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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억 공방 7
2021-10-15 오후 7:44 조회 347추천 6   프린트스크랩

천 두만에게 아직 운이 남아있었던 것일까?

몇 개월이 조용히 흘러갔다. 이제 코스관리 업무의 아웃소싱 재계약 기한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신 연신내파와의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고 해지하기로 결심했다.

통상적으로 계약만료 1개월 전에 문서로 계약 해지를 통보해야하므로 이제 한 달 남았다.

청리컨트리클럽이 저들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한다면, 저들이 보이게 될 반응은 뻔했다.

무력으로 치고 나올 것이다.

지난 몇 달 동안의 평온함은 천 두만에게 저들의 공격에 대비한 준비를 갖출 시간을 벌어준 것이지만, 저들에게도 조직을 확장하고 여러 가지 전술을 준비할 시간을 가지도록 해주었을 것이다. 다만 아직 저들은 골프장 측에서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작정인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별다른 대비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천 두만 입장에서는 최상의 바램이다. 사실 그동안 저들에게서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통보가 되고 나면 상황은 즉각 비상 상태로 돌변할 것이다.

 

천 두만은 몇 달 전부터 갖가지의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한 작전을 검토했고,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전투는 밤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낮에는 수많은 직원들과 고객들의 이목도 문제지만, 공권력의 개입을 저들은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2시 이후가 유력할 것으로 추측했다.

자신이 과거에 조직을 운영할 때 다른 조직과 부딪혔던 경험을 미루어보아도 그 시각이 무난했었다. 그 다음은 골프장 내의 전투 장소가 문제였다. 클럽하우스에서 저들과 붙는다면 골프장의 손실이 막대하고, 후유증이 너무 크다. 그렇다고 코스나 주차장 등 개방된 지형은 자신에게 너무나도 불리하다. 저들은 수십 명을 동원할 것이다. 그 수십 명을 분명히 박 기대와 자신 단 둘이서만 맞서야 할 것이고, 저들을 막아내야만 골프장은 지켜진다.

그러나 그런 전투에서 우리가 이길 확률은 없다. 필패다!’

 

그는 전투 장소를 코스관리팀 사무실로 정했다.

단점은 있다. 자신에게도 익숙한 곳이지만, 저들도 익숙한 곳이라는 점이다. 그는 그 익숙한 곳을 역이용하기로 작전을 세웠다. 용역계약 해지를 통보하면 저들이 즉각 전투 준비를 하고 대원들을 소집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이틀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동안 자신과 박 기대는 사무실을 요새로 변모시켜야 한다. 겉모습은 그대로이지만 갖가지 장치들을 설치해 저들의 전투력을 약화시키거나 소모시켜야만 한다. 이 방법으로 저들의 전투력을 최소한 50% 이상 감소시켜야 한다. 그 다음 단계로 저들을 유인해서 코스관리팀 사무실과 장비동이 연결되는 통로로 들어서야 한다.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장소여야만 자신들에게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었다. 좁은 통로에서 두 사람이 저들을 맞아 싸운다면 저들의 수적인 우세는 의미가 크게 감소될 것이다. 만약 계획대로 장비동 통로로 들어설 수만 있다면, 이 전투는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 시간은 분명 자신들의 편이기 때문이고, 비록 나이를 먹어서 몸이 예전만 못하지만 아직은 젊은 사람들 몇 명쯤은 거뜬하다고 자신했다.

 

천 두만은 처음 몸 만들기를 시작할 때는 막연했다.

체력도 문제였지만, 팔이 하나 없음으로 인해서 생기는 전투력 저하는 치명적이었다. 공격해 들어오는 상대방의 예기를, 왼쪽은 방어가 가능한데 오른쪽은 대책이 없었다. 결국 발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결론을 얻은 천 두만은 몇 달 동안을 발기술을 연마하는데 쏟았다.

워낙 천부적인 운동신경을 가진 그였음에도 너무나도 힘겨운 시간이었다. 지난 세월 동안의 나태함으로 인해 쇠약해진 몸에서 세월의 더께를 거두어 낸 뒤 다시 기운을 채워 넣고, 오른팔이 없는 단점을 보완하여 강인한 육체를 만들기는 비록 천 두만이어도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골프장을 지켜내야만 한다는 절박함과 전투에 임하는 결기는 그를 피할 곳이 없는 막다른 길로 내몰아쳤다.

어느덧 점점 시간이 흐르고 바야흐로 천 두만의 몸은 병기로 탈바꿈되기 시작했고, 오른팔이 없는 단점을 상쇄시킬 발 기술을 터득해냈다. 로우 킥, 미들 킥, 하이 킥은 물론, 발 기술로 상대의 급소를 가격해 단발에 상대를 실신 시키는 기술까지 연마해냈다. 또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천 두만은 오른쪽 목에서부터 엉덩이에 이르는 상반신을 감쌀 보호구를 제작하여 착용하기로 했다. 이제 그의 몸에서 단점이 사라졌다.

 

계약해지 통보를 일주일 앞두고 천 두만은 박 기대를 코스관리팀 사무실로 불렀다.

모든 직원이 퇴근한 뒤의 밤에 찾은 사무실은 고요했다.

한동안 회사에 출근조차 하지 않았던 천 두만 이기에 박 기대는 오랜만에 형님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형님! 어찌된 일입니까? 몸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역시 싸움꾼의 눈은 예리했다.

그렇지만 천 두만이 보는 박 기대도 몸이 매우 달라져 있었다.

네 몸도 많이 바뀌었구나! 고생 많았다.”

서로는 서로를 바라보며 흡족해졌다.

이 정도라면 웬만한 놈들은 한 번 해 볼 만하겠다!’

수십 년 만에 서로는 서로에게 싸움꾼으로서의 깊은 신뢰를 느꼈다.

내가 너를 이곳으로 부른 이유는 이 사무실을 요새로 바꿀 계획을 너와 공유하기 위해서다.”

천 두만은 그에게 그동안 자신이 세웠던 작전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말없이 듣고 있던 박 기대가 천 두만의 말을 끊었다.

형님, 제가 보기에 박 광수는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 그는 분명히 우리가 장비동 통로로 들어서는 것을 막을 것입니다. 싸움을 아는 누구라도 그렇게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 기대의 말을 들은 천 두만은 그 말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만의 일방적인 생각으로 세운 전략에 오류가 있었음을 바로 인정했다.

그렇구나! 네 말이 맞다. 네게 묻지 않았으면 큰 실수를 범할 뻔 했다.”

두 사람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박 기대는 천 두만의 작전에 일부분은 동의했다.

저들도 익숙한 코스관리팀 사무실을 요새화하여 역 이용한다는 발상은 탁월하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결전의 장소가 코스관리팀 사무실이 된다면 김 남운 일당은 반색을 할 것이고, 익숙한 사무실의 기물 배치를 활용하려 들 것이다. 그 기물들을 무기로 바꾸어 놓으면 저들은 그 함정에 속절없이 당하여 전력의 상당 부분을 잃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에 적용할 2차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2차로 장비동에 있는 각종 예초장비와 토목장비 및 유니목 장비등 거대 장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사무실은 초반 전투에서 활용을 하고, 저들을 장비동으로 유인한 뒤, 장비들을 활용하여 2차 로 치명적인 손실을 유도해야만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형님! 제 생각에는 사무실을 요새화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나머지 전투를 형님과 저의 전투력만으로 저들을 확실하게 제압하기에는 변수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각 장비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으니, 이 부분은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제게 하루만 더 말미를 주십시오.”

그러자! 다만, 장비동에는 저들이 무기로 삼을만한 재료들이 많다. 자칫 우리가 저들의 손에 무기를 보태주는 격이 될까 염려돼서 나는 처음부터 장비동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거다.”

, 형님의 염려도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그 부분까지 고민해서 검토한 뒤에 형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내일 밤에 다시 이곳에서 보기로 하자.”

 

박 광수는 계약 만기일이 다가옴에 따라 신경이 예민해졌다.

행여라도 골프장 측에서 계약해지를 통보해 온다면 즉시 무력으로 골프장을 접수해야 한다. 이미 여러 경로로 파악된 정보를 종합하면, 무력을 사용해서 접수 한다고 해도 직원들의 동요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물론 인수 초기에는 당근을 더 제시할 것이다. 그는 대자보를 붙인 것이 큰 반향을 일으켜 직원들을 동요시켰다고 내심 믿고 있었다.

그래도 만사 불여튼튼이었다.

형님! 아직까지 골프장에서 계약에 관련된 통보가 없는 것을 보면,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될 가능성도 있어 보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안전하게 저들에게 의향을 확인 하는 건 어떨까요?”

박 광수의 말을 들은 김 남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쟤들은 지금 당장 우리 애들을 빼내면, 코스관리 못해. 그리고 아직 아무런 낌새도 없잖아! 공연히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접수하기 위한 작전을 짜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그건 아우 맘대로 해.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럴 필요 없어 보여.”

그의 말을 들은 박 광수는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마음속으로 전략 구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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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eK |  2021-10-16 오전 5:19:33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드라마나 소설속에 싸움꾼들의 소재는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끊임없이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정당화 될수 없다는게 아이러니 하기도 합니다.
달의금이 그랬고 신인님만이 쓸 수 있는 소설에 저는 웬지 푹 빠져 있는것 같습니다.
경험 할 수 없는 세계를 재미와 함께 경험 하기도 합니다.
고맙습니다.  
⊙신인 칭찬으로 용기를 더 얻습니다!
자만하지 않으려 애쓰는데 어깨가 자꾸 올라가는듯,,,,^^
재밌게 읽어주셔서 저도 감사합니다!!
영포인트 |  2021-10-16 오전 10:52:4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신인 후학을 양성하시는데 분주하실텐데 이렇게 용기를 더해주시네요!
고맙습니다.💚💚💚
짜베 |  2021-10-16 오전 11:08:00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외팔이 사범이 있었지요. 어느 도장의 태권도 사범인데 수련생들을 이끌고 계룡산에서 수련을 했습니다. 고등학생이었던 저도 그때 그 외팔이 사범한테서 태권도를 처음 배웠습니다.
장사를 하시던 어머님이 그 분께 부탁을 해서였지요.
외팔이 지만 역시 발을 쓸 수 있다는 것이 크게 다행한 일입니다.
그런데 외팔이는 왕우가 역시 최고. 유기정학이 무서워서 관람은 못했는데 보고 싶은 왕우의 외팔이 시리즈.  
⊙신인 [짜베]님은 참 여러가지 경험이 많으세요! 그러시고도 범생이(?) 셨던듯~^^
'왕우'시리즈 기억납니다.
좋은 글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자포카 |  2021-10-16 오후 6:35:4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천두만, 박기대 분명 악인이고 범죄자가 분명한데도 응원하게 되는 캐릭터 입니다. 작가님의
연금술사에 깊이 빠져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인 [자포카]님의 칭찬이야말로 연금술사처럼 저를 마음의 부자로 만들어 주십니다.
제 마음이 풍요롭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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