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롤 모델이라고 하죠. <나도 ~~~처럼 살겠다> 하는.

저는 배운 것은 써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죠. 그러가 보니 하다 못해 삽질, 곡괭질을 할 때도 물리학 힘의 법칙, 즉 뉴튼의 법칙을 생각 할 정도로, 모든 일에 제가 알고 있는 과학 이론을 적용하려 하고 있죠. 그리고 사실 그런 것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영어 얘기 할 때 제 체력장 점수가 어떠하다는 것을 고백한 바 있듯이, 실제 체력은 빵점이죠. 그런데 그 체력으로 군 시절, 그 누구 보다도 각종 작업에서 두드러진 실력을 보였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참호를 팔 때도 우물을 팔 때도, 포진지를 만들 때도 어떻게 하면 힘을 덜 들이고 할 수 있을까를 관성의 법칙,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적용하여 생각하다 보니 그리됩디다. ㅋㅋㅋ 당연히 저는 맥가이버를 제일 재미있게 봤으며 좋아합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저의 사촌 누님의 남편, 즉 사촌 매형으로 부터 많은 걸 배웠고, 따라서 그 많은 부분에서 그분을 저의 롤 모델로 생각하고 실제로 적용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죠. 그분의 사상이 어떤지는 몰라도 적어도  가정에서의 부부관계와 자식들에 대한 것, 또 일가 친척에게 하는 행위와, 사회 생활에서 그분이 어떠했다는 보고 듣은 것에 대해 충분히 존경하기에 저의 롤 모델로 삼고 적용하고 있는 것이죠.

그분은 종교도 없습니다. 그리고 고학력자도 아니죠.(군에서 육군 대학원까지 나왔지만) 원래 중졸 출신으로 병으로 입대 후 장교가된 공수부대 직업 군인이었고, 즉 간부 후보생 출신으로 대령으로 예편한 분이죠. 그러나 딱딱할거라 생각되는 것과는 달리 그의 가정 생활은 그야말로 <사랑>이란 단어 외엔 달리 표현 할 수 없군요. 지금 연세가 75세 정도 되시니, 즉 1930년대에 태어나신 분이죠. 그러나 하는 행동은 제 또래 보다도 더 신선했죠. 제가 대학 다닐 때 몇 달 그 집에서 기거한 적이 있는데, (물론 요즘이야 흔한 일이겠지만) 집에 들어올 때, 또 나갈 때, 자기 부인과 아이들(딸만 셋)에게 일일이 허그와 함께 뽀뽀. 또 부인은 남편이 나간 후 베란다 창을 열고 손 흔들어 주죠.(아니면 난리 난답니다)  당시 다른 집에선 볼 수 없는 장면이 그 집에선 그런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 겁니다. 그런 생활을 하니 집에서 큰소리가 날 일이 없죠. 제 누님은 부모님(저로서는 큰 아버지와 어머니죠)이 모두 안계셨죠. 그런데 그 매형은 친 장인 장모가 아닌데도 저의 부모님께 친 사위 이상을 하시더라구요. 그래 그런지 저의 어머님도 실제 나중에 친사위는 그렇게 챙기시지 않았으면서도, 그 매형의 생일을 한번도 놓치지 않고 챙겨 주셨죠. 사실 그 누이를 친딸 이상으로 대하셨죠. 어느 것이 먼저인지도 몰라도, 어머님은 돌아 가실 때까지 그리 하셧고, 그 매형 또한 그리했죠.

70년대  매형이 중령으로 강원도에서 창설 부대 대대장으로 근무할 때였죠. 집 식구는 다 서울에 있고, 홀로 관사 생활을 할 때, 그 집 식구와 저의 두 형님이 피서겸 놀러 갔다가 형님이 듣고 본 얘기인데, 관사에 가 보니 떡이 있더랍니다. 왠 떡이냐니까, 며칠 전 부대에서 떡을 해 먹었는데, 그 떡이라고 했답니다. 하여 형님이 부대에서 어떻게 떡을 해 먹냐고, 쌀이 남느냐고 물으니, 이런 말을 하더랍니다. 사실 위에서 내려오는 쌀이며, 부식은 부대원들이 충분히 먹고도 남느다. 그래서 가끔 남는 쌀로 떡도 해먹고, 또 짬밥으로 키운 돼지로 부대 바베큐 파티도 한다라고요. 아니 어떻게 그렇게 남느냐고 하니, 군에서 병력의 배를 곯린다는게 말이 안되는거 아니냐, 그렇게 때문에 먹는 것은 충분히 내려온다며 사실 중간에서 간부들이 떼어 먹지만 않으면 모자랄 수가 없다고 하더랍니다. 그런데 적어도 자기 부대는 자기가 위에서 내려오는 양을 철저히 체크하고, 대대장인 자기가 쌀 한 톨 안 빼 먹으니, 그 아래 중간에서 빼먹을 수 없고, 그러니 배불리 먹이고도 남아 떡 해 먹어도 된다고 하더랍니다.

모 비행장 경비대대에서 근무를 하던 시절, 대령 진급 대상이었는데, 그만 부대의 병사 한 명이 탈영한 사건이 벌어졌죠. 변심한 애인 때문이었다나요. 그러나 지휘 책임으로 대기 발령을 받았죠. 한마디로 잘리느냐 마느냐 하는 데, 그래도 그동안의 생활이 헛되지 않았는지 위 아래 주위의 많은 도움으로 그 기간이 짧아졌고, 1년 늦었지만 다음 해엔 진급도 됐고, 대령으로 몇년 근무하고 예편하셨죠.

부모가 그리 사랑을 보여주며 생활한 그 가정의 애들, 즉 제 조카들은 저절로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맘이 배이게 되었죠. 만나면 늘 얼굴 가득 웃음이죠. 사실 그 애들 공부는 그리 잘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들 시집들 잘 가서 잘들 살고 있죠. 제가 지난번 올린 글에 약속 시간 두번 늦은 것이(실은 필요 없이 너무 이르게 약속 시간을 잡은 것이지만), 그 세 조카들 결혼 할 때, 모두 제가 접수를 봤는데, 그때 좀 늦은 거지요. 큰애는 뮤지컬 배우하다가, 그야말로 톱스타( 청룡 영화제등등에서 주연상등등을 수상했으니)하고 결혼했고, 둘째는 사업가와 세째는 재벌 아들 영화 감독에게 시집가서, 다들 아들 딸 낳고 잘 먹고 잘 살죠. 다 지들 복이겠지만, 저는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그 덕분이 아닌가 생각하죠. 우연이란게 있더군요. 첫째가 결혼 하기 전, 그 친구와 사귄다는 걸 알았죠.(둘이 고교 동창이죠) 그런데 제 동문 선배 한분이(고교, 대학 동창 모임이 있죠) 첫째가 다닌 학교의 선생이라, 그리고 신랑 될 친구가 유명인이라 혹시하고 물어봤죠. 내가 누구하고 어떻게 되는데, 아느냐고, 어떠냐고. 사실 연예인 하면 좀 달리 이상한 뭐 그런게 걱정되는게 있지 않습니까. 그 선배가 깜짝 놀라며, <아 그러냐. 둘 다 잘 안다. 자기 수제자이다. 정말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그 앤 걱정 안해도 된다. 내가 보장한다. 만약 아니라면 내가 말린다. 내가 둘 다 보장 할 수 있다.> 그 선배 tv에 연예인들 나와서 선생 찾는 프로에도 나왔죠. 그리고 정말 잘 살고 있구요.

그런 가정을 이끌고, 그러한 생활을 한 사람을 어찌 본 받지 않을 수 있습니까. 하여 저도 그런 가정을 이루고 그런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죠. ㅎㅎㅎㅎ 알면 뭐합니까. 실제로 쓰고 적용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