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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넓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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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산책 - 화점의 문양이 등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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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4월 10일)
포석의 산책 - 화점의 문양이 등장한 이유
늦은 오후 6시 26분.
지난 며칠 무얼 하고 지냈는지 다시 돌이켜도 찾기가 힘들다. 저번에 아래 글 쓸 때는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그냥 써둘 것을.
어떤 포석을 상상했을까. 반상이 다르다면 말이다.
1) 직선으로 이뤄진 반상
2) 선분으로 이뤄진 반상
직선으로 이뤄진 반상
선분으로 이뤄진 반상
작은 자료를 근거로 한 내 짐작으로는
직선으로 이뤄진 반상이 먼저 존재했으리라 본다.
오로산책 참조 바란다.
1) 직선으로 이뤄진 반상에서는 경계가, 지평선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지평선은 우리의 눈이 닿는 곳이다. 그 너머에는 우리의 눈길이 닿지 않는다. 무엇이 있는지, 두려움의 대상이다. 未知의 大地라고 우리가 탐험이라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까? 대부분의 인간에게 그건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놀고 싶을까? 우리가 보통 지적하는 중앙에서? 그건 역시 집이나 생존을 기준으로 승부를 다툴 때는 불안한 위치가 된다. 그렇다면 변에서? 변에서 놀고 싶겠지만, 여전히 視野는 눈이 닿지 않는 지평선을 바로 옆에 둔 때문에 불안할 것이다.
어떻게 불안감을 제어할까?
통제가 필요할 것이다.
통제할 수 있다는 마음, 통제 가능한 조건의 형성은 불안의 해소에 필요한 것.
통제를 위한 하나의 방식은 이런 것이다.
(a) 테두리를 그리지 못한 상태에서는, 테두리를 그린다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반상이라는 세계를 쉽게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a)의 방식이 쓰여졌으리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a)의 방식은 어떤 것이었나?
그건 반상에 천원과 화점을 그리는 것이다. 굳이 천원과 화점이 아니라도 될 것이다.
시킴 Sikkim 나라 17줄 바둑판은 굳이 우리가 화점이라고 부르는 그 4선에 화점의 문양을 그리고 있지 않다.
일본 정창원에 보관된 자단기국 紫檀碁局을 보자. 중국 하북성 망도 望都에서 출토된 석제 石製바둑판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4선에 화점의 문양이 그려져 있지 않고 3선에 그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의 영향을 생각하지 않고서
반상만을 들여다보고서
大地 위에서 인간이 지평선을 어떻게 그렸느냐, 바로 그 한 가지 조건만을 고려해서
얻어진
반상의 화점 문양의 유래이다.
맞을까?
그럴 듯도 하다.
그 후에
비로소 어떻게 반상을 다시 구상하게 되었는가?
그것을 생각할 수 있겠다.
그 이후에야 유학의 영향이라든가, 유학 이전의 세계관 등을 반상 위에 구체적으로 그렸으리라 본다.
중국의 사전배석제 事前配石制와 조선의 순장은 바로 그 예가 될 것이다.
맞을까….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가벼운 추론의 형식을 밟아서 얻은 결과치곤 괜찮지 않나 판단한다.
포석의 상상이 아니라
반상을 쉽게 눈에 끌어안을 수 있도록
반상을 구획하게 된 이유를 그린 셈이 되었다.
그랬구나.
포석으로 나아가기 전에 좀더 고려해야 할 것이 있을까?
다음 질문 정도일까.
언제쯤 테두리 있는 반상을 우리가 갖게 되었을까? 왜? 어떻게?
내 지식의 능력 밖 질문이다.
언제인가 지평선을 그릴 수 있었으리. 그 언제부터인가는.
지평선을 그릴 수 있었다면,
지평선의 안팎이 분명해졌으리.
비로소 게임을, 세상의 게임을 내면에 뚜렷이 그릴 수 있었으리.
그것이 누구에겐가는 바둑이었다고 하자.
그 바둑판 위에서, 훨씬 자유롭게 우리의 구상을 펼칠 수 있었으리.
세상을 표현하는 방식을 찾을 수 있었으리.
그러나 내면의 소리와 갈등, 투사 投射를 버릴 수 없었으며,
오히려, 그런 소리와 투사가 있는 것이 참으로 바람직했으리.
내 짐작으로는
우리의 바둑 두는 행위는 바로 그 연장선 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바둑의 설명 방식을 보아도,
우리가 표현하는 반상의 그림을 보아도, 그러하다.
오후 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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