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광장을 둘러보니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글이 떠 있군요.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갈등이 언제부터 시작됐냐느니하며 얘기를 하는데, 뭐 싸워 봐야 누워서 침뱉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사실 지역 갈등을 너무 겁낼 필요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지역 갈등이 사라지겠습니까. 국가간의 다툼도 따지고 보면 지역 갈등 아니겠습니까.

사실 조금 생각해 보면 크든 작든 언제나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인데, 그리고 어쩌면 그것도 일종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폐해만을 지적하며, 또 마치 우리나라만이 그런 못된 것이 있는양 하시는데, 따지고 보면 그 지역 갈등 없는 나라도 없을 것이며, 그 정도 또한 우리나라는 센것이 결코 아닙니다. 괜히 위정자들의 손아귀에서 그들의 세치혀에, 또 이상하게 무슨 문제만 나오면 꼭 그런걸 끄집어 내는 덜떠러진 자들에게 이끌리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약간의 지역 감정(?)은 발전의 동력이죠, 문화의 다양성을 가져다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그 지역 감정의 정도로 보아 충분히 그렇게 될 소지가 나쁘게 돌아갈 소지보다 높다고 봅니다.

영국, 벨기에등은 지역 갈등 때문에 나라가 쪼개지려하고 있지요. 스코틀랜드는 사실 반 독립 상태 아닌가요?  벨기에도 북부 플랑드르와 남부 왈롱이 갈라지기 직전이죠. 스페인은 또 어떻고요. 일본은 관동과 관서는 서로 결혼도 안한다네요. 아마 미국의 북부와 남부의 갈등도 우리나라의 영호남 갈등보다 심하면 심했지 못하진 않을걸요.

우리나라요. 영호남 결혼하는데 거의 지장 없죠. 독립? 꿈도 안꾸고 있죠. 투표 때 몰표, 어쩌면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내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건가요? 생각해 보면 정말 별거 아닐 수 있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죠.

제가 결혼하기 직전이었네요. 선거가 있었는데 저의 집엔 총 8표가 있었죠. 연세 많으신 아버님은 씨족을 따라 같은 성씨를 가진 후보에게, 또 어머님은 천주교 신자시라 종교를 보고, 큰형님은 맨날 싸우는거 보기도 싫다고 기권, 큰형수님은 예전부터 팬이었다고(배우 출신이 나왔걸랑요), 둘째 형님은 친구의 형이라고, 둘째 형수님은 후보중에 한분이 먼 일가 친척이라서, 저와 제동생은 대표 야당 후보에게 - 결국 우리집에서 2표 받은 분이 당선됐죠.7명이 후보였는데 6명에게 쪼개지고 기권까지 있었죠. 그런겁니다. 따지고 보면 다 이런저런 연줄로 찍은 거죠. 그걸 꼭 비난해야하나요?

지역 문제도 그렇게 생각하면 쉽지 않을까요? 물론 사람과 정책을 보고 찍는 비율이 좀 더 늘어야겠죠. 그러기 위해선 위정자들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나름의 소신과 후보가 어떤 사람이었나를 살펴보는 약간의 세심함등이 필요하지요. 그렇다고 몰표 간다고 쥑일 놈 취급 할 것까진 아니란 소리죠.

소위 지역 감정 정말 조금만 누그러뜨리면 아얘 없는것 보다 오히려 약이 될거라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약간의 자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