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초희 (1563~1589) : 조선 중기 여류 시인. 호는 난설헌. 허균의 누나.

영롱한 꽃 그림자 바둑판을 덮고

한낮의 소나무 아래 바둑을 두네

시냇가에 사는 흰룡을 내기 삼아

해지면 그 용을 타고 하늘로 가리

Brilliant flower shadows cover the Baduk board ;

at midday, I play Baduk under the pine.

The white dragon that lives in the brook is my wager ;

if I should win, at sunset I'll fly to heaven on the dragon's back.

이 시는 이청님의 글에서 훔쳐온 것이다.

당시 이청님과 사문난적님의 댓글에서 그윽한 문향이 흘러넘친 것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바둑판에 영롱한 꽃 그림자라,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안 되었는데.. 난적님이 힌트를 주셨다. 

바둑판위에 매화나 연꽃 문향의 그림자라면 영롱할 수도 있지 않을까.

바둑 돌 놓는 소리를 딩 딩,  덩 덩,  떵떵 등으로 표기 하는데 그 이유가 바둑판 밑에 무언가를 달아 놓아서 라고 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丁 丁 바둑돌 놓는 의성어이다.  요즘은 딱, 딱 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래서 나의 필명을 정(丁)이라고 지었다. 

바둑돌 놓는 경쾌한 소리가 천년지음(千年知音)으로 들려오지 않는가.

그리고 케빈 오룩 교수님이  바둑을 Paduk이라고 표기해야 한다고 하신다. 

사실 Baduk 은 영어로 읽으면 빼덕 이라고 발음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고유명사가 되었기 때문에 바꾸기는 힘들다고 말씀드렸다.

박세리의 경우도 영어로 박을 pak 이라고 표기 하지만 이미 굳어져서 바꾸기 힘들다.

바둑 두는 여인이라. 참으로 고고하지 않는가.

귀하고 귀한 시라 바둑영시집의 첫 시로 간택을 받았다.

그리고 brook은 stream 이 더 흔하지만, 난 brook 을 고수한다. 

왜 ?  나의 청춘시대의 로망... 부룩쉴즈.. 지금은 남성화 되 버렸지만

한때는 마이클 잭슨의 연인이기도 했고,  가냘프고 애처로운 난설헌의 영상이 머릿속에서 겹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