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47) | 나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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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비 개똥철학

그날(47)

2011-02-16 오후 7:28 조회 4209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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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은 한소정.
나이는 유건우보다 두살 어렸다.
그녀를 덮친 강간미수범은 그녀의 직장상사 였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 한소정은 대학을 졸업하자말자 취직을 해야했다.
대학졸업자가 살인적인 취업난에 시달리는건 이때도 마찬가지여서 한소정은 몇달을 고생한끝에 간신히 광덕물산 이란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되었다.
전공과는 별로 관계없는 자리였지만 어떻든 취업에 성공한 그녀는 내심 크게 기뻣다.
직장초년병으로 꿈과 희망에 부풀었는데...
취직하자말자 신입사원연수회라고 직장동료들과 태백산에 온것이...사건의 발단이었다.
그녀에게 음심을 품은 직장상사 양자충 과장이 저녁시간에 은밀히 그녀 혼자만 불러내었고
결국 사고를 치고 만것이다.
문제는 사고를 친 양자충이 회사 사장의 아들 이라는점이었다.
때문에 한소정은 회사 동료들에게 돌아가지도 못하고 곧장 유건우와 함께 산을 내려오고 말았다.
아무리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하지만 결과적으로 사장님 아들을 떡을 쳐놓앗으니....
그녀의 첫 취업자리는 바람과함께 사라진것이다.

유건우는 한소정을 자신의 차에 태워 서울에 있는 그녀의 집앞에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녀와 헤어지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야 했지만....번거롭기 짝이없는 일이었지만 유건우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를 타고 돌아가는 자동차안.
유건우는 나른한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어쩐지 행복한 느낌이었다.

건우씨. 꼭 연락 주세요!

헤어질때 간곡한 목소리로 말을하든 한소정의 얼굴.
폭행의 후유증으로 좀 부어오른 그녀의 빨간볼을 생각하며 유건우는 바보처럼 비실 비실 웃었다.
여자의 맞아서 부은 얼굴이 귀엽게 느껴지다니!

(에구.... 내가 변태 기질이 있나?)

유건우는 카스테레오의 버튼을 눌렀다.
어느가수의 절규하는듯한 흐느낌이 차안을 울렸다.
아름답지만 슬픈 사랑을 노래하는....

우리는 밤새 사랑을 나누었어요.
이 밤이 다하고 새벽이 오면 당신은 소리없이 내곁을 떠날거니까.
베게에 내눈물이 떨어지는걸 알지도 못하면서.
언젠가는 돌아올 당신 이지만....
그날은 난 당신앞에 설수 없어요.
그날은 난 당신앞에 설수없어요....

광덕물산.
사장 양조장은 난데없는 전화 한통에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아들이....신입사원들 연수회에 간다고 떠난 아들이 폭행을 당하고 병원에 누워있다는 황당한 전화였다.
전화를 한사람은 같이 딸려보낸 아들의 부하직원 이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이야!

일단 화가나 노성을 질러놓았지만 주절주절 보고하는 직원의 보고내용이 어쩐지 심상찮다
연수를 간 여직원 한명이 합류하지않고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는 내용....

(설마....이자식이 또...!)

아들의 못된소행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잘알고있다.
그놈의 버릇때문에 골탕먹은게 한번두번이 아니니까...
양조장사장은 치미는 불안감에 뒷골이 슬슬 당기기 시작했다.

전치3주란다.
등허리를 짓밟혀 척추가 약간 삐끗거리긴 하나 다행히 병신은 안될모양이다.
넉넉잡고 한달만 치료하면 완치가 될거라는 의사의 말에 양조장사장은 한시름 놓았다.
그러고나니 눈앞에 엎어져있는 아들놈이 어찌나 밉상인지...
늙으막에 얻은 아들이라 너무 오냐오냐 키웠든게 탈이다.
이놈이 누굴 닮았는지 여자가 좀 반반하다하면 찝적거려서 그 뒷감당에 늙은애비 등골이 빠질노릇이다.
하도 빈둥거려서 회사에 억지로 집어넣어 제 밥벌이라도하라고 과장자리를 하나 내주엇는데....
요행히 회사일에 방해될만치 미련한놈은 아니라써 한시름 놓고있는데 제버릇 어디가는지...
또 이번에 덜컥 사고를 치고만 모양이다.
다행히 지나가는 누군가 바람에 미수에 그친 모양이다만...
그런데도 철없는 아들놈은 당한것만 생각하고 지가 도로 열을 내고있다.

아...아버지. 이럴게 아니고 빨리 나를 등뒤에서 차고 밟고한 그자식을...어구구.....잡아서 콩밥을 먹어야지요...어구구..등이야.

마치 멧돼지처럼 씩씩거리는 양자충이다.

그래서...?

네?

그래. 그놈을 잡았다치고 그럼 그 한소정이라 했나? 그 여직원은 어떻게 할래? 그 아이는 왜 사라졌는데?

그...그건....

말해보거라. 네놈이 그아이에게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았다고 맹세하면 내 반드시 그놈을 잡아서 법대로 처리할거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너죽고 나죽는거다!

........

아버지가 눈을 부라리자 양자충은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할말이 없었다.
그는 그리 교활하지못햇기에 그럴듯한 변명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띠로로롤~~

두부자가 그렇게 옥신각신하는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양조장사장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었다

이거...못보든 전화번호 인데...?

중얼거리며 그는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 대었다.

네. 양사장 입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잘말하지 않는다.
이유는 짐작할것이다^^

네...? 누구시라고?

월드킹의 유건우라고 합니다. 처음뵙겟습니다. 광덕물산의 양조장 사장님이죠?

정중하면서도 젊은 목소리.
양조장사장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월드킹....? 유건우....?........ 아....!

그는 비로소 생각이 떠올랐다.
최근에 한국 경재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재계의 풍운아!
천재과학자 !
그런 거물이 자신같은 작은 중소기업사장에게 무슨볼일?

아..... 반갑습니다. 그런데...무슨일이지요?

휴대폰에 대놓고 꾸벅 고개를 숙인 양조장사장.
그의 얼굴이 차츰 굳어졌다.
통화를 하는도중에 그는 가끔 성난 눈길로 침대에 있는 양자충을 향해 인상을 썻다.

(시발...대체 무슨 전화야? 왜저리 인상을써지?)

양자충은 까닭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잘알겟습니다. 네.네 그리하지요. 아...처..천만에요! 네. 네. 그럼요.

양조장은 길게 한숨을 쉬며 통화를 마치고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는 조금 쫄아있는 자신의 아들에게 탄식처럼 말했다.

유건우 란다....

네?

그는 멀뚱한 아들을보니 갑자기 확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야 임마! 널때린 그놈이 바로 유건우란다. 월드킹의 유건우!

.......!

그놈이 애비보고 뭐라는지 아느냐? 널때린 사람이 자기고 넌 맞을짖을 한놈이라고.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변호사를 보낼테니 합의 하랜다. 허허 참 기가 막혀서....

.........

양조장 사장은 너무나 당당한 유건우의 태도에 내심 속이 상했다.
어쨋든 폭행을 가한쪽은 그쪽인데 어찌 그리 당당할수 잇을까?
자신의 못난 아들과 비교해보니 너무도 차이가 나서 더욱 속상했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유건우를 어떻게 해보겟다는 생각은 추호도없다.
명분도 밀리고 가진 파워도 아예 비교불가능이다.
직원 100여명에 년간매출 50억정도인 소규모 회사의 사장인 자신은 이미 늙고 용기조차 사라진지 오래이다.
더구나 어떻게 알았는지 유건우는 이쪽의 정보를 훤하게 알고있는 눈치였다.
비록 노골적으로 말은안하지만 ...눈치만 보아도 척하면 척이다.

그겅 그렇고.... 너 이자식.000은 나도알지만 xxx는 또 누구냐?

캑?

양자충은 순간 숨이 막혓다.
xxx는 아버지도 모르는 숨겨진 과거의 여인이다,
자신의 자식까지 가졌는데....입장이 곤란하여 강제로 유산을 시켜버린....
그 충격에 그녀는 자살소동까지 벌였는데...
그일을 아버지 몰래 감추느라고 얼마나 애를 먹었는가?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가 그 이름을 들먹이다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그러나....

너 이자식아! 얼마나 퍼질고 다녔으면 남의 입에 나도 모르는 너 여자 이름이 나오냐?
오늘 이노무새끼. 너 한번 죽어봐라!

팔을 둥둥걷고 분노에 차서 마구 침대위로 난입하는 양조장사장 이었다.

아구구.... 아버지! 나 아픈 환자란 말이에ㅛ! 아이구....아야....사람살려! 의사 ! 사람살려!

..........

통화를 끝낸 유건우는 책상위에 놓인 컴퓨터를 보았다.
그앞에는 광덕물산과. 양조장부자의 정보가 쭈욱 나열되 있었다.

현대의 인간은 대부분 전산망에 노출되어있어. 작은 정보 한조각이면 그사람의 과거의 흔적 같은것은 너무도 쉽게 알아볼수있지..... 그렇지 않느냐? 한별.

그렇습니다.건우님.

책상위에 놓인 컴퓨터가 감정없는 목소리로 대답을했다.
그눈이 불길하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대체 유건우가 대화하고있는건 한별인가? 한별1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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