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시그마 제곱으로 나타내죠. 표준 편차를 사용하면 좋은데, 그놈의 표준 편차를 그냥 구하자니, + - 가 똑 같아져 0 이 되 버리니, 할수 있나 제곱해서 - 를 +로 바꿔야지. 그래서 태어난게 분산. 분산이 크다함은 각각의 변수가 평균으로 부터 멀리 떨어져 있음이요, 그 만큼 변화가 많음을 뜻한다 할 것이다.

재수할 때라고 기억된다.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귀가하던 중 50 전후쯤 돼 보이는 어떤 신사분하고 옆자리에 앉게 되어 어떻게 말이 꺼내졌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되었다. 얘기를 하다보니 그분은 이런 얘기까지 하게 되었다. 자기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란다. 부인은 중학교 교사이고, 그리고 자기는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무척 잘했다고 한다. 그런데 자기가 잘 아는 국민학교 동창중에 도봉구에서도 손에 꼽는 부자가 있는데, 그 사람은 학교 다닐 때 말썽꾸러기였고, 공부도 물론 지지리도 못했다 한다. 하여 학력도 그걸로 끝. 그렇다고 그사람의 집안이 당신 집안보다 특별히 잘 살았던 것도 아니었다 한다. 그런데 자기는 착실히 공부하여 대학까지 나오고, 선생이 되었고, 또 선생하는 부인을 만나 열심히 저축하여, 몇년전에 겨우 집 한칸을 장만하였는데, 그 동창은 뭐 직장 다닌 것도 아니고, 여기 저기에서 부동산을 사고 팔고 하더니, 이젠 빌딩이 두개란다. 며칠전에 동창들 불러 한잔 거하게 냈단다. 보아하니 당신 생각에 자신이 좀 한심하단 생각이 드시는 모양이었다.  왜 난 이렇게 성실, 근면하게 살았는데, 반은 날나리로 살던 동창에 비교도 못할 정도로 처지게 사는가. 물론 그분은 교직에 대한 자부심은 가지고 계신듯했다. 그리고 자식들 말썽 안부리고 잘 크지, 크나 작으나 집 한칸은 있지, 뭐 그리 그 삶을 후회는 안하신다고는 하셨다. 그러면서 내게 물었다. 왜 그런것 같냐고. 왜 내가 더 잘되어 있어야 정상인듯 보이는데 왜 그가 더 잘살고 있냐고.(재산의 관점에서)

그 때 내가 한 대답이 이것이었다. <우리나라가 분산이 큰 사회여서 그런게 아닐까요?>그러자 그분은 곧 고개를 끄덕이시며, <그런것 같네.>

그 후에 난 사회적 분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분산이 작은 서구 선진국 사회와 분산이 큰 우리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불과 수십년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그래도 선진국 끄트머리까지 성장해 왔다. 남들은 수백년 걸친 과정을 대폭 압축해 과정을 축소해 버렸다. 어쩌면 IMF는 물론 요즈음의 각종 혼란한 문제도, 그에 기인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압축을 했으니, 문제가 발생해도 단시일에 크게 발생 할 수 밖에.

우리가 동경(?)하는 미국이나 서구에서는 신분 상승이 매우 힘들다한다. 즉 가난하고 못배운 집의 자손이 상류층으로 진입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라한다. 그리고 그들은 몇 만불 저축하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이른바 졸부가 얼마나 많은가. 시골에 부모님이 짓고 살던 2-3천평 되는 농지가 어느날 신도시로 변하는 순간,수십억은 간단하지 않은가. 또  아파트 하나 분양 잘 받으면 그 프레미엄만도 수억은 간단하다. 살던 집이 재개발된다 하면 또 몇억은 손쉽다. 그뿐인가. 머리가 좋아 고시 패스 하면 또 신분이 달라지고, 손바닥만 잘 비벼도(사실 이것도 능력이다)  길이 넓찍한 나라 아닌가.

안정된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는 구미보다 우리는 그 체계가 불안정하기에 반대로 각종 길이 많고, 넓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점점, 그 불안정이 안정 상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보라. 공무원이 경찰관이 부패했느니 뭐니 해도 30년전 20년전과 비교해 보라. 선거를 보고, 각종 규제를 보고, 지금 아무리 문제가 많다지만 정경유착을 보라. 그때와 지금이 비교 될 정도인지. 사실 수십년만에 4급수가 그래도 2급수 비스무리하게는 되지않앗는가? 사실 요즘엔 예전에 비해 부동산 투기도 그리 만만치 않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많이 좋아진 것은 틀림이 없고, 그에 따라 우리 나라의 사회적 분산이 많이 적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요즘  부의 세습, 권력의 세습, 학력의 세습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아닌가.

갈브레이스의 불확실성의 시대란 책이 불티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예측 가능한 시대란 선거 공약도 있었다. 그리고 아직은 멀었다지만 우리나라도 갈수록 그렇게 변모되고 있다. 그리되면 내가 앞서 쓴 사기라든가 부동산 투기라든가 하는 문제도 많이 사라질 것이다. 그것은 희망이다. 그런데 그럴 수록 이른바 스타가 나타나기 힘든 세상, 변화가  힘든 세상, 신분 상승이 어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약간은 겁이 나기도 한다. 

예측 가능한 시대를 만들면서 또한 변화가 살아있는 세상, 반대로 가는 두마리 토끼지만, 그래도 추구해야하는게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