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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림풍운(棋林風雲5> 신진서와 흡성대법(吸聖大法) - 3
2020-03-21 오후 5:34 조회 1774추천 4   프린트스크랩

기림풍운(棋林風雲5> 신진서와 흡성대법(吸聖大法) - 3

- 24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5

 

  신진서에게 초절정 절대신공을 구사하는 새로운 스승이 등장한다.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완벽에 가까운 절대 존재가 바둑계 최정상에 군림하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바둑은 불확실성과 미지(未知), 그리고 신비(神祕)를 조용히 내려놓는다.

  인지의 영역에서는 바둑이 아직 불투명하고, 짙은 안개에 쌓여 있지만, 인공지능(AI)의 영역에 이르면서 바둑은 투명해진다.

  인간은 바둑의 미궁을 영원히 풀어내지 못할 것이다. 아니 계산해내지 못할 것이다.

  과거처럼 앞으로도 감각의 미로를 헤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AI)은 등장과 동시에 인간의 바둑을 태풍 속으로 내팽개쳐버린다.

  인간은 비참한 패자가 된다.

  할 말을 잃는다.

  마침내 인간끼리의 승부라는 타협점과 한계점을 제시하도록 만든다.

  시기를 확정짓긴 어려우나 조만간 인간이 사고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모든 영역에서 이러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바둑은 ‘361!’ 정도로 영역이 좁아(?) 그 시기가 조금 일찍 왔을 뿐이다.

  인공지능(AI)은 인간이 우주라는 광대한 영역으로 진화해나가기 위해선 필수부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인공지능(AI)은 인간의 계산 능력과는 비교가 안 되는, 차원이 다른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나하나의 상황이 주어지고, 그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읽고 정확하게 판단, 결정해나가는 과정을 인간의 두뇌로 수행하기란 불가능하다.

  인공지능(AI)은 시간이 흐르면서 완벽에 가까운 계산을 해내고 있다.

  솔직히 공포와 전율을 숨길 수가 없다.

  인공지능(AI)이 바둑을 정복했고, 이제 인간은 인공지능(AI)에게 묻고, 정답을 확인하고, 배우게 된다.



< 사진 - picxabay>


  다시 이홍렬기자의 기사를 본다.

 

  ― 이번 결승 이전엔 박정환 9단에게 416패에 10연패(비공식전 1패 포함)로 몰렸었죠. 그야말로 천적이었던 셈인데, 어떻게 대비했나요?

 

  "LG배를 앞두고 박 9단이 인터넷 대국을 하는지 매일 사이트에 들어가 지켜봤어요. 결과 확인 후 대국 기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게 도움이 됐습니다. 박 사범님은 언제 만나도 장담할 수 없는 상대지만, 이제 연패는 안 당해야죠. 그동안 너무 일방적으로 밀려 많이 힘들었습니다. 실력으로 앞선 적이 없었던 데다 갈수록 부담감까지 가중됐었죠.“

 

  신진서는 박정환의 기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서 승부의 요점을 찾아내고, 적절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연구와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당연히 바둑을 해설하는 사람들도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은 한 수 한 수마다 승부의 결과를 예측하고, 승리의 가능성을 비율로 계산해서 표시해준다.

  그리고 매 상황에 맞는 최적의 참고도를 제시하기도 한다.

  물론 인공지능(AI)의 수준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진다.

  인공지능(AI)의 매우 탁월한, 초월적인 이러한 기능들이 바둑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인공지능(AI)으로 인해 바둑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은 명확하다.

  앞으로 인간이 생각할 문제가 많아진 것이다.

  신진서는 인공지능(AI)을 통해 바둑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새로운 해석을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바둑을 두고 있다.

  배우려는 자는 가능한 모든 일을 해야 한다.

  기림은 밀림의 법칙을 따르는 까닭에 뒤처지면 바로 도태되고 마는 까닭이다.

 

  이어지는 이홍렬기자의 기사를 본다.

 

  ― AI 최고 수혜자란 말도 듣지요?

 

  “제 바둑이 AI를 통해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요즘에도 포석과 감각 배양에 크게 도움받고 있어요. 다만 AI좋은 선생님인 건 분명한데, AI가 제시한 수()를 무턱대고 따라가는 방식으론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 몫으로 소화하기 위해 의문이 드는 부분을 반복해 검토합니다.

 

  신진서와 같은 정상의 기사가 인공지능(AI)이 바둑 연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으니 맞을 것이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신진서의 제몫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라는 말이다.

  인공지능(AI)이 아무리 좋은 정보나, 자료를 제공해준다고 해도 제 몫으로 소화해내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혹시 신진서가 인공지능(AI)를 상대로 흡성대법(吸聖大法)을 시전 중일지도 모른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게 되는데 기림의 세계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다.

  직접 경험(체험)은 골육에 새겨지고, 뇌 속에 각인이 되는 지라 자연스럽게 육화(肉化)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간접경험은 자기화(自己化)라는 고된 숙련, 연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이 통렬하고 진중할수록 그 효과도 커지기 마련이다.

  시대의 흐름이 바둑을 변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변화가 바둑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것은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인공지능(AI)을 스승으로 삼고, 혹은 친구로 삼고 배우며, 즐기는 세대가 바둑을 리드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이라는 스승 아래 많은 제자들이 배출될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롭게 승부를 겨룰 것이다.

  이 변화의 선두에 신진서가 우뚝 서 있다.

  새로운 세계가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변화를 모르거나, 수용하지 못하면 기림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한국바둑이 새 시대의 최선봉에서 새로운 기림의 세계를 열어가길 기대한다.

  그리고 기림풍운의 주역이 되길 소망한다.

< 사진 - picxabay>

6

 

  신진서의 바둑이 지향하는 방향은 명백하다.

  치열하게 싸우고,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수많은 변화와 질풍노도와 같은 공격으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린다.

 수읽기가 깊고, 날카로워야 상대를 압도할 수가 있다.

  주로 천재형 기사들이 애호하는 바둑이다.

  다시 이홍렬 기자의 인터뷰를 참고한다.

 

  ― 한국 일인자 계보로 보통 조남철, 김인,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박정환을 꼽습니다. 이들 중 누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을까요?

 

  “이창호, 이세돌, 박정환 세 분으로부터 각각 다른 형태로 많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기풍상으로는 치열하게 싸우는 이세돌 사범님 유형을 좋아하지만 제게 필요한 것은 이창호 사범님의 판단력과 정리 능력이었지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마주하며 영향을 받은 선배는 박정환 9이었습니다.”

 

  내 판단으로 신진서는 조훈현, 이세돌에 가까운 승부사다.

  예기가 넘치고, 신랄하고, 독하다.

  유연하고, 심모원려하며, 질고 질긴 이창호, 박정환과 상극에 위치한다.

  신진서의 말대로 이창호의 판단력과 정리 능력이 보완된다면 신진서의 바둑은 더욱 완벽해질 것이다.

  이것은 신진서의 염원이기도 할 것이다. 신진서의 염원이 이루어지면 신진서의 바둑에서 역전패는 거의 사라질 것이다.

  현실에서는 박정환에게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박정환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환은 높고 단단한 벽이다.

  9연패는 자존심에 상처를 줄만큼 충격적인 연패다.

  서둘러 극복하지 못하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신진서에게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제24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는 박정환을 극복하느냐, 못 하느냐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 승부가 모든 것을 명확하게 결정 짓진 못하겠지만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신진서의 가슴에 불이 붙는다.

  승패를 떠나 총력을 기울여 마음껏 싸우고 싶다.

  그렇게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싶다.

  깊이 생각해보면 승부라는 것이 바로 자신과의 싸움임을 깨닫게 된다.

  이 승부는 자신의 욕망과 분노, 무모함과 미련함, 졸렬함과 성급함과의 싸움인 것이다.

  고래(古來)로 적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제 스스로 쓰러져버린 승부사가 그 얼마나 많았던가!

  저 멀리서 옷자락을 펄럭이며 의연히 웃으며 서 있는 박정환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다.

 

  “어서 오라.”

 

  바야흐로 사람의 넋을 홀리는 큰 승부가 펼쳐지려고 한다.

  애기가는 신바람이 난다.

  구경 중에 제일로 치는 게 바로 큰 싸움 구경이니 말이다.

  바둑은 힘겨루기가 아닌가?

  이기기 위해선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내야 한다.

  19로 바둑판에 풍운이 휘몰아치는 것이다.

  천둥, 번개가 후려치고, 노도와 광풍이 휩쓸어온다.

  두 영웅이 토해내는 한숨과 탄식, 비탄과 호통이 넘치고, 고함과 비명, 그리고 장쾌한 웃음이 전장을 뒤덮는다.

  그리고 관전자의 환호와 열광이 뒤따른다.



< 사진 - pic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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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인트 |  2020-03-21 오후 6:32:46  [동감2]  이 의견에 한마디
중간에
바둑은 ‘19!’ 정도로 에서
19! -> 361! 으로 바꾸셔야 겠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꾸벅  
이한청 감사합니다.
이한청 그런데 361!에 달하는 경우의 수를 AI가 다 읽는 건가요?
영포인트 361!에 패라는 변수까지 감안하면 무한대의 경우의 수가 나옵니다.
컴퓨터로도 감당이 안되지요.
그래서 신경망이라는 것을 통하여
확률이 높은 쪽을 선택하면서 경우의 수를 줄여나갑니다.
예를 들면 첫수에 귀를 두는 수만 제외하여도 경우의 수는 확 작아집니다.
이렇게 해서 AI가 만들어졌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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