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어리숙할 때 나는 자신을 위로한다.

순간을 추스를 땐 담배 한 대를 결정이 어렵거나 억울할 땐 술 한잔을.

분명한 소신이고 도덕적이지만 세상은 쉬 인정하지 않고

완벽하지 않음을 탓한다

담배 한 대로 훠이 훠이 하면 좀 나아지고 술 한잔하면서 애써 비웃기도 한다

그러나 정서보단 백해무익한 담배 탓하고 고뇌를 의지력으로 술 탓도 한다.

그들은 어떻게 살까.

자학 한번 없이 건강한 정신으로 도덕적인 일상일까.

아님 피해 다닐까.?

삶은 매 순간 선택이라 한다.

타고 난 인성의 배를 타고 감성을 따라 흐르는 사람은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고

부딪치고 꺾이며 버림받고 외면당하는 것 뒤로 하고 남은 대로 흘러가고

지적이고 절제된 이성은 목적지가 정해져 있으니

그들이 지나는 길목엔 그를 위해 쓰러져야 할 들꽃과 달아나는 새들

그리고 엎드린 들풀들을 헤쳐온 거센 물줄기와 만나는 너나없이 고요한 죽음의 바다.

과연 선택일까.

“야야 힘들제.?”

상념을 깨는 엄니의 목소리.

우리는 산책 겸 나왔다가 동네 막창집에 들어 한잔하고 들어가는 길이었다.

노을빛이 내려앉는 아스팔트 길엔 열기가 남아 있고

아파트 틈틈이 붉은 빛들이 보였다 말았다 하는 길목에 인도블럭 틈새 목을 내민 잡초.

신호가 걸리지 않았으면 그냥 휠체어로 밀고 갔을 걸 피해 갈 수 있었다.

“오늘 잘 먹었데이.”

또다시 상념을 깨는 엄니의 목소리가 노을빛에 나비처럼 하늘거린다.

내가 말없이 가는 것이 안타까운 엄니는 걱정스러웠나 보다.

우리는 집까지 오면서 재잘재잘 엄니의 공치사를 기니마니 주고 받았고.

돌아오는 길은 언덕길이라 휠체어 음주 운전자는 가쁜 숨을 삼켜야 했다.

그러나 누구에 비교할 순 없지만 지금 우린 행복한 것 같다.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제 밤낮으로 .......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신정 불효자식이 할 수 있게 한 엄니는

마음으로 빚지지 않게 하는 배려입니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내 죄를 사할 것이며 내가 어떻게 갚으리까.

고맙습니다. 

엄니가 고마운 그 백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