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중에 오로사이트를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오로는 바둑이 위주니까 오면 바로 기보 감상부터 눌러서 간밤에 올라온 사범님들

대국을 감상하고... 헐~~ 예전 일본에서는 프로들의 대국을 어전대국이라하여

감히 일반인의 대국관람은 상상도 못하였는데... 지금은 단추 하나 클릭하면

바로 임금님 앞의 어전기가 진행된다.  에험~ 여봐라...  센돌 사범과 신산 영훈 사범의

대국을 냉큼 갖다 대령하거라!  프로의 착각수로 대마가 통째로 죽는 해프닝 대국도 

재미있던데 그것도 대령하렷다!

 

그 다음에 나작방도 틈나면 와서 다른 분들의 글도 읽어보며 리플도 달고

어줍잖은 내 글에 달린 님들의 반응도 감사히 보고 답도 드린다.

오로에 오면 일케 한마디로 바쁘다.  ㅎㅎㅎ

 

그러나.... 좋은 일도 호사다마요 과유불급이라..

기어이 일이 터지고 말았다.

 

그저께는 이민진 사범이 정관장배에서 일본 중국의 마지막 클린업 트리오 강타자들을

스탠딩 삼진으로 잡는 통쾌무비한 기사도 있었지..  나작방에 글도 다양하지.. 

홍선비님. 소라네님.원융무애님, 만석님, 향기님, 저니님. 선달님.나무등지고님. 등등... 

화려한 글빨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

그래서 점심시간에 밥 얼른 먹고 오로 구경 갈려고 밥을 후다닥 먹다가

반찬으로 나온 갈치가시가 목에 걸렸다.으으윽..


처음엔 곧 없어지겠지 생각 했는데 왠 걸?  한두 시간이 지나도 목에 통증만
심해지는지라 옆 넘들에게 하소연쪼로 말하니 누구는 상추쌈을 먹으라, 누구는 밥을
씹지 말고 꿀꺽 삼겨라, 떡도 마찬가지다, 양계장 딸래미는 날계란을 삼켜라...
학설이 가지가지다. 대한민국 총선 공약보다 더 다양하다.

이미 점심 밥을 먹은 뒤인지라 배는 부르지 그나마 좀 넘어 갈 듯한 송편을 사 와서는
볼때기가 터져라 입에 넣고 꾸역꾸역 대강 씹다가 목이 켁켁 거릴 정도로
넘겼는데... 조심 조심 살피니 그눔의 가시가 여전히 내 목에 비수를 들이대고 있다.
한번 더 송편 꾸욱 집어 넣어서 우적우적하다가 삼켰는데 가시는 약 올리듯
내 목을 찌르고 있었다. 박혀도 단단히 박혔어! (아…!~語感이 참 야시꾸리혀.... )

빠지지도 않는 가시 때문에 송편 한 스무개 되나...?
다 먹고 나니 배만 헉헉....!
(아이고.. 만사 귀찮아... 걍 허리띠 풀고 열십자 내지는 큰 댓짜로 눕고 싶다)

터질 듯한 배를 어루만지며 앉아 있으니…
끄응...  누군가가 몇 시간 있으면 저절로 없어질 것이라 해서

아쉬운 김에 그 말 믿기로 했다. 이것이 두 번째 사단이다.
그때 병원에 갔으면 밤에 그토록 고생을 하지 않았어도 되는데...

퇴근 무렵이 다가와도 여전히 가시는 그야말로 목의 가시가 되어 날 괴롭힌다.

하는 수 없이 호롱불에 그림자가 비치면 틀림없이 늑대형상으로 나타날 넘들
몇 명 꼬셔서 거금을 쓰기로 작정하고 상추쌈 먹는 갈비집으로 델구 갔다.
목이 따끔따끔 아프기나 말거나 그놈의 가시만 집중공략하며 쌈 싸 먹었는데…
아뿔싸! 여전히 그대로 박혀서 나의 이 음흉하고도 시커먼 속을 계속 들여다 보고있다.

목이 슬슬 더 아파온다.
빌어머글!
그늠의 오로 나작방 땜에... (이 문장의 의미상 주어는 전혀 다른 것임을 잘 알고 있져?) ㅎㅎ ^^*

 

 

밤이 왔다. 침 삼키기도 힘 든다. 낼 아침까지 목이 매어... 아니, 아파서 지낼
생각하니 눈시울이 젖어 들고 ...안습 ㅠㅠ ...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아 유서까지 써 볼까...
볼펜을 들었는데 비교적 깨끗한 A4 종이를 구하지 못해 그만뒀다. (나 지금 분명히
꾀병에 왕자 병 맞지? 흐으흑!…목에 가시때문에 왕자병 누명까지 뒤집어쓰고….)
그리고 이 밤중에 얼룩말도 없고....

웬 뜬금없이 갑자기 얼룩말이냐고?  아! 그야... 기린이 목 아플 때 얼룩말이
얼룩무늬를 벗어서 기린의 목에 둘둘 감싸 둘러주어 목을 낫게 해 주었다는
어린이 동화도 몰라? 이 밤중에 얼룩말이 어디 있는지 알 길도 없고... 흑흑!
우리편이 하나도 없어.

아침에 늦잠 자는 둥 마는 둥 부스스한 꼬라지로
목을 쥐고 일어나 동네 병원에 가니...

요즘 병원엔 왜 그렇게 아픈 사람이 많은지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하나..

겨우 내 차례가 되어 들어가니 의사가 쪼끄만 전구 들고 목구멍 이리저리
휘젓는데 아이구~ 말도 마라. 얼마나 헛구역질 나는지...

임신 헛구역질보다 몇 배는 더 했던거 같다.

의사가 나보고 비위가 몹시 약하다고 하면서 종합병원으로 가란다.

머? 아이구 이눔아... 의사가 되어가지고 그래 목구멍에 박힌 가시하나
못 빼고 뭐? 종합병원? !!!!! 욜마야!  내 가시 빼다가,  니 시간 뺏기지.. 딴 손님
하나라도 더 진료하려고 그러지?  내가 니 속셈 모를 줄 알아?
에라이! 이 티미한 넘! (저자 주:  본 대목은 특정 직업군의 해태와는 관련이 없음)

종합병원에 가니 이제 세상에 갓 나와 모든 질병들이 즐거운 인턴이 서너명씩
들러붙어 서로 가시 함 빼 보려고 난리다. 그 덕에 난 늑대같이 보이는 의사넘들이
달려 들 때는 우우웩~ 오바이트 하는 시늉을 해서 뒤로 물러나게 하고 파릇파릇

보송보송한 여의사가 나한테 오면 아주 용을 쓰고 참으며 안 아픈 척을 했지 으히히히!

아~~~~~~ !!
어쨌건 여자가 심각하게 내 신체(?)를 들여다보며 이리저리 용쓰는 건 참을 수 있지 뭐.
난 기어이 가시를 빼내어 입 밖으로 나가는 그녀의 손가락을 애무하듯 하마터면 지긋이

물어 줄 뻔 했지 뭐야?

만일 물었으면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눈을 흘기며 아저씨도~~~~~ 참! 하며 예쁜 눈을 할까?
아니면 화면 이쪽 쳐다보는 배시시 야시꾸리한 곁눈질로 내 침이 묻은
손가락을 혓바닥 내밀어 핥아먹는 포르노 여배우 모션 할까?
아니면 21세기에 들어와서 가장 더러운 물건 본 듯 할까? 나도 몰라!

난 지금 가시 빼고 나서 오르가즘을 능가하는 날라 갈 듯한 기분 속에 있거든..
그딴거 신경 안 써. 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