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확률 50% >

안녕하세요. 대마후저리입니다.

그간 다들 안녕하셨죠? 첨 뵙는 분들은 반갑습니다.

그간 저는 네이버에 홈카페를 만들고 카페 홍보용 만화를 제작하여 업뎃하는 등 무지 바쁘게 지냈습니다. 이제 서서히 홈카페도 자리를 잡아가고, 몇 년 동안 매진하였던 ‘권법펭귄 토토’라는 만화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1급’을 만화로 제작해 보겠다는 만화가가 나타나서 막 캐릭터를 잡고는 있는데 향후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

앞으로 홈카페를 중심으로 작품 홍보를 실천하는 일과 ‘짖지 않는 개’라는 포토만화를 마무리 짓는 일이 남아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덜 분주해졌기 때문에 ‘프로1급’ 2부를 마무리 짓는 일에 시간을 낼 수 있을 듯합니다.

11월 중에만 복귀하면 가을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박박 우기려 했는데, 그만 하루를 넘기고 말았네요. ^^

우선 얼마 전에 써 두었던 수필 하나를 툭 놓고 갑니다. 혹시 네이버에 아이디가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놀러 오셔요. ‘소언비(http://cafe.naver.com/sobian)’

                                                      - 창고의 탄생 -

동물은 움직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러다보니 생각도 할 수 있고 자신이 속한 주변 외의 먼 곳까지 볼 수 있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러나 동물은 식물과는 달리 다른 동물의 간섭을 많이 받습니다. 필연적으로 동물에게는 행동반경이라는 것이 생기기 때문에 다른 동물의 행동반경과 겹치는 순간, 다른 동물들의 동물로서 습득한 다양한 개성과 습성으로 인한 충돌을 경험하게 됩니다.

인간은 스스로 동물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살아가는 아주 대표적인 동물입니다. 인간이 뿌듯해 하며 사용하는 언어라는 것은 매우 불완전한 것이어서 인간들로 하여금 오해와 착각을 많이 일으키게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인간은 동물이라는 단어가 매우 상위에 위치한 개념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을 사용할 때는 인간에 대한 하위의 개념으로 여기는 일이 대표적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스스로 동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동물적일 때 가장 인간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동물에게는 집이 있는 타입과 집이 없는 타입이 있습니다. 그리고 집이 있는 타입의 동물은 대체로 내성적이며 폐쇄적입니다. 인간은 대체로 집을 중심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대개 군집 생활을 합니다. 인간은 그것을 사회라는 단어로 표현하며 동물들의 군집생활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고차원적인 행동이라고 여기지만 사실 벌들이나 개미들보다 질서가 형편없으며 코끼리들이나 고래들에 비해 유대관계도 형편없습니다.    

인간이 스스로 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오늘날 전 지구적인 재앙을 불러일으킨 것은 인간이 창고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처음에 각 가구마다 필요에 의해 집 귀퉁이에 지었던 창고는 날로 커지다 못해 요즘에는 집보다 수백 배 수천 배나 큰 창고도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인간들은 창고지기를 따로 두고 그들을 은행원이니 회계사니 경찰이니 공무원이니 하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창고니 창고지기니 하는 단어야말로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오래된 소설책에나 나오는 말로 여기고 오해하기를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였던 어떠한 동물들보다 겁쟁이입니다. 항상 굶어 죽을까봐 걱정하고 가족과 여러 이유로 이별하게 되는 일을 두려워하며 못견뎌합니다. 인간이 겁쟁이가 된 이유는 창고 때문입니다. 인간 외의 동물들 중에 가장 욕심이 많은 다람쥐는 기껏해야 다음 해에 먹을 먹이를 땅에 묻어둡니다. 그 다음은 곰이나 멧돼지 같은 동물들이 겨울을 보내기 위해 가을 동안 욕심을 한껏 부리는 것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들의 창고 안에 수십 년 이상을 먹을 수 있는 먹이를 확보해 놓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디지를 못합니다. 가끔은 자손들에게 먹일 수 백년치의 먹이를 창고에 계속해서 집어넣는 경우도 있으며, 더러는 자신과 가족을 위하는 것도 아니면서 맹목적으로 창고를 채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래 인간은 지상에서 가장 용맹한 동물이었습니다. 집단생활을 하며 포식을 하는 어떠한 동물도 인간처럼 목숨을 버려가며 공룡과 맞서고 맘모스와 싸우고 사자나 호랑이와 싸운 사례가 없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창고를 짓고 그 안에 미래를 저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지독한 겁쟁이로 변해왔습니다. 그리고 인간들은 문화니 문명이니 하는 단어를 사용해 겁쟁이라는 말의 참뜻을 지워버렸습니다. 요즘의 인간들의 사회에선 번지점프를 할 때 결국 뛰어내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쓰는 용도로 겁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겁쟁이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통털어 부르는 단어라는 게 참뜻일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고 한 세대 이상의 미래는 절대로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을 부를 때 용기라는 단어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대개의 도시에 살며 인류를 대표한다고 믿는 인간들은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하지 않고 눌러앉아 있다가 결국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은 사람들과 여전히 그러한 위기에 놓인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와 같은 사람들에 대해서 분석하기를 고지식하다거나 무지하다고 단정 짓고 맙니다. 하지만 시골에 살았고 지금 살고 있는 그들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융통성이 있다거나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용기에 관해서라면 누가 더 용기 있는지는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다만 용기 있는 자의 아량으로 크게 떠들며 자랑하지 않을 뿐입니다. 

오늘도 인간이라는 종류의 동물은 동물로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자기 것도 아닌 생각과 단어들에 의해 주변의 모든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아가는 중입니다. 만일 당신도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있었다면 얼른 창고부터 부수기 바랍니다. 그리고 먹이를 사냥하기에 용이한 최고의 기술을 연마하는 일에 집중하고, 용기, 겁쟁이, 가족, 사회, 미래와 같은 단어들의 참뜻을 처음부터 다시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