 벗어. 직원회의 늦어져. 너 때문에 다른 사람들 기다리잖나.”

  맹서기는 엉겁결에 구두를 벗었다.

  “양말도 마저 벗어.”

  맹서기는 어쩔수 없이 양말까지 벗어들었다.

  “발 들어봐.”

  발까지 들어라니. 맹서기는 수치스런 감정을 느꼈다. 직원들은 아침부터 이 기묘한 광경을 흥미반, 긴장반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거 무신 냄새고? 꼬랑내 아이가? 니는 잘 때 발도 안씻고 자나?”

  탁면장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발 저리 치우라고 손을 저었다.

  “근데 발밑에 아무것도 없잖나. 아무것도 안붙었는데 왜 이리 늦노 응? 늦는 이유가 뭐꼬? 듣자하이 한두번도 아이고 마누라땜에 그렇다미?”

  “아 아입니다. 그기 아이고예. 다음부터 일찍 오도록 하겠심다.”

  “아이기는 뭐가 아이라. 다 알고 앉았는데. 면장 벌로 하는 줄 아나? 나이롱뽕 해가 땄는기 아이다 말이다. 근데 마누라땜에 그렇다카마 큰 문젠데. 이때까지 한두번도 아이고 벌써 몇 번째고? 앞으로 일찍 오겠다는 자네 말은 믿을 수가 없어. 무슨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될 것 아이가. 남의 사생활에 간섭할라카이 그렇고, 그렇다고 가마이 나두자이 직장에까지 영향이 와서 안되겠고. 우짜마 좋겠노 자네는?”

  “……”

  “생각하고 있는기 없는 모양이지. 그라마 내가 시키는대로 한번 해 볼끼라?”

  “하라카마 해야 안되겠심니까.”

  맹서기는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강요하는 건 아이고 하나의 방법상의 문제로 참고하라는 거지. 딴 뜻은 없어. 단지 자네한테 달려있지마는. 여기 여직원 몇이 있어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옛날부터 모름지기 여자와 명태는 좀 두들겨줘야 부드러워진다고 했어. 학교에서도 그 사랑의 매라는 말을 쓰잖나. 교육상 혹은 기타 필요할 시에 매라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말이야. 요새 여자들 말이야. 남자들한테 너무 기오를라캐. 집에서 밥이나 짓고 아나 볼 것이지, 바깥에까지 나와 콩나라 밥나라 인사문제까지 거론하고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나?”

  “예, 알아 듣겠심다.”

  “알아 들었으마 됐어. 다음부터 늦으마 다시는 안볼끼라. 자네가 타면으로 가든지 내가 딴데로 가든지. 정 안되마 옷을 벗고 나가든지 해야지. 그 수 밖에 없잖아 안그래?”

  맹서기는 초등학교때 선생님 앞에서 벌서는 것처럼 한동안 곤욕을 치루었다.

  그날 저녁 맹서기는 집에 돌아와 다짜고짜 집사람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물론 좋아하는 술을 빼먹지 않고 얼큰하게 취해 들어갔다.
  저녁 밥상을 물리고 난 뒤, 너 때문에 오늘 내가 개망신을 당했다는 말로 트집을 잡았다. 그러나 맹서기의 부인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여자 아니었다. 또 술한잔 처먹고 와서 벌로 지끼산는다고 대들었다. 맹상두는 여기서 물러서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탁면장의 말이 염두에 들어왔다. 야, 니 어데다 대고 함부로 반말이고? 말 좀 곱게 할 수 없나? 가마이 있으니 지 남편을 물로 아는 모양인데. 오늘 손 좀 볼래?

  “손 보라꼬? 자 손 봐라 봐. 내 손이 어떤데?”

  “이기 참말로 보자 보자카이.”

  맹상두는 얼결에 아내의 얼굴을 한 대 갈겼다. 그리고 곧이어 연속적으로 몇차례 더 갈기고 덩달아 발길질도 했다. 아내는 갑작스런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얻어맞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코피가 흘러내렸다. 붉은 코피를 보자 맹상두는 더럭 겁이 났다.

  “왜 때리노? 왜 때리노? 왜? 왜? 이유가 뭐꼬? 뭐 잘해 줬다고? 이날 이때까지 뭐 한가지 해줬다꼬 때리노. 어데 가서 못된 버릇 하나 배워 왔구마는. 참말로 잘한다 잘해. 인자 끝내자 끝내. 내일 당장 법원에 가 도장찍고 끝내뿌리. 이대로 살아봤자 희망도 없고하이. 끝나는기라 인자.”

  아내는 얼굴을 맹상두의 얼굴 앞에 바싹 갖다대고 달려들었다. 맹상두는 더 손댈 의욕이 안났다. 아내의 반발이 예상외로 완강했고, 사실 자신이 아내를 때릴만한 충분한 이유를 발견치 못한 때문이기도 했다.

  아내의 말은 송곳이 되어 맹상두의 몸에 박혀들었다. 자신이 탁면장의 지시대로 움직인 것은 사실이라고 해도 그러나 아내는 부드러워지기는커녕 더 날카롭고 거칠어졌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일이 이상하게 꼬여가는 것이 분명했다.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영 풀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렵고 힘든 이 꼬임을 어떻게 풀 것인가. 생각이 잘 안난다. 맹상두는 머리를 잡고 쥐흔들었다.

  잠시 후, 맹상두는 관내 장터에 가서 마른 명태 한 마리를 사왔다. 그리고 나무 방망이로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패는 횟수를 더함에 따라 명태는 차츰 부드러워졌다. 맹상두는 땀까지 흘렸다. 팔 근육에 통증이 올 즈음 맹상두의 눈은 땀으로 가려 시야가 불편해졌다. 어른거리는 시야속에서 명태가 여자가 둔갑했다. 여자가 부드러워지다 못해 축 늘어졌다. 명태와 여자는 수시로 번갈아가며 맹상두의 눈앞에서 난무했다.

  맹상두는 땀을 연신 닦으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여자는 두들기지 마. 패지도 마. 때리지도 마. 여자는 절대 두들기지 마. 부드러워지지 않는다. 두들겨 패면 점점 더 거칠어진다. 잘못하면 도로 얻어터진다. 여자는 두들길수록 반동이 세진다. 남자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여자는…


 

┃꼬릿글 쓰기
오리껙껙 |  2010-11-26 오후 8:57:5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와우! 사투리?  
당근돼지 |  2010-11-28 오전 6:07:2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잘 보고 갑니다..........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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