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포석의 넓이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
|
포석의 산책 - 15줄과 두칸벌림
|
|
|
|
|
나의 반상 일기(4월 14일
포석의 산책 - 15줄과 두칸벌림
오후 12시 17분.
봄날이다.
이런 날 고대인들은 뭘 했을까.
당연히 일을 했겠지.
오늘 날과는 달리 실업자는 없었을 것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놀았을까.
권력 가진 자들은 놀지 못한다.
권력은 경쟁이 대단한 재화.
지켜내고 얻어야만 한다. 가만히 놀면서 지켜낼 수는 없다.
음주가무야 있었겠지. 있을 정도가 아니라 그것이 제일 즐거운 것이었고, 또 그것 때문에 권력을 갖는 맛도 있었을 것이다. 다른 맛있고 즐거운 것도 많았겠지. 그러나 권력보다 더 즐거움을 주는 세상살이는 없었을 것이다.
바둑이라는 게임이 있었다고 하자.
바둑은 어느 정도 애호를 받았을까?
일반인들이 바둑 둘 기회는 있었을까?
무리다. 아는 것은 고사하고 짐작도 무리다. 아득한 고대의 시간을 어떻게 안다?
아! 고고학이나 좀 알았더라면! 아니다. 고고학의 성과라도 좀 읽어두었다면 정말 좋을 터인데…. 아쉽고 아쉽다.
많은 분들이 9줄 바둑이 바둑이라는 게임의 원형이 아닐까 한다.
난 모르겠다.
다만 남겨진 자료만으로 짐작한다면,
15줄이 바둑의 원형에 가까운 거 아닌가 본다.
한나라 망도 고분에서 출토된 바둑판은 17줄로 알려졌지만, 그리고 그것이 한나라 때의 바둑이 - 누구 글이더라? - 17줄이었다는 주장의 근거로 알려졌지만, 나는 15줄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본다.
1) 망도 돌 바둑판은 테두리가 없는 17줄이었다는 점.
2) 일본 나라 奈良의 정창원 바둑판이 테두리 없는 19줄인데, 남겨진 돌이 흑백 각각 150개라는 점에서 정창원 자단 바둑판은 17줄로 볼 수 있다는 점.
3) 1)과 2)에서 한나라 망도 바둑판은 15줄로 볼 수 있다.
15줄이든 17줄이나 뭐 다를 게 있을까?
다른 세계를 표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15줄을 쓰다보니 17줄도 발생했다. 테두리를 긋다보니 15줄이 17줄로 변했다. 그리 보고 싶다.
초점은 몇 줄을 먼저 사용했느냐?
그 보다는, 선과 선을 직각으로 교차시켜서 지방 地方을 표현했고,
흑과 백을 사용해서 너와 나를 표현했다, 는 그 점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지난 100년간 우리가 21줄 바둑판을 서너 국 실험하면서 21줄 바둑을 바둑이 아니라고 한 적이 없었다. 일본에서는 9줄 바둑을 미니 바둑이라고 부르면서 프로들이 대국한 바를 책으로 묶은 적도 있었다. 15줄도 실험했었다.
그러나 나는, 하나는 주장하고 싶다.
1) 바둑판은 19줄일 때 가장 변화가 다양하다.
19줄을 넘거나 줄인다면 그건 변화의 다양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논리의 비약이 있을지 몰라도
우주의 크기 만큼 - 현재의 줄 간격이 고정되었다고 하자 - 바둑판이 크게 된다면 그건 이미 둘 이유가 없는 바둑판이 된다. 왜 19줄이냐? 궁금하신 분은 2004년의 월간 바둑 4월호를 보시라. 글 써 두었다.
15줄 바둑판에서 뭘 생각했을까?
기수법
아닌 듯
그럴 듯
초반의 세 가지 길을 그려보았다.
눈목자가 알맞을 듯도 했다. 발견했을까.
그렇지만 화점이 첫수는 아닌 듯하다. 백6이 외롭다.
두칸은 안정적이다. 두칸벌림은 일찍부터 발견되지 않았을까. (그럴 듯)에서 백1 흑2 백3 흑4를 둔 것은, 현재 남아있는 기보에서는 빈 귀를 착점할 때는 화점이나 소목에 둔 것을 발견 못했기에, 나의 상상력을 제한한 것이다. 빈 귀를 착점할 때는 바로 저 백1의 자리에 착점했다.
다른 경우는 아직 못 봤다.
이건 일리가 약간 있다.
중국 고대의 바둑에서 변은 중시되었다.
일본의 초기 - 16섹 - 바둑에서도 변은 중시되었다. 귀 못지 않게 중시되었다.
여하튼, 15줄 바둑판이었다면 두칸벌림은 훨씬 쉽게 발견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가볍게 상상해본다.
어쩌면 두칸벌림은 다른 어떤 행마법보다도 먼저 인정 받았을지도 모른다.
왜냐? 연결에 가장 확실하니까. 한칸도 확실하다. 그러나 발전성이 훨씬 떨어진다. 지난 번에 기수법 起手法에서 보았듯이 한칸은 중앙으로 탈출할 때 연결의 방식으로 쓰인다. 변에서 진영을 정돈할 때는 두칸벌림이 알맞다.
탈출보다는 진영의 정돈이 먼저다.
…
인정한다.
후세의 바둑을 보고, 끼워 맞춘 논리에 불과하다. 논리는 무슨 논리? 그저 상상의 수준이다.
인정한다.
벌써 누군가는 다녀간 길이지만,
그 길을 다시 찾아보려고 하니까 이리도 세상은 無情하구나.
다녀간 길, 그 중에서도 흔적이 분명한 길만 찾아볼까.
가을이 오면 길 찾기는 더욱 힘들겠지.
오후 1시 24분.
|
|
|
|
|
|
|
|
|
|
| ┃꼬릿글 쓰기 |
|
|
19줄 이상의 바둑은 또 거기에 맞는 새로운 변화들이 탄생하겟지요? 아직 가보지 못한길이니 섣불리 단정하긴 어렵다고 봅니다만....^
|
|
|
|
|
|
.gif){kind=logo}
홍선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