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야말로 몇초간 내 눈을 스쳐간게 있었다. 개그맨 최양락의 부인 팽현숙. 최양락이 다시 방송에 많이 나오며 한두마디씩 나왔던 얘기지만, 그의 처 팽현숙이 재테크의 귀재라 한다. 그런데 어제 스쳐간 몇초 간의 말에서 모든 걸 알게 됐다.  "부동산 업자가 좋은 물건 소개 시켜주잖아요? 그럼 저는 복비 외에 수고비를 더 줘요. 왜냐면 그 분은 나를 위해 수고를 더 많이 한 것이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하면 나중에 더 좋은 물건을 소개해 주죠."  참고로 지금 접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 직업이 중개업자이다. 시험 볼 때 평균 80점 받고 자격증 딴 사람이다.

투기와 투자의 구분이 뭔지 아는가. 이론적으로 기간 따지고, 위험 따지고 하는 것 다 아니다. 그 구분은 딱하나, 남이 하면 투기요, 내가 하면 투자이다. 다른 동네에서 부동산 할 때이다. 그 동네에 사는 손님이 와서 하는 말이, <내가 지금 62평 살고 있는데(당시 시가 9억), 있는 돈 하고, 이 집 담보로 대출 받아(당시엔 살고 있는 아파트가 6억정도 였답니다)  3년전 서울에 4억 주고 33평 짜리 하나를 더 사서 팔지 않고 가지고 있는데, 지금 집 값이  많이 올라 그 집이 7-8억 하는데, 그게 투깁니까. 내가 투기 하려 했다면 벌써 팔고 다른 걸 사고 몇번 돌렸겠지. 그런데 이제 팔려고 하니 양도 소득세를 많이 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ㅋㅋㅋ 그들이 몰라서 내게 물었을까? 천만에, 나도 처음 그곳에서 개업을 하며 진지하게 답해 줬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들은 이미 부동산 업자 꼭대기에 앉아서 수많은 방법을 꿰차고 있는 것이었다. 단지 자기 단지에 새로 개업한 업자를 자기 손 위에 올려 놓고 놀 수 있나 없나 간을 보기 위한 방문이요, 질문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들은 투기라고 생각 안한다. 재테크라 생각할 뿐이지. 사실 어쩌면 그들의 말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세금만 제대로 낸다면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것 때문에 부동산이 왜곡된다는 것이다.

예전 가수 방미가 처녀로 살면서 몇 백억을 모았다고 여기 저기 나와 요란을 떤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재산 증식의 요체는 부동산 투기(?) 투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우리가 복부인이라 하는게 무엇인가. 돈이 되는 것이라면 이리저리 몰려 다니며 그 속에서 돈을 빼 먹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아니던가. 부동산은 사적 재산의 한축도 되지만 공적 재산으로도 중요한 공공재의 측면도 있다고 들었고, 또 그래야 되는게 아닌가. 그런데 기껏 돈 모았다고 떠들석 하는 사람들 보면 왜 그리 다들 오로지 부동산인지 모르겠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해서 돈을 벌었다거나, 벤처 기업의 미래를 보고 장기간 버는대로 투자했더니 그 회사가 커지고, 따라서 나도 부자가 됐다는 얘기, 그런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자 되는 방법이 부동산 한탕뿐인 듯하고, 그런걸 <참 잘했어요.>도장 백개 하고 찍어 주는 방송, 한 마디로 넌 왜 부동산 투기를 못하느냐고 비웃는듯 하지 않은가.

참고로, 팽현숙이 한 행위는 법적으로도 유죄이다. 중개업법엔 중개를 할 때 그 어떤 이유로도 요율로 정해진  중개 수수료 외의 금품을 수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반하면 반드시 등록을 취소하여야 하는 사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