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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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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
2009-05-21 오후 10:25 조회 3723추천 10   프린트스크랩

오랜만에 들어 왔습니다.

일주일은 해외 출장이었고 돌아와서 2주는 러시아와 대만에서 온 손님들로 대부분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이제 겨우 한숨 돌리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인천 삼산동인데(외곽순환 중동 톨게이트) 러시아 바이어가 묵었던 호텔이 서울시청 맞은 편에 있는 프레지던트 호텔이었습니다.

많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하고 러시아워 시간을 지나 9시에 집을 나왔습니다. 악명 높은 제1경인도 이때쯤 이면 괜찮을 것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생각과 평소 40분이니까 1시간이면 여유있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짱구를 굴려 나온 계획이었습니다.

무려 1시간 30분 걸리데요.. 연달아 며칠 계속 그 시간 걸리데여.. 그러더니 마지막 떠나는 날에도 제가 다른 바이어 상담으로 공항까지 못 데려다 주고 호텔 앞에서 배웅하기로 해놓고 2시간 전에 집에서 나왓습니다. 2시간 전인 7시 30분에 나오면 충분히 9시30분까지는 도착할 것이라 믿었는데...

호텔에 도착해 보니 9시45분. 이미 호텔 버스는 15분전에 공항으로 출발해 버리고 대신 해고된 수십명의 직원들의 피켓 시위로 우왕좌왕, 좌충우돌하고 보니 이미 제 정신은 혼비백산 망연자실 그것이었습니다.

직장생활 16년 동안 서울시내를 매일 출퇴근하면서 쌓았던 4대문안 교통의 감들이 자영업 생활을 한 6년이라는 기간동안 전부 하늘로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도성을 나와 외곽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출퇴근 시간에 4대문안으로 마차를 몰고 들어가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 졌다는 것에 두려움과 함께 행복감을 느꼇습니다.

다수의 생활권에서 자신이 어느 사이에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말 못할 초조함과 두려움, 그러나  한편으론 짧은 인생에 길거리에 그 많은 무의미한 시간을 버리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에 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대한 행복감입니다.

6년이란 기간이 어느사이에 저를 촌사람으로 만들어 버렸지만 그보다는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내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보람있게 효율적으로 쓰고 있다는 뿌듯함이 시나브로 가슴에 다가왔습니다.

3주간 연습장을 못 갔더니 "부도가 났더라" " 도망을 갔다고 하더라" 등등의 별의 별 해괴한 말들이 들려왔습니다. 아마 한달 안 나갔으면 "자살했다더라" 라는 말과 더불어 많은 동정과 위안의 말들이 나왔을 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다니는 연습장에서는 특별회원들에 대해서 전담창구를 만들어 발렛 파킹을 해줍니다. 그곳에서 남의 차를 주차해주시는 분과 오가면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곤했습니다.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품새가 남의 차를 주차나 해주면서 살아 온 분 같지 않아 여쭤었더니 예전에 큰 모피회사를 운영하셨던 분이었습니다.

3주만에 보았더니 많이 여위어져 있어서 무슨일이 있냐고 여쭈었습니다. 매일 몇 시간씩 서서 있어야 하는 관계로 입사 11개월만에 10kg이 빠졌다고 합니다. 서 있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고 하는데 지병인 당뇨까지 있어 갈수록 더 힘들어 지시는 모양입니다.

이야기를 좀 더 나누려는데 고급차가 서더니 여자 몇명이 나와 백을 넣던가 빼던가 하면서 소란을 피우는 속으로 자신의 본분을 위해 황급히 가버렸습니다. 그 분의 힘 없이 사라지는 뒷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으로 돌아섰습니다. 사는게 이렇게 힘든것인지...

아침 시간에 연습하다보면 여자분들이 많이 눈에 띱니다. 같은 40대 여자도 한 사람은 여유있게 커피를 마시면서 연습을 해댑니다. 연습하다 힘들면 친구들과 모여 한 번 가면 20-30만원 가는 필드를 이번 달에 라운딩을 몇번 갔다 왔느니 떠드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같은 또래의 아줌마가 골프장 유리창을 닦느라 분주히 왔다갔다 합니다.

참' 인생 그렇습니다. 사는게 무언지.. 회자정리... 만나면 헤어진다고 합니다.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 운명인데 또 다른 한편에서 열심히 살면서도 힘든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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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즌 |  2009-05-21 오후 10:44:4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반갑습니다^^ 나작에 딱 1기 선배시군요..
단숨에 님의 글 목록 전부를 읽었네요..좋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시는 사업의 발전과, 건안,건필 하시길 바랍니다~*
 
회자정리 ㅋ 선배는요.. 쓰신글 중에 본드이야기 압권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자주 재밌는 글 올려주셔요.
바람마음 |  2009-05-22 오전 10:59: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세상을 보시는 눈이 참 따스하시네요 ㅎ 잘 읽고 갑니다  
회자정리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쓰려고 노력했는데 여전히 부정적이고 어두운 풍향이 강합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당근돼지 |  2009-05-22 오후 6:02:2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좋은글 가슴속에 깊이 새기며........감사 합니다.  
회자정리 하찮은 글인데 가슴속까지 새겨주시니 몸들바를 모르겠습니다. 별볼일 없는 글인데 항상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팔공선달 |  2009-05-23 오후 2:41:1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세상이 고르지 않은데 언제 누가 포장을 할런지...^^=

올만에 오셨읍니다.
감사히 공감하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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