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내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내가 술을 못해서라고 말하지 마라

가난한 삶 때문이라고 변명하지 말라

그렇지 않아도 부대끼는 세월

뭘 바라며 기다릴 것인가

그래 까짓것

내가 인생에게 술 한 잔 사줄란다

기분 좋게 마셔 보고 싶어서

있을 때 잘 해주고 싶어서

인생에게 술 한 잔 하자고 전화를 걸었다

의외라는 듯

겸연쩍은 듯

자신이 먼저 그랬어야 한다며

미안하다며 흔쾌히 만나자고 한다

진지한 얘기는 다 집어 치울 것이다

그냥저냥 일상의 이야기들을 부담없이 나눌 것이다

꼼장어 구이 한 접시와 오뎅국물 한 사발 놓고

좋은 술 한 잔 기분 좋게 마실 것이다

내가 가진 술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품에 안고

너를 너를 맞으러 갈 것이다

인생아,

오늘 한번 아쌀하게 마셔보자

***

<이세돌 - 반상의 티라노(2편)>은

제 빈틈없는 업무가 마감되는 7월 15일 이후에나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울러 기회가 되면

이세돌 제왕을 직접 만나 사진도 찍고 제대로 쓰고 싶어집니다.

후딱 글 하나 올리고 다음 출장을 떠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