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書遺感- 책 읽기의 허접함.
나는 책일기를 좋아한다. 이순 노모가 책읽다 죽은 귀신이 붙었다 할정도다. 그럼함에도 하는짓은 배넷병신이요.아는것은 천자문 몇자 읇조리는 정도다. 그렇게 불혹을 지나 지천명에 가깝지만 몰골은 여전히 '홍세태'의 그것에 비교된다. 홍세태는 유하집에서 이렇게 말한다.
讀書萬券何所用/遲暮雄圖落草奔/出門無所適天地/
此身孤萬事入危啼/東風吹白髮/
홍세태는 바둑고수 유찬홍전을 지어 바둑계와 친밀한 사람이다. 홍세태는 독서인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처량한 위의 글을 해독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나 홍세태는 죽었지만 그의 글은 살아남아 오늘도 이렇게 21세기 광장에서 논의되고 있다. 나도 만권독서를 꿈으로 알고 살고는 있다. 역사와 문학과 철학과 관련된 모든 활자를 다 보고야 말겠다는 오만과 만용으로 스스로 병든 폐인이다.
읽고싶은 책은 언제나 많다. 그중 史記의 일독이 요즘의 관심사다. 혹자는 아직 史記도 읽지못한 작자가 만권독서를 운운하는 것이 웃긴다 하실분이 있겠다. 그분은 신문이나 방송등에 나온 명사들이 가장 감명깊은 책을 묻는 질문에 史記라 답하는 분들과 비슷한 분이다. 어떤 대선 후보도 史記를 필도서로 꼽기도 했으니 이정도에서 넘어가자.
결론적으로 말하면 史記를 완전하게 읽어본 사람은 국내에서 수백명이 안된다고 보면된다. 史記는 그만큼 읽어내기 힘든 책이다. 史記전체를 국역한 책은 한글이 창제된 이후로 한종도 없으니 史記를 읽고 감동 받았다는 말은 성립되기 힘든 말이다. 다만 史記의 축약본과 감상문에 불과한 책들이 史記의 완결판 운운하며 출간되는 것은 출간과 함께 그야말로 詐欺가 되는 헤프닝이다. 오즉하면 文言文에 자유자재한 조선시대 정조시대에도 史記 요약집으로 만족했을까.
史記는 중국 25史의 하나다. 삼국사기, 고려사와 같은종류다. 史記는 중국의 시조 황제로부터 사마천이 살던 한무제까지를 그려낸 史書다. 내용또한 방대하여 130권이나 된다. 황제 '희헌원' '전욱' '준' 6대 황제 '이방훈' 7대황제 '요중화'등의 신화의 시대를 거쳐 한고조 유방 , 초패왕 항우등 춘추전국시대의 기인기사를 기록한 사마천 부자의 역저다. 사마천 부자는 文史一體라는 역사쓰기의 전범을 史記에서 보여준다.
史記는 중국의 역사서이면서도 우리 한반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기에 남다르다. 오제본기에서는 '조선은 산융 북쪽과 숙신 사이에 있다'했고 흉노전에서는 연이 조선을 침범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조선은 고조선을 말한다. 史記는 아에 조선열전편을 두어 고조선의 역사를 기록한다. 위만조선이 그것이다. 史記는 열전부분이 빛이 난다. 사서를 쓰는 방법에 문학적 능력을 가미 열전에 등장하는 면면이 펄펄 살아 숨쉰다. 역사인물의 성격을 살려낸 史記의 기술 방법이 25史의 구태의연함에서 단연 돋보이는 이유다. 史記는 '포폄'과 '편기'를 역사쓰기의 방법으로 제시하며 동양의 역사쓰기의 전범이 된다.
조선의 학자 '이규경(李圭景)'은 역사는 나라의 거울이라 한다. 옛것을 들어내어 미래를 여는것이란 것이다. 이규경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라고 말한다. 현재를 포폄과 편기로 기록할때 진정한 역사가 된다는 것이다. 포폄과 편기는 '춘추필법' '동호직필'을 말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史記를 읽지 못했다. 반쯤은 읽었을까.
史記를 읽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史書를 읽는 사람은 누구나 史家가 될수 있다는 말 말이다. 史家는 사마천의 예로볼때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임을 알게된다. 史家는 역사를 쓰는 사람을 말하고, 역사는 한 개인의 가장 진정한 개인사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에, 맹목적이고 요령부득인 관변 사학과 시대를 바꾸며 필봉을 곡학하는 국가사학(史學)의 허접들 보다는, 차라리 40년 농촌일기를 쓴 전남의 한 농부의 그것이 빛나는 史學이겠다.
다시 史記의 첫장을 연다. 오리사리한 요순시대 못난 아들을 위해 바둑을 만들었다는 바로 그사람 요임금 순임금... 史記는 오늘도 그렇게 이스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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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당근돼지
꾹리가아
병속의시간
오오현경
돌부처쌘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