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둑을 사랑하는 나도작가 입니다'

                                                                                                              저니

1963년 6월 26일 미국 대통령 케네디는 독일의 베를린을 방문하여  "2000년 전 유럽에서

가장 자랑거리는 '나는 로마 시민입니다' (Civis Romanus sum) 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자유 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 (Ich bin ein

 Berliner)"라고 민주주의의 우월성을 확신하는 연설을 합니다.

그리고 "자유세계와 공산세계 간의 가장 큰 쟁점이 무엇인가를 모르는 사람에게 '그들

에게 베를린으로 와 보라고 합시다’(Let them come to Berlin)" 라고 강조해서 이야기

합니다.

그의 멋진 연설문을 보면서 일년 남짓 나작코너에 흔적을 남긴 나를 돌아봅니다.

그 일년이 저에게 네가지 계절을 맛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봄과 같은 설레임과

여름과 같은 정렬과 가을과 같은 수확과 그리고 겨울과 같은 쓴 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글을 쓰는 즐거움은 저에게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나의 생각을 전할 수 있고 글을 읽는

사람의 생각을 통해 그를 그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글과 댓글을 통해 얻어진

사람들의 생각은 나를 황홀하게 합니다. 비단 그것이 좋지 않은 반응이라 하더라고

그것을 통해 그들의 관심을 느낍니다.

글을 쓰는 자유란 어려운 것입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들과 읽는 사람들의  조화로움은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나작코너에 우리의 글을 가두고 사람들을 막고 벗어나지

못하게 담을 쌓고 있지는 않습니다. 바둑두는 사람들에게 통하는 공감대는 나작에서도

통하는 진리입니다. 여러 나도작가와 많은 독자들이 기본적인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의 자리가 지속적이며 진정한 글의 장을 열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자신의 자유를

넘어 상대의 평온과 신념과 믿음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칼럼의 글이 되었던 댓글이

되었던 우리 모두는 자유스럽지 못한 것이 됩니다.

오래 전에 조직폭력배를 그만둔 친구가 있습니다. 나는 그를 이해할 수도 없고 그의 삶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어느 날 그가 나보다 나은 점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인정하기 시작

하자 그는 어느덧 친구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또는 받아들이기에 따라 미래는 바뀌게 됩니다.  정치적 정적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자신의 아내 만큼 자신을 잘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갑자기 친근해질지도 모릅니다.

요즘 다시 코너가 시끄럽습니다.  어디서 부터 시작된 것인지 가타부타를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글과 바둑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가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나

글이 아니라 두려움 자체입니다. 자신의 주변에 사람도 없고 사리에 맞지도 않고 화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마비시키는 모든 행위를 두려워 해야 합니다.

다시 가슴 설레는 봄이 오겠지요. 그리고 사람들 마음에 쌓여 있는 겨울이 녹고 아지랑이

피어나는듯 사람과 사람을 넘나드는 수담과 글들을 보는 나른한 평온을 느낄 수 있겠지요. 

일 년 전 이곳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나는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했지만,

지금 나에게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은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나도작가입니다." 입니다.

그렇게 서로를 불러주어 모두가 하나라는 생각 갖으면 참 좋겠습니다.

 하여 자유스러운 글과 진정한 논쟁 간의 가장 큰 쟁점이 무엇인가를 모르는 사람에게 

'그들에게 나작코너에 와 보라고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