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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넓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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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산책 - 혁명정석의 여파 - 큰밀어붙이기와 2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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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6월 25일)
포석의 산책 - 혁명정석의 여파 - 큰밀어붙이기와 2연성
오후 6시 00분.
낯익은 오후다.
편안한 정원의 오후.
어느 분이 내 글에 담긴 자의식적 표현 - 나 - 이 많은 것을 보니, 우울이 없지 않은 듯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맞는 말씀이다. 다행히 요즘 우울은 많이 줄어들었다. 왜 이런 얘기? 실로 우울증이란 것은 우리가 갖고 놀 수 있는 병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주변을 보면, 정말 자신이 우울인 것을 몰라서 생활도 못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내가 우울증 환자임을 망설이지 않고 표현한다. 당신도 그렇다면, 약을 먹고 운동을 하라. 그리 권하기 위해서다. 나는 운동을 아니 하는 타입인데, 달리 의식에 유의한다. 최근 내 좋아하는 표현 두 개는 - Richard Feynman의 강의에서 읽은 것인데 굳이 이 분을 든 이유는 이 분 강의 읽다가 그저 맘이 편해져서 - 변한다. 헤어진 그녀는 사실 그 때의 그녀가 아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 둘째는 合掌恭敬而白佛言. 그 정경을 떠올리기만 해도 내 우울은 많이 감소된다.
바둑으로 돌아가자.
2연성 포석은 오청원이 약 20년 가까이 애용하던 포석. 흑을 잡으면 꼭 2연성이었다. 그것이 처음 깨진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이 혁명정석을 만든 때부터였다. 하하.
우리가 오늘 큰밀어붙이기 정석 - 큰눈사태형 - 이라고 부르는 것은 오청원이 발견한 것. 물론 약간 구별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 즉 안으로 꼬부리는 경우만이 큰밀어붙이기 정석으로 돌아간다.
우선 2연성이 왜 발빠른 포석인가를 인상과 감각으로 새겨두자. 다음 (2연성-1)이 그 기본이다. 화점으로 귀를 굳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점거를 완성한다. 여기서 흑11을 A로 밀어붙이지 않고 있음을 눈여겨두자.
2연성-1
왜 흑11을 A로 밀어붙이지 않았는가?
사실 오청원이 큰밀어붙이기 정석을 발견하기 전에는 흑11을 A로 밀어붙이곤 했었다. 그러면 나오는 포석의 흐름이 다음 (2연성-2)이다.
2연성-2
이 경우 흑이 유리하다고 본다. 좌상귀 실리를 얻은 후 우상귀까지 손이 닿으니 그렇다. 좌상 백의 세력은 흑29로 제한한다.
그렇다면 왜 백10을 두어야 하나? 만약 (2연성 -2)가 흑에게 유리하다면?
그건 (2연성-3)에서 알아보자.
2연성-3
흑17 이후 백A의 축은 성립하지 않는다. 우하귀 화점에 흑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백은 (2연성-4)로 변화해야 한다. 물론 이 변화만이 절대의 변화는 아니지만, 그리고 뒷날 더욱 많은 변화를 찾아냈지만, 2연성의 큰 유행 주변에서는 이 정도였다.
2연성-4
(2연성-4)는 급한 변화이다. 이는 덤을 내야하는 흑에게 바람직한 추세가 된다. 그러므로 백은 흑이 밀어올 때 한 번 더 늘어두어야 한다. 2연성을 흑이 둘 때는.
그러면 (2연성-2)로 진행되곤 했다. 그런데!
그런데 오청원이 안으로 꼬부리는 큰밀어붙이기 정석을 발견했다. 그 정석이란 무엇인가.
2연성-5
(2연성-5)에서 좌상귀 백16 밀고 들어가는 정석이다. (2연성-5)와 (2연성-2)를 구별하자. (2연성-2)에서 백A 흑B를 교환한 것이 차이가 된다. 그 교환은 백에게 약 2집 이득이다. 흑이 A 막을 끝내기를 미리 백이 없앤 것이다. 이건 흑이 손해.
그래서 흑은 변화한다. 그것이 바로 큰밀어붙이기 정석이다. 다음 기보에서 좌상귀 변화는 그 한 전형.
큰밀어붙이기
정석의 크기가 크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흑에게 불리하다.
왜냐?
덤을 내야만 하는 흑에게는 반상을 크게 결정하지 않는 정석이 바람직하다. 반상이 크게 결정되면 흑이 덤을 낼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실로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
요즘 바둑을 보면, 중국식포석이 주류를 이룬 것을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덤이 6집반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큰 덤은 큰 덤을 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큰 정석이 하나 있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19줄 반상은 17줄 반상이 된 것과 다름 없다. 그러면? 그러면 덤은 작아져야만 한다! 만약 17줄 반상이라면!
그래서 필자는 언젠가 “上手는 下手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글을 쓸 계획을 갖고 있는데, 上手가 피해야하는 정석으로 돌의 수수가 많이 들어가는 대형정석을 들 것이다. 반상을 넓혀야 하는 것이 上手가 가져야할 태도의 기본임을 주장할 것이다.
바로 그랬다. 오청원이 발견한 큰밀어붙이기 정석은 2연성에 대한 매력을 감소시켰다.
그래서!
제11기 본인방전 리그(1955-1956) 때는 20국 중에서 2연성이 10국(7승 3패).
제13기 본인방전 리그(1957-1958) 때는 23국 중에서 2연성은 단지 2국(1승 1패).
2연성의 급격한 쇠퇴.
그 직접적 원인은 1957년 2월 20-21일 오청원 九段이 다까가와 八段과 제1기 일본 최강결정전에서 둔 큰밀어붙이기 정석의 발견.
그러나 2연성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1990년대 크게 유행한 포석 또한 2연성 아니던가.
속도라는 개념에 가장 잘 부합하는 포석을 하나 든다면,
그것이 바로 2연성 포석이다.
완만하게 굽이치는 오후다.
오후 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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