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욕설을 증오하는가?

요사이 원래 글쓰기 계획과는 다르게 잡설을 많이 다루고 있다. 계기는 <초선~만적>의 글에 대한 악플러의 욕설로 인한 것이 직접적 촉발 계기였다. 언젠가는 다룰 주제였기에 미리 앞당겨 새마을운동과 자녀교육도 다루었다. 물론 글에 내포된 주제는 인간의 존재가치에 대한 자각이라고 할까 성숙된 시민으로서 자격에 대한 것이라고 할까 등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중의적 주제를 다루었다. 역시 같은 맥락의 글을 한편 더 올림으로써 대략 동 주제에 대한 의견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이 글은 대략 두 가지를 소재로 삼을 생각이다. 하나는 역사적 차원에서 한민족은 어떤 민족이었나를 살펴볼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의 말과 글에 대한 것을 살펴보고 이 둘을 통해서 인간의 사고 내지는 감정의 표현방법과 욕이라는 것이 그런 차원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며 그런 감정표현을 하는 사람의 심리와 그 원인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했던 분들의 인격을 훼손하고자 함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과 우리 조상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글이므로 가급적이면 문체는 장중하게 하고자 한다. 배움이 짧고 그 아는 바가 얕아 늘 글이 긴 것이 흠이다. 그러나 읽어보면 반드시 얻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며, 눈 밝은 이가 있어 작은 감흥이라고 일어난다면 이로써 천학비재의 글을 쓴 것에 대한 위안을 삼고자 한다.

우리는 단군신화에 대해, 개천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신화인지 설화인지 역사적 사실인지는 말이 길어지므로 논외로 치자. 다만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한웅(桓雄 : 환웅으로 읽어야 하나 이 글에서는 한웅으로 한다)과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는 무대는 단군과는 상관없는 것이다.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배달민족이라는 말이 배달국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한웅은 바로 그 배달국의 창업자요 신시에 도읍을 정하고 개천한 바 그 왕조는 1565년을 이어져 갔다고 한다. 그 다음이 단군왕조로 1908년의 역사라는 것이다. 강단사학자들은 펄쩍 뛸 이야기지만 그동안 비천한 소생이 이리저리 뒤적여본 결과 반드시 허구라고만 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고 본다. 여하튼 그것이 주제가 아니므로 넘어가자.

한웅의 한(桓)은 환하다에 그 글자의 기원을 둔다고 한다. 환하니 밝은 것이요 광명이요 옳은 것이요 크다 넓다 등 그 뜻이 복합적으로 발전해 갔다는 것이다. 하늘을 상징한다. 다음은 곰이다. 곰이라는 것은 가미에 그 어원을 둔다고 한다. 가미가 모음 약화(略化)를 거치면서 가미→곰으로 되었다는 설이다. 지금의 공주를 예전에는 곰나루라고 칭했다 했고 한자로는 웅진(熊津)으로 표기했다. 곰 웅에 나루 진이니 훈으로 하면 곰나루가 맞는 것이리라. 우리 말이 특히 백제어(부여의 말이 백제말의 뿌리가 될 듯)가 상당수 전해졌다는 일본어에서도 그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웅본(熊本)을 구마모또로 발음한다 하는데 구마는 고마에서, 고마는 곰으로 그 어원을 추정한다던가. 또 가미카제(神風)에서 보듯 신을 가미라고 한단다. 우리말에도 검줄은 아기 낳았을 때 두르는 새끼줄을 칭하는데 한자로는 신색(神.索)으로 적는다고 한다. 또 제단 앞에 까는 흙을 신토(神土)라 적고 검토라고 읽는다고 한다. 검이란 곰 혹은 가미의 전음이리라. 따라서 곰이란 땅의 신 즉 지신(地神)을 말한다는 것이다.

신화에 의하면 단군은 한웅과 곰이 변한 여자 사이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우리 민족의 기원으로 묘사되는데, 신화를 읽는 눈을 확대 해석하여 위와 같이 풀면 천신과 지신의 자손 즉 천손민족(天孫民族)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동이(東夷)는 구족(九族)이 있으며 그 민족의 시발이 위와 같은 사건으로 비롯되었다 하고, 우리는 이를 신시개천(神市開天)이라고 통칭한다. 이를 역사적 관점으로 논증하는 것은 오늘의 주제가 아님으로 후일로 미루고 천손이라는 것에 대해 왕윤에 의해 주살 당한 채옹의 말을 잠시 인용한다. 그의 저서 독단(獨斷)에 『天子之號 始於東夷 父天母地 故曰天子』라고 했단다. 풀자면 『천자라는 칭호는 동이로부터 비롯되었으니 하늘을 아버지로 땅을 어머니로 하였으므로 하늘의 아들(천자)이라 한다』가 될 듯하다.(이상은 정신세계사 임승국 번역․주해 한단고기 출처)

신시개천의 이상이 홍익인간(弘益人間)임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앞뒤 구절 없이 덜렁 저 단어만 나타나니 역사시험 공부하는 사람들이 정답 맞추는 것에 불과한 구호쯤으로 격하된 듯하다. 이제 앞뒤 문장을 붙여 그 뜻을 제대로 음미해보자. 『재세이화(在世理化) 홍익인간(弘益人間) 접화군생(接化群生)』이 원래 문장이라는데 『세상에 있어 이치로써(理) 다스리고(化),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며, 뭍 생명들에게 다가가(接) 다스리라(化)』정도로 그 뜻을 풀 수 있을 것 같다. 이 얼마나 장엄하며 생명사상이 가득한 이상(理想)인가!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았다는 선민의식(選民意識)으로 단단히 무장한, 중동의 베두인(좀도둑, 날강도라는 뜻)족과 사촌쯤 되는 이스라엘 민족은 누천년의 갖은 학대와 멸시와 생존의 위기 속에서도 그 민족정신을 잃지 않고,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 되어있다. 그들의 세계관을 잠시 들여다보자. 창세기 1장 28절은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이다. 이들에게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다. 자기들로 꽉 차야하고 그래서 정복해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다른 생명체를 다스리라는 것이다. 인간 중심의 아니 좀 더 축소해서 말하자면 자기 민족 중심의 독선과 이기심의 발로가 우리의 신시개천 사상과 대비되지 않는가? 정복이라니...쩝.

이 천손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가까이에서는 수운의 인내천(人乃天) 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문자로 기록되어 있는 것에서 근거를 찾자면 멀리는 신라 시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부연설명이 필요하다.

신라의 박제상이라는 분이 쓴 것으로 후손에게 길이길이 전해졌다는 부도지(符都誌)라는 책이 있다. 인류의 시원이 신화 같은 이야기로 시작된다. 약설하자면 마고라는 이상향이 있었는데 황궁, 청궁, 백소, 흑소의 네 개 씨족이 있었다고 한다. 백소씨족의 지소씨가 욕심을 내는 바람에 마고대성은 폐쇄가 되고 황궁씨는 북쪽으로 청궁씨는 동쪽으로 백소씨는 서쪽으로 흑소씨는 남쪽으로 흩어지면서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북쪽으로 간 황궁씨(黃穹氏)는 마고라는 이상적 성(城)을 복본(復本)하여 인류의 평화를 회복하겠다는 사명을 서원하였고, 유인씨(有因氏), 환인씨(桓因氏), 환웅씨(桓雄氏), 임검씨(壬儉氏)를 거쳐 우리 민족이 되었다는 믿지 못할 내용(?)으로 가득 찬 이야기가 줄거리다. 황당하기 이를 데 없으나 천재로 소문난, 생육신 중 하나이자 선승(禪僧)으로 이름난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이 정성을 다해 역주한 것이며, 추기(追記)까지 덧붙인 것으로 보아 그렇게 허무맹랑하게만 여길 일도 아닌 듯싶다. 이제 그 추기에 있는 말을 인용해보자.

신라 말기 효공왕의 왕위계승과 관련하여 분란이 생겼을 때, 박제상의 14세손인 문현(文鉉)선생 왈 『新羅立國之本 在於符都之復建 故 爲上者 必勵於斯 不敢私謀榮華 此立國當時之約而雖隔千年 如在昨日 何忍忘其本義乎 昔世朝鮮 卽四海之公都 非一域之封國  檀氏之遺裔 卽 諸族之公僕 非一君之私民 不幸避居東海 設防稱國者 出於不得已 決非本意 故 國本與他國 懸殊 吾等當覺醒於斯 一切分爭 付於火消 回心反省 可也云』이라 역설하니 조정이 숙연하여져 신덕왕에게로 넘어갔다는 등의 이야기다(부도지 박제상 저 김은수 역해 기린원 121쪽)

자! 이제 글재주는 없으나 풀어보자. 『신라 입국의 근본은 부도를 재건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윗사람은 반드시 이에 힘쓸 일이며 사사롭게 자기의 영화를 감히 도모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입국당시의 약속은 천년이 지났건만 어제와도 같은 것이니 그 본뜻을 잊어가는 것에 어찌 참을 수 있으랴! 옛날의 조선은 사해의 공도(모두의 서울)였지 일개 지역의 봉국이 아니었다. 단군의 후손은 모든 민족의 공복이었지 일개 임금의 사사로운 백성이 아니었다. 불행을 피하고자(주 : 진시황의 난으로 인한 듯) 동해로 피신하여 방비를 세우고 나라라 하였으나 이는 부득이한 일이었을 뿐 결코 본래 뜻이 아니다. 그러므로 국가의 근본이 다른 나라와는 현저하게 다른 것이다. 우리 모두는 마땅히 이 일을 알고 깨우쳐 일체의 분쟁을 불에 던져 넣어 태우려니와 마음을 돌리고 뒤돌아보는 것이 마땅할진저. 운운』 한마디로 말하자면 인류를 구원해야할 막중한 사명을 띤 우리 민족이 이렇게 형편없어서야 되겠냐는 질타이리라.

가슴이 뭉클 해진다던가 등의 느낌이 없는가! 제갈량의 출사표가 천하명문으로서 신하된 자가 그 글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라고 해서 여러 번을 읽었었다. 눈물은  커녕 감흥조차 안 일어 내가 문재가 없고 마음이 혼탁한 모양이라고 자학을 여러 번 하였다. 그러나 이 문장에서는 가슴이 벅차오르며 눈물이 맺히길 여러 번이었고 지금도 목 메인다고 하면 믿어주시겠는가? 감히 작금의 대한민국과 사회 현실에 맞추어 각색을 해본다.

우리는 인류의 공영과 평화를 회복할 위대한 조상의 후손으로 태어났으되 그 근본을 망각함이 천여 년이 되었다. 그 너른 국토를 다 내어주고 이리저리 쫓겨 겨우 반도에 정착하였으나 이마저도 남북으로 찢겨져있음에랴. 조상은 모든 인류를 구제할 대망을 품었으되, 정치지도자는 표계산에 여념이 없으며, 사회지도층 인사는 일신의 안위와 영화에 혼을 빼앗겨 제 정신이 아니고, 백성은 일개 정치인 나부랭이 따위를 자기가 추종해야할 상전쯤으로 여겨 거기에 목을 걸고,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났음에 이르러서는 언사가 예서 막힌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공기로 숨 쉬는 자에게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손가락질과 욕설까지 퍼붓는 현실에서야 더 말해 무엇 하리오. 자신이, 누천년 유전자로 각인되어온, 하늘의 자손임을 망각한 채, 기상과 예의범절을 잃고 그 근본이 현저하게 다른 타국의 문물을 숭앙하는 것이 비천한 것인 줄 모르고 오히려 그것을 자유니 개성이니 소탈이니 선진이니 개발이니 하는 따위로 분칠하는 것에 이르면 억장이 무너지는 듯하다.

각설하고 이제 말과 글이라는 언어 쪽을 돌이켜보자. 글자 혹은 문자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으나 여기서는 넘어간다. 다만 훈민정음 창제의 서문에 『새로~~맹그노니(新制)』로 되어있는 것을 지적한다.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을 시제(始制)라 한다. 신제(新制)란 기존에 있는 것을 새롭게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쓰는 말을 우랄알타이어 어족(語族) 운운하는데 그것도 옛날 이론이라고 한다. 요새는 어떤 어군에 넣는 것도 적합하지 않은 이상한 언어라는 설도 있는 모양인데 그 시원성이나 역사성에 대해서는 김상일 교수의 저서 한철학, 한사상, 한민족의 기원과 역사 등 여타 도서에 제법 상세하게 실려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참고 바란다. 여기서는 우리 언어의 특성과 행동양식을 다른 나라 혹은 민족의 그것과 비교해보고자 한다.

주지하는 바 우리말은 형용사가 굉장히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경어가 상당히 발달되어 있다. 뜨거운 국물을 마시며 시원하다고 표현하는 내장의 느낌까지 나타내는데 이르러서는 외국인들이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에서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의 분비로 위산이 과다 배출되어 배가 아프게 되는 것까지 표현했음에야. 즉, 자신의 생각뿐만이 아니라 감정이나 느낌을 아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체계인 것이다.

반면 외국인은 몸짓 언어 소위 바디 랭귀지가 발달해 있다. 얼굴 표정을 찡그리거나 펴거나 손짓에 발짓에 몸까지 써가며 자기의 의사나 감정을 표현하려고 갖은 애를 쓴다. 언어로만은 충분하게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몰지각한 인사는 이를 무슨 양념인 줄 알고 우리도 그래야 한다고 역설을 하는데 이는 천만의 말씀인 것이다. 버스나 택시에 타게하는 것을 Get up! 이라하는데, 그만 오르세요 하고 점잖게 하는 말이나 빨리 타라고 하는 표현이나 얼른 올라타기나 하지 웬 잔말이냐 등등 그 모든 정황을 Get up!이라는 한 마디로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니 음의 높이나 강도 등으로 그 상황에 맞는 뉘앙스를 풍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소리는 동물의 그것과 얼마나 다르랴. 괴상을 질러대는 것이 높은가 낮은가 빠른가 느린가에 따라 의사를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동물의 신호와 별반 다를 게 없지 않은가?

거기에 비해 우리의 말은 높낮이에 과히 차이가 없다. 영어의 인터네이션과 같은 것이 없다는 말이다. 중국어도 상성이니 평성이니 해서 음의 높낮이로 뜻이 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거기 사람들은 노래로 가사를 전달하는데 애를 먹는다고 한다. 오히려 우리는 고저장단을 지나치게 구사하면 천하게 말을 한다고 하여 사람 취급도 안한다. 따라서 우리는 서구인과는 다르게 얼굴 표정이 별로 많지 않다. 언어로 내 생각과 감정과 느낌을 다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은 항시 웃는 표정을 짓는 것이 습관화되어있는데 그 이유는 막부시대에 길을 지나가며 얼굴 표정이 굳어 있으면 적으로 간주되어 결투가 벌어지기 십상인 데서 그렇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서양인의 악수라는 것도 내게 무기가 없다 즉, 당신과는 적군이 아닌 친구다 라는 의미에서 유래가 되었다나?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외국인들은 자기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곧잘 흥분을 한다. 흥분한 표정이나 몸짓가지고도 안될 때는 바로 육탄전에 돌입한다. 물론 육식을 많이 하는 식생활에서 그 포악성을 거론하는 이도 있으나 내가 볼 때는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인 몸으로 때우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도 비록 말이 발달되어 있어서 충분히 자기 의사를 표현함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못 알아들을 때는 답답하다고 가슴을 치며 육탄전으로까지 발전하는 사태가 종종 있기는 하나 그것은 의견을 달리한 것이기 때문이지 표현상의 한계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또 상황에 맞게 경어를 사용함과 아울러 그 경어에 맞는 어법이 따로 정해져 있다. 세심하게 남의 기색을 살피며, 그 상황에 맞는 단어와 표현양식을 매우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는 것에서 취사선택할 수 있다. 인사법 역시 마찬가지다. 언어뿐만이 아니고 육체적인 표현도 목례에서 읍과 절까지 다양하게 되어 있다. 악수와 손등 내지 발등에까지 키스를 해대는 그들의 그것과는 근본이 다를 뿐만 아니라 격식이라는 것에서도 커다란 차이가 난다고 하겠다.

따라서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과 - 이것을 눈치(?)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양식과 방법의 언어생활은 젓가락 문화와 더불어 우린 민족의 두뇌우수성에 기여하는 바가 실로 적지 않으리라. 그런데 왜 독기어린 표현과 욕설이 난무할까? 사회가 온통 욕설로 뒤덮인 것 같은 흉흉한 기운이 감도는 듯하다.

그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욕을 하는 사람의 심리상태는 일종의 공황상태라고 한다. 감정파탄이라고 하든가 잘은 모르겠는데 욕을 해대는 그 순간에는 자신이 인간임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 하나는 욕을 하면서 그것이 잘못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상습적으로 욕을 먹고 자라서 그런 것인지 남에게 욕을 해대는 것이 과히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악플러들의 욕설에 대해 그러려니 하고 관대하게 넘어가라는 충고를 여러분에게서 들었다. 좋은 의미로 받아 드리지만 나는 욕에 대해서는 참기가 어렵다. 내 자신의 성장과정에서 욕을 먹어본 적도 없거니와 굳이 남에게 욕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욕을 해대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보고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청소년기 특히 사춘기 때에는 욕설이 난무한 것이 보통이다. 왜냐하면 신체적 성장과정에서 성호르몬과 함께 성장호르몬의 왕성한 분비로 그 넘쳐나는 에너지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왕성한 에너지를 발산하려다 보니 욕이 나오는 것이라 본다. 대체적으로 욕의 경우는 입성발음이 많다. 입이나 목이나 가슴에 힘을 주면서 발음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니 발음도 경음화된 된소리가 많이 섞이게 마련이다. 그런데 사춘기를 지난 그것도 나잇살이 지긋하게 먹어가는 시기까지 욕설을 내뱉는 분들은 무슨 에너지로 그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욕설의 종류도 그렇다. 내가 어릴 때 들은 바로는 벼락 맞아 죽을 놈이라든가 오라를 져 죽일 놈이라든가 염병(전염병)앓다 죽을 놈이라든가 이런 것이 주류였고 제일 심한 욕이 후레자식이었다고 한다. 지방에 따라서는 호로자식이라고도 하는 모양인데 아비 없이 자란 사람을 천하게 일컫는 말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내 나름대로 추정하자면 홀로자란 자식이란 말이 세월을 거치면서 그렇게 된 것으로 본다. 그랬던 것이 동물을 섞어서 성행위를 연상시켜서 배설물을 표현하는 단어와 합성하여 다양하게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 분이 비약적 도착이라는 말을 썼다. 도착(倒錯) 이라는 말은 넘어질 도에 잘못 안다는 착이니, 잘못 알아 나자빠진다는 뜻이고, 성도착이니 해서 성정체성의 혼란이나 정상적인 성개념이 뒤바뀐 질병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도착이란 말도 모자라 여기에 비약적이라는 수식어까지 덧댄 것이다. 그런 말을 구사한 그 분의 감정이 비약적으로 파탄되어있지 않았을까 심히 걱정이다.

자신을 귀히 여기는 사람이 남도 귀하게 여긴다고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도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한다. 하물며 우리는 비록 우리 자신이 절실하게 자각하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위대한 선조들로부터 인류사회에 기여해야만 하는 존재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천손민족의 자손이 아닌가! 내 이웃도 구제하지 못하면서 어찌 다른 민족을 제도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면서 어떻게 인격이니 사회정의니 하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수 있다는 말인가! 반대하시라. 얼마든지 반대하시라. 다만 정상적인 언어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과 느낌을 표현해 주십사 부탁한다. 욕을 하고 비아냥대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 심리를 돌이켜 보시길.

오로광장도 이런 저속한 비속어와 욕설과 비아냥이 넘쳐나는 사이버 세상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모두가 그 정신이 피폐해지고 황량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그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가 소중한 존재여야 하고 그 존재의 감정 또한 귀하게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에 감히 붓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