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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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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억 공방 9
2021-10-29 오후 8:50 조회 493추천 8   프린트스크랩

장 현민의 생각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실종과 사망의 진실을 천 도진이 어렴풋하게라도 알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어쩌면 도진이는 그 진실이 두려워서 자세하게 내막을 더 이상 알아내기를 회피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더구나 그는 자신의 부모가 죽음으로써 앞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을 당사자였다.

장 현민에게 가장 큰 딜레마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증거가 심증이거나, 범죄를 입증해 낼 능력이 부족한 것들뿐이라는 점이었다. 얼마 전 아버지의 유골이라도 찾아 낼 계획으로 부수었던 그늘집의 벽에서도 텅 빈 공간만 확인했을 뿐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막상 현 시점에서는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다고 해도 오히려 스스로가 무고죄로 되치기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누구의 것이든 증언이라도 있으면 곧바로 고발 조치가 가능할 텐데......’

시간이 자꾸만 흘러가는데도 김 덕환 마저도 없어, 그 누구와도 상의할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했다.

 

그는 천 도진을 떠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도진아! 저녁이나 같이 먹자.”

서로는 어쩌면 친구사이이기도 할 또래의 젊은이였지만, 서로는 아직 한 번도 사사로이 만나거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항상 뭔지 모를 경계심이나 경쟁심이 깔려 있었다.

가정적으로나 직장에서의 위치, 그리고 앞으로 골프장의 주주로서 두 집안에서 가질 상징성 등 무엇 하나도 편한 점이 없는 관계인 것이다.

그래! 그러자. 오늘 저녁도 괜찮고.”

딱히 퇴근 후에 약속도 없었지만 서로 밥 한 끼 못 먹을 사이도 아닌 것이다.

그렇잖아도 천 도진은 장 현민에게 동생 미진이를 멀리해 달라고 말할 기회를 엿보고 있던 참이었다.

 

두 사람은 골프장 근처에 있는 한정식 집으로 갔다.

많은 골퍼들은 운동 후에 함께 식사자리를 갖는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그들은 골프장 내에 있는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다. 굳이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그 정도의 음식 값에 민감한 계층의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골프장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그들의 심리를 잘 아는 상인들은 골프장 주변에 꽤 잘 갖추어진 식당을 운영하고는 한다.

두 사람은 가벼운 마음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회사의 여러 가지 일들을 주제삼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 중 누구도 진지한 주제의 대화를 먼저 꺼내지 않았다. 그렇지만 각자는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두고 있었고, 그 마음들은 그들을 자연스레 술좌석으로 이끌었다. 가볍게 맥주한잔 하고 가자는 자리가 결국에는 3차로 이어졌다.

술기운이 조금 오르자 두 젊은이는 용기가 생겼다.

너 회의 할 때 너무 잘난 체 하는데, 되게 재수 없는 거 알고 있냐?”

네가 너무 고지식한거야. 관리팀에서 숫자나 만지니 업계 돌아가는 사정을 알 턱이 없지. 너도 더 넓은 시야를 가져야 돼.”

내가 괜히 비용가지고 네게 따지냐? 결국 골프장이 우리 것이잖아...... 경비 아끼고 이익이 많아지면 다 네꺼고 내꺼가 되는데 왜 그렇게 이해를 못하는지!”

그게 다 소탐대실이라는 거다. 길게 보면 경비를 절감한다는 것은 회사의 규모를 쪼그라트리는 일이야. 너 골프장 생존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한 것 잘 알잖아. 우리 골프장이 다행히 수도권에 있기 망정이지, 지방에 있었다면 벌써 망가졌을 거다.”

그건 맞는 말이다. 우리 부모님들이 참 탁월한 선택을 하셨어.”

천 도진은 술김에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엉겁결에 장 현민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는 생각과 함께 민감한 사안을 드러내고 말았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아버지가 우리 친아버지가 일만 벌여놓고 실종되셨는데도 이렇게 골프장을 잘 완성시키고 수도권에서 내놓으라 하는 명문 클럽으로 키워내셨으니 감사한 일이지. 난 지금도 우리 친아버지가 왜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하냐!”

장 현민은 의도적으로 실종된 친아버지를 비난했다.

너 친아버지가 어떤 이유로 실종되신 것 같아?”

나도 모르지! 알 수도 없고. 네 생각에는 왜 여기에서 도피를 하신 것 같아?”

너는 네 친아버지가 도피를 했다고 생각해?”

그럼 뭐냐. 어떻게 아무런 흔적도 없이 마치 증발되듯이 실종이 되냐. 경찰이 얼마나 찾아봤겠어, 그런데도 수십 년 동안 흔적조차도 없잖아.”

너 임마, 네 아버지한테 그렇게 말하면 못써. 자식이 어떻게 그렇게 말 하냐.”

네가 내 심정을 아냐? 나도 어떤 때는 서글프고 갑갑해서 미치겠다. 아버지는 실종되고, 엄마는 약물 과다로 골프장에서 돌아가시고!”

 

장 현민의 자조 섞인 말에 천 도진은 잠시 생각하는 듯 앉아있더니 불쑥 말을 던졌다.

이미 술이 과한 듯이 그의 상체가 앞뒤로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내 생각에는 네 부모님은 죄가 없다. 사람의 욕심이 문제지!”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렇지! 누구나 욕심은 있지. 그렇지만 그 욕심을 채우는 방법이 정당해야 한다고 생각해.”

다들 최선을 다해 살고 있잖아!”

나는 박 상무님......기대 삼촌이 무섭다!”

웬 뜬금없는 말이야!”

아냐! 그 삼촌은 아버지에 대한 충성심으로 꽉 차있어. 아버지의 일이라면 물불을 안 가려. 아버지에게 해가 된다면 나도 해칠 사람이야. 네 부모님들처럼......”

장 현민은 짐짓 못들은 척 했다.

너는 그런 충성스런 부하를 둘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능력인줄 알아?”

너는 모른다. 과잉 충성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아버지는 삼촌의 과잉 충성으로 친구가 실종되는 것을 보았고, 아내가 죽는 것을 보았다. 그러고는 당신은 괴로움에 우울증을 앓고 계시잖아.”

말을 마친 천 도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취중진담이랄까! 몹시 취해버린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역시 천 도진은 많은 진실을 알고 있었고, 박 기대가 사건을 주도하고, 천 두만도 모든 내막을 알고 있었다.

장 현민은 휴대폰의 녹음기를 껐다.

너 많이 취했다. 집에 가자

장 현민은 천 도진을 부축해서 밖으로 나왔다.

찬바람이 을씨년스럽게 불어와 휙 하고 두 사람을 할퀴고 지나갔다.

 

박 광수는 우편물을 받았다.

청리컨트리클럽에 대한 감정평가서였다.

감정평가법인도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라서, 평가를 의뢰한 고객의 기호에 어느 정도는 부응하는 보고서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 정도면 충분해!’

그는 평가서에 적힌 금액이 매우 흡족했다. 자신이 평소에 추정하고 있던 금액보다 더 상회하는 금액이 나타나 있었다.

 

박 기대는 쉬는 날에 박 광수로부터 전화가 걸려오자 회사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은 염려에 재빨리 받았다.

박 이사가 어쩐 일이야. 회사에 무슨 일이 있어?”

아닙니다, 상무님! 개인적인 용무로 전화 드렸습니다. 쉬시는데 죄송합니다.”

괜찮아! 무슨 일인데?”

우리 직원들 잘 부탁드리는 의미로 저녁이라도 사드리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신지요.”

저녁 시간에 다른 약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필요는 없는데......”

상무님! 부감 갖지 마시고 후배랑 밥 한 끼 먹는다 생각하시고 시간 좀 내주세요!”

박 기대는 평소에 박 광수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던 터였다.

그렇지 않아도 저녁 시간이 무료하게 느껴지던 참이었다.

그럼 간단하게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감사합니다! 제가 모시러 가겠습니다.”

박 광수는 박 상무가 부담을 느낄까봐 김 남운에게는 말하지 않고 두 사람만 식사하기로 마음먹고 약속 장소로 나섰다.

그의 손에는 박 상무에게 보여 줄 감정평가서가 들려 있었다.

┃꼬릿글 쓰기
자포카 |  2021-10-29 오후 10:43:5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다른 사람도 아닌 두만의 자식에 의하여 결정적 진실의 단초가 열리는 군요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신인 부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려는 자식의 모습이 저는 더 고맙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식들에게는 조물주라고 말하면 과하다 하실 이가 많겠죠?^^
꿋꿋(?)하게 작가라고 호칭해주시니 저는 계속 난망합니다. 고맙습니다😍
영포인트 |  2021-10-30 오전 3:24:4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신인 💚💖💚💖💚
주향 |  2021-10-30 오전 8:10:4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삼촌이 무섭다 라는 자조적인 도진의 말을 음미해 보면서 박기대와 박광수가 한편이 되려나요?
아니면 같은 박씨끼리 서로를 이용하는 뒷거래가 있을까요?
항상 고맙게 읽습니다  
⊙신인 [주향]님의 스토리 추측이 저는 무척 즐겁습니다.
굉장히 창의적이세요~~~^^
글의 방향이 참 다양해지는 기분 좋은 꼬릿글에 감사드립니다!😍💖
HaceK |  2021-10-30 오전 10:14:2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취중에 진담이 나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미있게 잘 짜여진 탐정소설 한편을 감상한 느낌입ㄴ다.
고맙습니다.  
⊙신인 아직은 젊은 천 도진의 순수한 마음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퇴직금으로 50억을 받고도 당당한 젊음이 아닌, 잘못된 일에 부끄러워 하고 마음
이 고통스러운 순수한 젊음,,,,,,
꼬릿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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