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멀리 보이는 로키산맥의 산중턱에는 여전히 눈이 덮여 있지만 어김
없이 봄은 우리곁을 다시 찾아 왔다.
봄바람이 살랑대면 처녀가슴 울렁울렁. 봄이 되면 처녀들이 산으로 들로 쑥
이며 냉이며 나물캐는 이유가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봄을 타는 건 처녀 들 뿐만은 아닌가보다. 울 마누라도 처녀도 아닌게 어디건
나가자고 성화다. 덩달아 장금이까지 나가자고 성화다 (쪼그만게 여자라고).
아무튼 봄은 여자들에게 특별한 삘을 주는가 보다. 총각들은 봄바람이 살랑
대는 이 시기를 싱글탈출의 최적기로 생각하면 좋을 게다.
이맘때면 대학교 캠퍼스가 활기가 뛸때다. 푸릇푸릇 새내기들과 푸릇푸릇 새
싹이 돋는 캠퍼스 잔디밭을 생각하면 웬지 가슴이 뛸 것 같다.
내가 다니던 학교의 캠퍼스는 작지만 아담하고 그런대로 View 가 좋아 드라마
단골 촬영지이기도 하다. 최민수, 김혜선이 등장하는 '무동이네 집', 최수종 , 최
진실이 등장하는 그 유명한 '질투'의 촬영이 그곳에서 이뤄졌다. 그래서 종종 드
라마촬영장면을 구경할 수 있었다.
김혜선씨는 정말 예뻤다. 요즘 방영되는 '조강지처클럽' 이란 드라마에서 억
척 아주머니로 등장하는 김혜선씨는 정말 예뻤다. 멀리 수십미터 밖에서도 정말
예뻤다.
어느날 우리들은 주점에서 한잔을 거나하게 걸치고 잔디밭에서 한잔 더 할 요
량으로 학교 정문을 비틀거리며 들어섰다. 마침 드라마 야간 촬영이 우리들을 막
아섰다. 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당시 새롭게 뜨기 시작하는 두 남녀 신인 연기자
가 연기하는 드라마 야간 촬영이었다. 대장금으로 더욱 나와 친숙한 이영애씨와
잘 생긴 B군이 드라마 남녀 주인공이었다.
잘생긴 B군을 보려는 여학생들이 많이 모여 있었고 우리들은 호기심으로 촬
영장면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모여드는 바람에 촬영이 지연되
고 방해가 되자 구경인파를 몰아내기 시작했다. 순순히 모든 사람들이 물러 섰으
나 우리들은 버텼다. 순간 몸싸움이 일어났다.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술때문이겠지. 객기를 부리며 버티는 우리들에게 누군가 다가섰다.
잘생긴 B군이었다. B 군이 내게 다가왔다.
" 아저씨 물러 나시죠." "못 물러나겠다면?"
" 이사람들이 정말?" "뭐라고 ? 치겠다? 어디한번 쳐봐. "
" 이XX들이 어디서 행패야!" "뭐? 나이도 어린놈이 어디서!"
일촉불발의 순간이었다. 누구 한사람의 주먹이 날라갈 판이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동생들이 나를 말리기 시작했고 저쪽 스탭쪽에서도 잘
생긴 B 군을 말리기 시작했다. 끌려나오다시피 그 자리를 빠져 나왔지만 한참동
안 분이 풀리지 않았다.
" 어린 놈의 XX가 싸가지없게시리 덤비고 있어"
" 저런놈은 앞으로 잘 될리없어"
분이 안풀려 악담을 퍼부었다. 그리고 우리는 잔디밭에 앉아 다시 밤이 새도
록 마셔대기 시작했다.
만약 그 자리에서 주먹이 오갔으면 다음날 아침 스포츠 신문에 ' 잘 생긴 B군,
취객과 주먹다짐' 이라고 기사가 나올뻔 하지 않았을까?
그 잘생긴 B군은 그 이후 승승 장구하여 한류를 대표하는 배우로 우뚝섰으니
더이상 밉지가 않다. 욘사마 너무 멋있어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