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달 전인가 외출했다 집에 들어 오는 길이었다.
집 입구 30여 미터 쯤을 남겨두고 보도를 따라 걸어가는데..
20여미터 앞에 고양이 한마리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 고양이는 검은색에 흰색 무늬가 있는 고양이었다.
집 없는 고양이.. 이런 고양이를 도둑 고양이라고 부르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어느 순간 고양이의 눈과 내 눈이 마주침을 느꼈다. 순간 좀 섬뜩했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인 내가 그깟 도둑고양이의 모습에 겁(?)을 먹을 수야..
무심한 듯 계속 자연스레 걸어 갔다.
헌데 이 고양이는 꼼짝도 하지 않으면서 나를 주의깊게 응시하는 듯 보인다.
점점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도둑 고양이가 반응을 보인다.
슬며시 일어나 나를 힐끗 힐끗 보면서 보도 옆 주차 라인에 주차된 차량 쪽으로
피해간다. 아주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말이다.
<음.. 요새 도둑 고양이는 전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모양이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올라 갔다.
집에서 그 고양이의 행동이 다시 떠 오르면서.. 그 검은색 고양이를 자주 본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그 검은 고양이를 처음 본 기억이 떠 오른다.
그래.. 맞아.. 그 고양이를 처음 본 게 몇년 전 어느 겨울이었어.
그때 그 고양이는 나를 보자마자 쏜살같이 어디론가 도망쳤었지.
그 뒤로도 계속 사람을 피해 숨바꼭질하듯 도망만 다니던 도둑 고양이의 행태를
보인 녀석이었지. 그러고 보니 그 녀석을 처음 본 지도 몇년이 흘렀구나.
그 몇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처음엔 도망만 치던 그 고양이가 이젠 아주 여유롭게
동네를 활보하면서 인간들을 상대하는 노련미가 생긴 관록(?)의 도둑 고양이가
되었나 보네.
이젠 그 검은 고양이외에 갈색 고양이등 도둑 고양이 숫자도 좀 늘어난 것 같다.
그래도 다른 고양이들에 비해 아주 인간들을 상대하는 것이 제일 여유로운 것을
보아.. 그 검은 고양이가 제일 오래 되고 관록이 있는 녀석인 것 같다.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그 녀석을 변화시킨 모양이다.
인간을 적으로만 여겼던 녀석이 인간이 자신을 해치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아직은 약간의 경계를 계속 갖고는 있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이 고양이가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게 되고.. 나아가 사람에게 재롱 비슷한
것을 보이며 먹을 것을 얻는 행동을 하는 더 강한 적응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인가?
또 이런 생각도 든다.
저런 하찮은(?) 도둑 고양이도 환경에 대한 높은 적응력을 보여 주는데..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들 중에는 사회와 환경에 적응을 못하는 못난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가.. 또는 바늘 도둑이 소 도둑되는 나쁜 적응력을 보이는 인간들.
그런데 왜? 도둑 고양이 생각하다가 인간에 대한 생각으로 연결되지.
아.. 쓸데없이 생각이 옆길로 샌다.
생각이란 것도 이것저것 너무 많이 하는게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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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당근돼지
잘못된출발
선비만석
돌부처쎈돌
예뜨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