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없다. 굴종이 있을뿐이다.
坎．有孚．維心亨．行有尚．
初六．習坎．入于坎窞．凶．
九二．坎有險．求小得．
六三．來之坎坎．險且枕．入于坎窞．勿用
六四．樽酒簋貳．用缶．納約自牖．終無咎．
九五．坎不盈．祗既平．無咎．
上六．係用黴纆．寘于叢棘．三歲不得．凶．
포로들을 묶고 제사를 지내다. 나아가면 상 받을 일이 있다.
'감괘'는 두째 아들의 괘다. 감괘는 외롭다고 한다. (초육)부터 무엇인가가 심상치 않다. 열심히 했건만 깊은 동굴속에 빠졌다는 것이다. 흉이 닥칠것이다. 주역 29괘 감괘가 어머니를 마음에 안은 아들의 괘라는 말은 감괘속에 처한 청동기 사람들의 모습이 모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때부터 전해 오는 군가(軍歌)가 한편있다. 제목은 전성남(戰城南)이다.
성남쪽에서 싸우고 북쪽에서 죽었다.
들판에서 장사지내지 않으면 까마귀밥 되리.
까마귀이야 말해주렴.
객위해 호곡이나 하렴.
남자들의 세계는 거친듯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모성을 그리워하는 여성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들은 어머니를 닯고 딸은 아버지를 닯는다는 말이 있는 것일까. 감괘는 어려움에 지독하게 처한 어떤 아들의 이야기다.
필자는 주역이 미신이 아니냐는 직접적인 질문을 받은적이 있다. 주역이 미신이라 믿는 사람이었다. 필자는 가타부타 말을 하지 못했다. 머리속을 멤도는 말은 있었으나 답변을 하는 자체가 곤혹이었다.
-미신을 바탕으로 하는 술수(점술)는 과학의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술수는 자연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이를 정복함으로 자연의 힘을 활용하는 점에서 과학과 공통점을 갖고 있다. 초자연적인 힘에대한 신앙을 버리고 우주를 순연한 자연의 힘으로 받아 들일때 술수(미신)는 미신을 떠나 과학이 되는 것이다.
'풍우란'의 이말은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필자는 과문해서인지 무당이 작두를 타고 돼지를 통으로 잡아놓고 치성을 드리는것과 절에서 천도제나 위령제를 지내는 것이 딱히 다른것이란 생각을 못한다. 교회나 성당에서 예배나 미사를 드리는 것도 다른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다른점이 있다면 무당의 그것이 조금 거칠고 요란(?)하다는 것이지만 종교행위의 본질에서 무당의 그것도 종교행위로 믿어진다.
'습감'은 구덩이를 말한다. 감괘는 원래 습감괘라 했었다. 감괘는 현재의 문자만으로는 도무지 해독 불능이다. 동굴, 웅덩이, 술그륵, 대그륵, 항아리, 창등이 섞여 문장이 마구 교란되어 있다. 오즉하면 고대문장의 대가인 '고형'마저 감괘의 문장에서 '심 지 습 함 침 약'등 8자가 잘못된 글자라 했을까? 이 여덟자를 교정해야만 감괘를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문 문장 80자중에서 8자가 잘못되었다면 이건 문장이랄수 없다.
(초육) 구덩이속에 구덩이가 있으니 빠지면 흉하다.
(구이) 구덩이속에 위험이 있으니 구하면 조금 얻을 수 있다.
감괘의 퍼즐같은 문장속에 온전하게 재생 가능한 이 두개의 '효사'를 보면 감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수 있다. 구덩이가 삶의 앞에 놓인 험난을 예고하는 것이라면 삶앞에 거듭 거듭 닥치는 고난과 고난의 연속속에서도 한줄기 작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감괘는 포로를 잡고 포로의 생활을 살피고 또 그들을 잘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상구)의 '총극'은 가시나무로 울타리를 만든 감옥이다. 감괘는 이 감옥속에 갇힌 포로들의 삶을 통해 나의 어려움을 돌아보는 이미지의 중첩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원문의 문장은 필자도 도무지 해독불능이다. 그저 감괘를 붙들면 '여씨춘추'의 한 대목이 떠오를뿐이다.
-선과 불선의 분별은 의리에 있는 것이지 사랑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과 이로움의 작용은 크다. 대해를 표류하는 사람은 십여일, 한달 동안을 항해하다가 사람 비슷한것을 보면 반갑기 마련이다. 1년정도가 지나면 나라안에서 보앗던 비슷한 것만 보아도 좋다. 그것은 사람이 그리워서이다.
(구사)에 '납자유'가 있다. 납약자유인데 도무지 말이 되지를 않아 '고형'의 해석을 따라 약(約)을 빼고 납자유로 해독을 한다. 납자유는 술과 고기를 창으로 올리는 행위다. 왜 창으로 술과 고기를 올릴까? 이건 제사를 거행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예기'에 혼례를 앞두거나 집안의 가장이 먼길을 떠날때는 사당에 술과 고기를 올리고 제사를 지냈다. '납자유'는 '총극'에 포로들을 가두고 제사를 지낸것이 아닌가 본다. (육사)에 나오는 '준주구이용구'의 대그륵, 질그륵등은 제사를 거행하는 절차다. '아헌 종헌'말이다.
"상전'은 감괘의 이 난해한 문장을 거침없이 해석을 한다. 습감은 물이 계속하여 흘러오는 형상이란 것이다. 그래서 군자는 이를 본따 덕행을 키우고 백성을 교화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전''단전' '계사전'등 10익의 해석은 주역안에서 도무지 문장이 구성되지 않는 대목도 거침이 없다. 어려운 글자, 교란된 문장, 모순된 것들은 아에 외면하면 그뿐이다. 그리고 훗날 누군가 이의나 의문을 나타내면 성인이 한것에 감히...? 라는 말로 아에 입을 막아 버린다.
필자가 감괘의' 괘사'를 포로들을 묶고 제사를 지내다.사거리로 나가면 상(칭찬)을 받겠다로 해독을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習坎- 습은 갑골문에서 빗자루의 모양이다. 감은 陷(구덩이)다. '설문'은 연습이라 했고 '설괘전'은 구덩이라 헀다.
有孚- 포로로 잡은 적군 노예.
維心- 維는 실과 새 그리고 묶는 다는 뜻/ 心은 갑골문 금문등에서 의미를 헤아리지 못한 글자.
亨- 갑골문에서 제사를 지내는 제기의 뜻.
行有尙-行은 갑골문에서 사거리의 모양/尙은 설문에서 상으로 주는 것.
유학자들은 '유심형행유상'을 유교에서 갖을수 잇는 최상의 마음이라 보고 마음것 현학적인 해석을 한다. 바른 도리로 마음을 갖고 노력하면 (하늘의)상스러운 보답이 있다는 것이다. 좋다는 것도 때와 장소가 있고 즐거움도 얻는 방법이 있는 법이다. 포로를 잡아 제사를 지내고 풍족함에 즐거운 마음과, 무엇인가 마음을 닦아 즐거운것은 즐거움의 본질이 같을 수 없다.
행유상은 길밖으로 나가 칭찬을 받는다가 맞다. 행은 본래 길을 표현하는 명사다. 항으로 읽기도 했다. 시경 함풍에 '준피미행'이 그것이다. 행이 걷다 돌아가다의 동사가 된것은 시경부터이다. 그 전에는 갑골문의 방식대로 사거리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양 곧 여항(巷)으로 읽어야 한다고 본다.
감괘는 제사를 지내는 과정, 무엇인가 계속되는 곤란, 그리고 그속에서 포로를 가두고 보듬는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칙칙하고 우울하다. 필자는 주역 64괘중에서 감괘가 가장 난해하다고 보았다. 교란된 한자로 해독 불능이 반이다. 교란된 한자를 바로 잡으면 부회한 것이고 해독을 못하면 실력(?)이 없는 것이니 이를 두고 습감, 산너머 산, 물건너 물 진퇴양난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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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선비만석
돌부처쌘돌
꾹리가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