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휴머져엄 4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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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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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휴머져엄 4
2022-02-03 오후 5:01 조회 317추천 9   프린트스크랩

오랜만에 준석이가 놀러왔다.

준석이의 뇌에도 나의 휴머져엄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준석이의 손에는 달콤한 나의 간식이 들려져 있었다.

더구나 내가 할딱이에게 다친 뒤 처음 향미의 집을 찾은 터였다.

준석이는 나를 소중하게 안아 올리더니 세심하게 내 상처 부위를 살폈다.

우리 냥느,,,,상처 잘 아물었네

,,,,다행이야! 자기 오늘 자고 갈 거지?”

그렇게 하려고! 내일 쉬니까 낮에 같이 영화를 보든 쇼핑을 하든하고~”

 

준석이는 가끔 집사의 집에서 자고 간다.

그런 날이면 쟤네들은 항상 털도 없는 앙상한 몸을 드러내놓고 마구 몸을 부비며 이상한 소리를 낸다.

그런데 그러고도 새끼를 안 낳는다.

사람의 몸은 우리 고양이와 많이 다른 것 같다.

우리들은 교미를 하면 대부분 새끼를 낳는다.

자연배란 동물은 우리들에 비해서 매우 비효율적인 것 같다.

 

오늘도 집사와 준석이는 교미를 했다.

불을 켠 채로 나와 할딱이가 보고 있는데 교미를 하는 인간들은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는 야만적인 짐승이다.

우리 고양이들은 최소한 남들의 눈은 피해서 교미를 한다.

하긴 개들도 인간들처럼 야만적이기는 하다.

 

교미가 끝나고 집사가 말했다.

자기 집에서는 결혼 재촉 안 해?”

많이 하지! 자기도 집에서 많이 재촉 하지?”

~ 그렇지만 이렇게 지내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인 것 같아

그러게. 내 생각도 그래

우리 결혼을 해도 애를 가질건 아니잖아

나도 애를 갖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 그럼 굳이 결혼을 할 필요는 없지

맞아~ 나는 지금처럼 냥느를 키우는 재미로 살고, 가끔 자기와 이렇게 같이 자면서 외로움을 달래고 살면 좋겠어

나도 지금이 좋아. 우리에게는 냥느가 있잖아

~ 나도 냥느면 충분해. 냥느에게 뭐든 해주는 게 나는 행복해!”

 

나는 집사와 준석이의 머릿속에 있는 휴머져엄이 매우 건강하게 잘 살아 있음을 알 수 있어서 행복하게 잠들었다.

 

준석이가 다녀가고 며칠이 지났다.

우리집은 평화로웠다.

할딱이는 요즈음 내게 신경 쓰이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고, 향미는 충성스럽게 나를 모시고 있다.

오늘도 퇴근하는 집사는 향기롭고, 맛있는 값비싼 내 간식을 사들고 왔고, 자신은 저녁으로 샌드위치와 음료수 하나로 때웠다.

저녁을 간단하게 마치고 난 향미가 준석이와 통화를 했다.

준석씨, 언제 집에 올거야?”

집사는 또 준석이와 교미를 하고 싶은가보다.

그러더니 청천병력 같은 말을 했다.

준석씨! 지난번에 냥느에게 구충제 먹였었잖아~ 톡소포자충 구충제! 부작용 없이 잘 듣는 거 같았어. 걱정 하지 마!”

 

뭐라고? 내게 구충제를 먹였다고!’

나는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그럼 내 배속에서 살고 있던 톡소포자충이 죽어 없어졌단 말인가!’

집사가 큰 사고를 쳤다.

내게 과잉충성을 하는 집사를 야단칠 수도 없는 일이었기에 나는 더 답답했다.

큰일이다, 얼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톡소포자충이 없으면 휴머져엄을 얻을 수 없고, 그럼 최대 6개월 이내에 집사와 준석이는 나를 더 이상 보호하고, 양육하지 않게 된다.

 

먹이는 줄 것이다.

말 그대로 사료를 먹고 살게 되고, 나는 할딱이와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향미는 내 주인 행세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살 바에야, 야생고양이로 사는 것이 낫다.

 

무슨 방법을 쓰든 다시 톡소포자충을 구해야 한다.

이 집안에서는 톡소포자충을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방법은 집 밖으로 나가서 얻어오는 것뿐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다음날 집사가 출근한 뒤, 아까운 낮잠을 포기하고 출입문 우유투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다른 때의 외출이었다면 여유롭게 주변을 살피며 돌아다녔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외출은 목적이 있는 나들이다.

급한 마음에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톡소포자충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밤에 다시 나와야 할 것 같다.

 

집에 돌아오니 할딱이가 문 앞에 앉아 있었다.

서열 1위인 내가 외출하니 들어오기를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내가 무슨 일로 외출했는지 궁금해 하는 듯하였으나, 할딱이는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를 하지 못할 일이었다.

나는 내 외출에 신경쓰지 말라고 타이르고, 밤에 외출할 것에 대비해서 낮잠을 잤다.

 

하루의 일과를 마친 향미가 잠들었다.

나는 다시 밖으로 나섰다.

낮과 달리 밤에는 몸조심을 해야 했다.

나 정도는 쉽게 잡아서 먹이로 삼는 천적도 있고, 야생고양이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해를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야생고양이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더러는 내게 적개심을 보이고, 몇몇은 호기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누구도 반기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도 야생고양이들을 굳이 친구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그들이 세상을 사는 방법과 내가 사는 방법이 크게 다르고, 그 간극이 너무 커서 좁히려는 노력을 해도 결코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조금 더 집에서 멀리 나가보기로 했다.

곧 산기슭이 나타났다.

이 근처에서 쥐 사냥을 하면 톡소포자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위험 신호가 느껴졌다.

무엇인가 나를 지켜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곧 적의가 담긴 지켜봄이 아님을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그리 멀지 않은 나무 밑에서 야생고양이가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야생 암고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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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인트 |  2022-02-03 오후 5:43: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興味津津!!  
⊙신인 선배님은 제 부족한 모든 글을 이렇게 아껴주시고 계세요!^^
더욱 용기를 내서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一圓 |  2022-02-04 오전 9:04:3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자신을 중심으로 보는 세상과 객관적인 시각의 세상이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 새삼 돌아보게 됩니다.
이번 암고양이와의 만남. 기대만발입니다.  
⊙신인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에게도 마음이 있어서 사랑해주는 마음도 알고, 미워
하는 마음도 안다는 것을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되었어요.
그들이 보는 인간은 무엇일까......
부족한 글 아껴주셔서 고맙습니다!^^
HaceK |  2022-02-04 오전 10:22:4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는 개와 고양이를 실내엔 들여놓지 않습니다.
요즘엔 아침해가 떠오를때면 각자 양지에 자리를 잡고 온기를 느끼는 모습이
조금 안쓰럽긴 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인 격하게 동감합니다.
저도 만약 개나 고양이를 키운다면 거처를 달리 마련해줄듯!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자포카 |  2022-02-06 오후 3:44:1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전지적 냥느 시점의 전개가 매우 재밌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작가님~~  
⊙신인 [자포카]님께서 전문 용어를 구사하셨네요!^^
단편으로 작정을 하고 써서 많은 생략이 있습니다.
이해부탁드립니다.
염려해주셔서 고맙고, 마음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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