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斯文)은 공자가 말한 이 문(나의 학파, 유학)을 말한다. 유가는 두말이 필요 없는 공자의 학파지만 공자 또한 자신의 학(學)이 문왕의 덕과 화가 꽃피는 곳이란 자긍심이 충만했다. 사문은 곧 공자의 학파를 말하는것이다. 난적이라 했으니 공자의 학풍을 저어하는 도둑 곧 이단이란 것이다. 이단은 죽어야 하는 존재였다.

조선시대 윤휴(1617-1680)는 어느날 논어를 읽다가 이상한 부분을 보았다. '향당'편의 한 구절이다.

-廐焚.子退朝.曰傷人乎.不問馬.

마구간에 불이났다. 공자께서 퇴청하셔 물으셨다. 사람이 다쳤느냐?  말은 묻지 않으셨다.

유학자들은 이부분을 공자의 인본주의의 정수로 자랑한다. 그러나 윤휴는 이상했다. 성인이고 인의 화신인 공자께서 어찌 말에 대해서는 묻지 않은것일까?  이를 고민하던 윤휴는 논어의 문장에 구두점이 잘못 된것을 알았다. 하여 이렇게 고쳐본다.

-廐焚.子退朝.曰傷人乎不.問馬.

마구간에 불이났다. 공자께서 퇴청하셔 물으셨다. 사람이 다쳤느냐 아니냐? (다음에) 말도 물었다.

윤휴의 해석은 인간과 말을 함께 사랑하는 인본주의자 공자의 면모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윤휴는 이것을 친구들에게 상의한다. 그리고 여지없이 이단이 된다. 성인의 말씀은 한자 한획도 오류가 없다는 성인무오류에 집착하는 유교신봉자(그들은 정통이라한다)들은 윤휴를 싸가지 없는 인사로 낙인을 찍는다. 이단(?)  윤휴는  결국 제명에 못산다.

斯.

갑골문 금문에 보이지 않는다. 소전에 其와 斤으로 되어 있다. 설문은 斯는 나눈다는 뜻이다.斤이 의미고 其가 발음이란다. 이 것을 잘못이라 하는 학자도 있다. 이병관은 형성자가 아닌 도끼(斤) 키(其)를 쪼개는 회의자로 보기도 한다. 옥편은 이사다.

文.

갑골 금문에 모두 보인다. 설문은 문은 선을 엇갈려 그린것이라 한다. 무늬를 본뜬 거란다. 은허문자집이나 갑골문합집등은 文을 문신으로 본다. 사람의 정면을 그린 모양으로 보는 학자도 있다. 옥편은 글월문이다.

亂.

難은 원래 새이름이었다가 어렵다는 의미로 가차된 자다. 어지럽다는 의미의 亂은 뒤에 나온 자다. 옥편은 어지러울 난이다.

賊.

설문은 파괴한다는 뜻이다. 戈는 의미고 則이 발음이다. 단옥재는 창과 칼을 들고 재물(貝)을 훼손한다는 의미의 회의자라 한다. 옥편은 도적 적이다.

오로의 대명중에서 '사문난적'님이 있다. 대명에 걸맞게 학문적 소양이 대단하다. 한두해에  도저히 쌓을수 없는 어떤 경지임이 분명하다. 필자같은 무학이 결코 견줄 수 없는 분도 사문난적을 대명으로 쓰는 것을 보면 참으로 정통에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필자가 아작인 코너에 쓰는 초급 한문은 볼것도 의미도 없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주역을 욕보이고 시경을 권유하며 '설문해자'를 들먹이니 이것이야말로 사문난적이 아니고 무엇이랴.

책을 믿지 않느곳에 책이 있다. 주목을 하고 고민은 하되 신봉은 하지 않는것.. 그것이 진정한 책읽기가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