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평가는 여러 가지다.

우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면 팍팍한 세상에 사람 도리 하는 게 힘들고

그건 인내와 포용력 희생 등등이겠고.

자신과의 관계엔 신념과 의지력 소신 가치관 등등이겠다.

그러나 기초적인 인간관계인 가족 간에는 단순한 듯 복잡하고 예민하다.

모든 이해관계에 우선하지만 기본사회성에 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티비에서만 보던 열악한 환경의나라 일이 우리에게 닥쳤고 이재민이 안타깝지만

책에서나 인간극장에서나 보던 역경의 주인공이 되고 보니

내가 어떻게 처신하기 전에 많은 이별을 하게 되었다.

반은 내 의도고 내 잘못이지만 굳이 개선의 의지도 없다.

흔히 자학이라는 범주인지도 모르지만 선택한 길을 가려면 환경을 바꿔야 하고

사람 좋아하고 모임 주도(?)하며 그래도 나름 도리도 병행했다고 생각했는데

치매 중풍 간병한 파트너가 쓰러지니.

나를 두고 가라.

그건 영화나 소설이다

구순 엄니가 죽이라도 좋으니 내 살던 집에서 죽게 해달라는 말에 갈등 없이

쓰러진 후 반년의 세월을 같이 한다.

일상이 무너지고 경제적 압박은 조여 오지만 여유가 있다 해도 이 자리가

엄니가 누울 자리고 내가 바라볼 자리다.

간병 종신형.

능력 없어 기력 다한 엄니 마지막을 챙기면서 무너질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한 사람씩 떠나 보낸다.

정겨움이 싫고 격려도 싫다

내가 힘들어도 엄니보다 먼저 죽지 않기를

동생들과 내가 희생하고 노력한 사람들에 의지하지 않기를

내가 만나기 싫어 한 말이 나태해질까바 원하지 않는 논리에 혹 할까봐

그래도 할미 아버지 간병 30년 전우에게 담배 한 대 물려 주고 떠나고 싶지 않다.

오로에선 좋아하는 바둑 두고 대창에서 인사 나눈다 변함없이.

창을 때리는 빗소리.

빗물은 울지 않으려는 내 마음을 대신하여 흘려 내린다.

힘들어서가 아니다.
더 잘할 수 없는 무능 얼마지 모를 내일에 대한 서러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