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7억 정리(情離) 1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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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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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억 정리(情離) 1
2021-11-14 오후 8:46 조회 476추천 7   프린트스크랩

결단의 날이 밝아왔다.

오늘이 지나가면 신연신내파와의 코스관리 용역계약은 2년간 자동 연장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들의 지속적인 세력 불리기와 골프장 내부로부터의 잠식으로 인해 청리컨트리클럽은 더 이상 천 두만 일가의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미 용역계약 해지를 심중에 두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 온 천 두만 이었기에 더 이상 망설이거나 고민할 일이 없었다.

그는 아들 천 도진에게 용역계약 해지 서류를 내용증명으로 발송하도록 지시했다. 그의 예측대로라면 신연신내파의 김 남운은 앞으로 3일 후의 밤에 골프장을 접수하러 올 것이다. 그는 아들 도진에게 한 가지 더 지시를 내렸다. 앞으로 4일 후가 되는 날 하루를 골프장 리뉴얼 관련 준비로 임시휴장 한다는 내용을 공지하도록 했다. 용역사의 직원들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은 임시로 하루 휴무를 사용하도록 하고, 골프 예약 팀들에게는 임시휴장에 따른 라운딩 취소를 통보하도록 조치했다. 비록 혼란스럽고 예약 팀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소한 하루 정도는 골프장을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박 기대가 사장실을 찾았다.

형님! 김 남운이 골프장이 임시휴장 하는 사실을 알면 우리가 저들의 공격을 예측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될 텐데 우리 전략이 너무 노출되는 것 아닐까요?”

나도 그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저들은 공격을 감행할 것이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 조직원들의 예봉이 꺾인다는 것을 김 남운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직원들에게 생각 할 시간을 주면 안 되는 것 너도 잘 알잖아.”

천 두만은 조직원들을 다뤄본 두목의 경험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그것은 박 기대도 익히 아는 사실이라서 형님의 판단에 곧바로 수긍했다.

이제 이번 전투는 기습의 개념이 아닌 서로의 전략을 겨루고 조직의 힘을 다해 부딪치는 싸움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다음 날 저녁, 신연신내파의 은거지에 내용증명이 도착되었다.

그렇지만 김 남운과 박 광수는 이미 모든 내용을 예상하고 있었다. 골프장이 3일 뒤 임시휴장 한다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할 그들이 아니었다. 이제 힘으로 골프장을 접수해야 한다.

형님! 저들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놓았을 것입니다. 모레 공격을 하지 말고 3일 뒤인 임시휴장일 밤에 골프장을 공격하시지요.”

박 광수의 말에 김 남운은 얇은 입술을 혀로 핥으며 말했다.

그래봐야 늙은 천 두만과 박 기대 둘 뿐이다. 나는 정면으로 돌파해서 깨부수고 싶다.”

물론 그래야 저들이 승복하고 다시는 덤비지 못하겠지만, 우리 쪽의 출혈도 적지 않을 것 같아 염려가 됩니다.”

그래! 적을 얕잡아 보면 안 되지. 그래서 우리 애들의 예봉이 꺾이지 않도록 빨리 치려는 것이다. 네가 조직원들 사기 좀 올려놓아봐!”

박 광수는 다음 날 아침 소 두목들을 집합시켰다.

우리는 내일 밤에 골프장을 친다. 너희들은 조직원들을 최대한 모아와라. 공격은 밤 11시에 개시한다. 그 전에 내가 조직원들에게 전달할 내용이 있으니 밤 9시까지 여기로 장비를 갖추고 집합시켜라.”

 

전투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투원들의 마음자세다.

오늘밤에 골프장 공략에 나설 40여명에 이르는 조직원들 앞에 선 박 광수는 서류 봉투에서 감정평가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평가 금액이 표기된 서류를 모든 대원들에게 나눠주었다.

숫자가 적힌 종이를 받아든 대원들이 웅성거렸다. 그들은 이 종이를 부두목이 왜 나누어 줬는지, 종이에 기록된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 의아했다.

그 종이에 있는 숫자를 모두 큰 소리로 읽어라!”

박 광수의 말에 갑자기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그렇지만 단 한사람도 숫자를 제대로 읽는 사람이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껏 그들 중 누구도 그렇게 큰 숫자를 읽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정확하게 읽어주겠다. 그 종이에 적혀 있는 숫자는 천오백이십칠 억이다.”

박 광수가 숫자를 읽었음에도 대원들은 조용했다. 박 광수는 쓴 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그 숫자의 의미를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숫자의 의미를 설명하겠다. 천오백이십칠 억은 일 년에 일억 원씩 1,527년간 쓸 수 있는 돈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너희들의 51대 후손들까지 매년 일억씩 써도 된다는 뜻이다.”

박 광수의 말이 끝나자 그제야 대원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여러분! 이 숫자가 무엇일까? 오늘 우리가 접수하러 가는 골프장을 돈으로 평가한 것이다. 우리는 오늘 1,527억을 손에 쥘 것이다!”

갑자기 대원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 가지 더 있다. 이 골프장은 매년 수십억씩 이익이 난다. 직원들 월급 다 주고, 농약 비료 다 사고, 장비 다 굴리고도 돈이 남는다는 뜻이다. 이 골프장을 오늘 우리가 접수하면, 너희들은 물론이고 너희들 집안은 대대로 부자로 떵떵거리며 살게 된다. 죽을 때까지 골프장에서 폼 나게 월급 받으면서, 매년 보너스로 수천만 원씩 가져가게 된다.”

박 광수의 말이 끝나자, 조직원들은 열광에 빠졌고, 각자 준비해온 연장을 들어 올리며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조직원들은 그들의 삶도 여느 월급쟁이와 같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불량배나 깡패가 아닌 떳떳한 직업을 가지고 가족들이나 친지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평생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는 그들을 투지에 불타오르도록 만들었다.

 

그런 광경을 보며, 김 남운은 흡족했다.

박 광수가 골프장의 감정평가서를 작전에 이용한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 했던 자신의 생각이 부족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이 만들어낸 돈, 그 돈은 사람을 움직이고 사람의 마음도 산다. 자본주의는 돈이면 다 되는 세상임을 인정해야 그 안에서 살아남는다.

시간은 벌써 밤 1030분을 지나고 있었다.

! 이제 우리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러 출정한다!”

두목의 선언에 조직원들은 우렁찬 환호성과 함께 비장한 각오를 담은 낯빛으로 나섰다.

 

천 두만은 스포츠 팀 사무실에 홀로 조용히 앉아있다.

골프장 내의 모든 전등들을 소등하여 사방은 모두 암흑이었다. 오로지 이곳만 불을 밝혀 신연신내파가 불나방처럼 이곳으로 날아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나간 59년의 삶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 지났다. 참으로 치열하게 살아낸 여정이었다. 이제 자신의 삶에 닥친 마지막 도전을 이곳에서 이겨내야 한다.

밖을 살피던 박 기대가 사무실에 들어섰다.

형님! 저들이 오고 있습니다.”

천 두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 기대는 천 두만과 반대편에 자리를 잡았다. 저들이 수십 명이 몰려온다고 한들 사무실 안에 한꺼번에 들어설 수는 없는 일이다. 적들의 수적인 우세를 상쇄시키고, 사무실에 들어선 적들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두 사람은 나이를 먹었고 단기필마였지만 적 대여섯 명쯤은 충분히 상대할 능력이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김 남운이 호기롭게 사무실 문을 열어 젖혔다.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천 두만이 짧게 응수했다.

오너라!”

김 남운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출입문 벽에 있는 전등 스위치를 껐다. 수적인 우세를 십분 활용해 어둠속에서 공략하는 것이 이롭다는 판단이었다. 비록 어둠다고는 해도 이 사무실의 구조는 그의 조직원들이 근무하던 장소이므로 익숙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천 두만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스쳤다. 그의 예상대로 적들은 어둠을 선택한 것이다. 이미 요새화된 사무실은 어둠속에서 그 장점이 극대화되도록 작전을 세워두었는데 저들이 그 작전에 말려들어오고 있었다.

 

박 광수는 김 남운의 공격으로 천 두만과 박 기대가 사무실 밖으로 도망칠 것을 대비해 밖에서 도주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들이 과거에 큰 조직의 우두머리들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나이가 들어서 자신들의 공격을 당해내지 못할 것이고, 결국은 도망칠 것이 빤하다는 생각이었다.

여기서 끝내야 일이 쉬워진다

박 광수는 싸움의 결과가 나오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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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인트 |  2021-11-14 오후 9:35:5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 ~  
⊙신인 💙💛💙
자포카 |  2021-11-14 오후 11:03:3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토요일 연재가 올라오지 않아서 걱정했었습니다.
결전의 날, 왠지 천두만, 박기대를 응원하게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신인 죄송합니다. 제가 요일을 착각했습니다!
변함없이 작가라 칭해주시는 [자포카]님께 마음속 책임감으로 감사드립니다.💖
dltjdqja |  2021-11-15 오전 6:14:5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과연
새로운세력이 구 세력을물리칠까요
그리고 박기대는 끝까지 충성을할까요 궁금합니다 잘읽어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인 황금의 힘은 웬만한 것을 다 삼켜버립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아니죠,,,다행히도!
고맙습니다!^^
HaceK |  2021-11-15 오후 5:52: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천두만은 이럴때 왕년의 실력을 보여줘야 할것 같습니다.
넘볼걸 넘봐야지 참 간도큰 침입자들 입니다.
오늘만큼은 천두만을 응원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인 썩어도 준치라는,,,,
또다시 말해봅니다. 어떤 조직이든 두목은 남다르다고!
저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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