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1489~1546) : 조선 전기 학자. 호는 화담.
시냇가 길 따라 푸른 숲 들어가니
숲속에 참선하는 집 낮에도 침침하네
돌에 부딪치는 샘물 소리는
굽이쳐 흐느끼는 듯
하늘을 향해 뾰족뾰족 솟아오른
산봉우리는 겹겹이 깊어지네
청아한 즐거움을 아침부터
밤까지 실컷 누리니
후세 사람들도 우리처럼
이렇게 멋진 모임 이어가기 어려우리라
바둑 몇 판 두면서
웃고 이야기 하는 동안
구름사이로 해가 어느덧
서쪽으로 기울었네
Perfect joy
By the road along the stream
I enter the green forest.
The meditation hall is dark even during the day.
Water from the well spring hits the stones, twists and moans.
Mountain peaks in folds rise sharply in the sky.
Perfect joy is mine from morning to evening.
It will be difficult for our descendents
to have such lovely gatherings.
We play a few games of Baduk, laugh and tell stories.
Before we know it, the sun inclines to the west through the clouds.
서화담은 박연폭포, 황진이와 더불어 송도삼절이라고 한다.
평생 벼슬을 하지 않고, 처사로 지냈다.
탁류에 발을 담그질 않고 평생 제자를 키우며 살았기에 후학의 귀감이 될 만하다.
곡학아세가 난무한 세상살이에,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교수를 학자라 하기엔 너무 사치스럽다.
화담은 가세가 빈약하여 독학으로 공부를 하였고, 스스로 진리를 깨닫는 격물치지를 중시 여겼으며, 주기철학의 대가이다.
조식, 성운 등 당대의 처사들과 지리산, 속리산등을 유람하며 교유하였다 한다.
화담은 황진이의 유혹을 물리친 것으로 유명하며, 이에 감복한 황진이는 제자가 되기를 자청 했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아, 아깝다, 제자보다는 연인이 되었다면, 많은 연정시가 탄생하였을 텐데.. 영웅호걸은 아니었단 말인가.
그래서 그의 시는 선시처럼 고요하여, 서산대사와 견주어도 될 법하다.
명절 연휴 마지막 날 청아한 그의 시를 한 수 더 감상한다.
詩. 大興洞(대흥동) 花潭 徐敬德(화담 서경덕)
紅樹暎山屛(홍수영산병) 산병풍을 비추는 붉은단풍
碧溪瀉潭鏡(벽계사담경) 연못에 솓아지는 파란시내.
行吟玉界中(행음옥계중) 옥같은 세계 거닐며 읊조리니
陡覺心淸淨(두각심청정) 문득 마음이 맑아지고.
<檀紀3831年朝鮮9代成宗20年己酉1489~1546檀紀3879年朝鮮13代明宗1年丙午)
.gif){kind=logo}
작가의 말
팔공선달
youngpan
수현기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