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바둑에 프로기사들의 복장에 대해서 토론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복장에 대한 사건은 여러번 있었습니다.
삼성화재배에서 서봉수 9단이 평상복 차림으로 나와서 항간에 회자가 되었고
루씨허 9단이 잠바차림으로 나와서 욕먹었고
중국의 어린기사들이 체육복 차림으로 나와서 중국은 안된다는 둥 말이 많았지요.
그리고 이번토론은 지난 후지쯔배 전야제에서
우리기사인 박영훈, 이세돌 등이 양복은 입었지만 노타이 차림이었는 것과
최근 국내대국에서 반바지나 슬리퍼로 나온 기사가 있어서 말이 되었나 봅니다.
여기서 양상국 9단의 말은
자기는 늘 대국에서 상대방에 대한 예의로 정장에 타이를 매고 바둑을 두었다
본선이상 TV나 메스컴에 나올때는 어느정도 격식을 갖추어야 한다.
라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여타 다른 스포츠에 대한 비교 등으로 진행이 되는데
토론자들의 인식이 저와 달라서 한마디 적습니다.(월간바둑에서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바둑에서 복장은 강요할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 이유는 젊은 기사들이 국내 대회에서 옷을 편하게 입는 것은
처음 두는 대국의 대부분은 200명이 넘는 기사들이 바글바글 참여해서 두는 예선으로
한국기원에서 늘 두는 것과 같다는 느낌의 연장선 상에 생각이 있기때문이고
짐작컨데 참여하는 기성세대의 프로들도 자유로운 복장이기때문에
배워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합니다.
기성세대 프로들이 예선이든 본선이든 양복을 입는 본을 다 못보인 것이지요
그리고 바둑팬들에게 공개되는 대국은 좀더 격식을 차려야되니 않나하는 관점과
스포츠 측면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관점이 있는데
이것 또한 둘다 아니라고 봅니다.
보이는데서는 좀더 잘 입는다는 발상 자체가 이상합니다. 결국 보이는데서만
잘 하자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스포츠적인 측면은 바둑에 비교할 바가
아니라고 봅니다. 억지로 끼워마춘 스포츠의 틀에 복장까지 끼워마춘다면
그것이 제대로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근원적인 것을 생각해볼때입니다.
정장이 불편하기때문에 안입는 것입니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데 방해가 되기때문입니다. 한판의 바둑을 이기기 위해서
연구생때 부터의 노력을 생각한다면 복장에서 반집이라도 손해보는 것보다는
욕 먹고 편하게 두는 것이 이익이라는 생각때문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복장에서는 정상 운운할 것보다는 바둑 두는데 편한 옷을
생각해봐야합니다.
앉아서 오랫동안 생각하는 데 적합한 옷을 말입니다.
머리에 나는 열과 몸에서 나는 열을 적당하게 식혀주고
생각에 편안함을 주는 옷 말입니다.
기능성을 먼저 생각하고 그 디자인이 바둑에 어울리냐 아니냐를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요?
바둑 두는데 편한 옷이 개발된다면 그것이 정장이 아니라
몇겹의 한복이라도 입을 것이고, 아무리 명품의 멋있는 옷이라도
바둑에 불편하면 외면 받는 것입니다.
입고 적응이 되면 편하다지만, 당장 불편한 양복을 대국시 입어라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라 봅니다.
만약 굳이, '예"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여름이면 기지 바지에 노타이의 셔츠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대국자의 실력을 100% 발휘하게 해준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일본,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우위에 있게 머리를 상쾌하게 해주는 옷이 좋겠지요
이창호 9단이 강렬한 조명때문에 연신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면서
대국하는 모습을 보면 토론자 여러분은 특히 땀을 잘 흡수하고 몸에 열을 내리는 옷이 필요하다는
생각 안해보십니까?
늘 샤워후 새옷을 입은 뽀송함이 대국자에게 필요하다는 생각 안납니까?
하루종일 앉아서 뇌를 혹사해야되는 그들에게 정장을 강요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은 "예"가 아니라 "허례"입니다.
현재 대국 복장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바둑의 정의에 대한
생각이 다양하기때문입니다. 나름대로 스포츠, 예, 게임, 승부...
바둑에서 우선시 하는 것이 다르기때문입니다.
양복 입어서 맨날 지고 우승 한번 못해본다면 그 무슨 소용입니까?
먼저, 자기가 입는 옷에 대해서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는 만큼
바둑이 예인지 스포츠인지 아니면 바둑 그자체인지를 정의하고
그에 맞는 복장을 젊은기사들의 동의를 얻을때 복장 문제는 해결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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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당근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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