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두뇌발달, 정서함양, 치매예방등 좋은 점이 많다. 그러나 바둑에 치명적 약점이 있으니 시간귀신이라는 것이다. 신선놀음이라하여 할 일없이 빈둥빈둥 노는 사람들이 즐기는 잡기라고 천대하기도 한다(물론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의 표현)
바둑을 즐기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잡기에도 능하다.
나도 또한 잡기를 즐긴다. 고 2때부터 당구장에 출입하여 졸업무렵 300을 칠 정도 실력이었고 그 댓가로 대학을 어렵게 늦게 들어갔다. 대학떄는 바둑을 열심히 두기 시작하여 학교수업을 소홀히 했다.
흔히들 '당구 700에 바둑 1급을 두는 사람에게는 딸을 주지 말라' 는 말을 한다. 두가지 이상의 잡기에 그만한 수준에 올랐다는 것은 놀기 좋아하는 뻔한 뻔자의 사람이라는 판단에서 그런 말을 하겠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그정도의 수준을 가능하게 하는 개인적인 능력을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중 대학 선배 J가 기억이 난다. 그는 내가 따라갈래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다재다능 팔방 미인이었다. 당구700에 바둑은 다소 약하지만 1급을 자랑했고 노래면 노래, 공부면 공부, 기타솜씨며 수려한 언변, 그 친화력 등 내가 그보다 잘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보였다. 단지 인간성 하나는 내가 그보다 났다고 스스로 자위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를 훨씬 능가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C모씨라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종종 졸업한 동아리 선배를 따라 신림동의 모 기원을 놀려 갔다. 그 기원은 아마강자들과 프로 기사들이 리그전을 갖을 정도로 무서운 기원이었는데 C씨는 그 멤버로 아마강자중에 강자였다.
우리는 우연히 같이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술자리에서 J 선배는 바둑에서는 다소 밀리지만 당구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호언을했다. 그러나 C모씨는 콧방귀를 끼며 700당구수인 J선배를 쓰리쿠션 10개를 잡아주겠다고 한다.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다재다능 팔방미인 잡기의 대가 J 선배와 C모씨는곧 당구장으로 향했다. 설마설마했는데 그 결과는 너무도 충격적인 J선배의 처참한 패배였다.
시간이 흘러 미국에 와 직장생활을 하던 중 내게도 라이벌이 있었다.
화교출신 아무개가 아마도 나를 몹시 경계했기 때문인지 사사건건 나와 부딪쳤다. 직장동료 한국사람끼리 일과후 당구를 즐겼는데 어느때서부터인가 그 아무개가 주동하여 모두들 골프를 치게 되었다. 나 또한 골프를 처음 배우게 되었고 아무래도 초보인지라 그 아무개에게 골프를 못친다고 핀잔을 받기 일쑤였다. 나는 단지 그 아무개를 이기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고 한 6개월쯤 지나니 어느정도 실력이 붙게 되어 마침내 그 친구를 이길 수 있었다.
그 동안의 설움을 한방에 날릴수 있었던 나의 멘트 " 넌 뭘 하든지 당구 200이야 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