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文會友 - 글을 아는자는 모두 친구다.
나는 불교를 잘 모릅니다. 다만 불교는 마음을 닦는 공부라는 정도를 알고 있을뿐입니다. 불교는 아아가마(agama)로부터 대승경전까지 모두 마음을 닦는데 온힘을 다합니다. 대승기신론은 인간을 본래부터 깨달은 상태라고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모습이 어디 그렇던가요. 대승기신론은 그것을 인간의 무명(無明)이라고 합니다. 청정한 여래장(如來藏)에 무명이 끼어들어 생멸(生滅)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겁니다. 청정한 여래장과 생멸하는 마음이 화합을 하면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것도 아닌 '아여사식'이 생긴다는 거이지요.
(故有生滅心 所謂不生不滅 與生滅和合 非一非異 名爲阿黎耶識 )
불교가 결국 마음속에 일어나는 번뇌망상을 없애고 나르와야나(nirvana)를 이루는 것이라면 불교는 결국 마음속에 일어나는 번뇌와 망상을 다스려 평안을 얻는것, 그것이 구원이고 천국이고 사랑이란 것을 일깨우는 것이겠습니다. 나는 불교는 까막눈입니다. 하여 팔정도니 바라밀이니 하는 고상한 말들을 잘 모릅니다. 대승이니 소승이니 알턱 없습니다. 다만 절집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줏어듣는 풍월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불경하지만 붓다에 대한 우화 하나를 기억합니다.
붓다는 수도시(修道時) 부동(不動)하셨답니다. 어깨위에 새가 와 집을 짓고 새끼를 치며 살았답니다. 가을이 와 새가 새끼들과 함께 떠났고 붓다는 오도(悟道)를 한후 자신의 품을 떠난 새들을 그리워 했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붓다의 공부에 대한 강철같은 마음보다는 자신을 떠난 새들을 그리워한 그 마음이 더 정이 갑니다. 그래서 보우(1301-1383)는 이런 노래를 지은 모양입니다.
생각없이 경을 듣다 순식간에 눈을 떧지.
옛법을 존중하여 먼길을 마다치 않았네.
늙은 황매스님 만났을때는.
복숭아꽃 오얏꽃 붉고 희고 버늘가지는 푸르렀네.
가엽구나 돌방아 찧고 살던 날에
어찌 터럭같은 피로 없었으랴.
쌀이 모두 찧여졌을 때.
한밤중 스승방에 불려갔었네.
스승께서 의발을 전하시고는 위험타 하시며 등떠미셨지.
은밀하게 밤을 타고 서강을 건널적에
두 사람의 슬픔을 누가 알았을꼬.
(無端聽經/煥去眼晴/尊重法故/不遠萬里/渴彼黃梅將欲去/桃紅李白柳靑靑/
豈有毫整可勞疾/米熟久矣/半夜入室/親傳法衣/命若懸絲/因玆暗渡西江月/
誰識當時愛別離)
보우는 육조(六祖) 스님과 홍인스님의 만남과 이별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붓다가 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보우가 옛 선사들의 이별을 아파하는 마음은 같은것이겠지요. 마음은 사람을 움직입니다. 마음은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하여 마음 닦기를 유불선이 모두 강조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다는 것은 참으로 끝이 없습니다. 나는 고상한 마음닦기 보다는 이문회우(以文會友)같은 단순함을 좋아합니다.
以文.
앞글에서 참조.
會.
갑골 금문 모두 보입니다. 그릇에 물건을 넣고 덮개를 덮은 모양입니다. 설문은 합하다는 뜻이라 했습니다.八과 曾이 의미고 발음이랍니다. 옥편은 모일 회입니다.
友.
갑골문은 두개의 손으로 구성된 모양입니다. 설문은 같은 뜻을 가진자는 벗이된다. 두 又는 서로 사귀어 친구가 된다는 뜻이다. 옥편은 벗우라고 합니다.
이문(以文)은 시경,서경,예기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원뜻은 문을 아는 자는 모두 친구라는 말입니다. 문(文)을 아는자 겸손하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모르는 것 낮춘다는 것은 자신의 몸을 굴신하여 땅으로 들어가도 좋다는 말도 그래서 생긴듯 합니다. 문을 아는자는 모두 친구라는 말은 결국 겸손을 아는 사람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는 말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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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돌부처쎈돌
ahfQkd
가릉빈가
노을강
저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