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선달>님의 석남사 주련과 관련하여 <육묘법문>님이 모 블러그에 게재된 주련 모음을 올려주셨는데, 종루와 서래각 및 조도실의 주련은 해석을 생략하셔서 감히 다음과 같이 올려 그 뜻을 새겨봅니다.


鐘樓(종루)

優遊實際妙明家 (우유실제묘명가) 묘하고 밝은 집(禪)에서 노니는 것이 실제 더 나으니

轉步移身指落霞 (전보이신지낙하) 발걸음 돌려 몸 옮기어 떨어지는 노을을 가리키네

無限白雲猶不見 (무한자운유불견) 가득 찬 흰 구름을 오히려 보지 못하였는데

夜來明月出蘆花 (야래명월출로하) 밤이 오니 밝은 달이 갈꽃에서 떠오른다

曹溪鏡裡本無塵 (조계경리본무진) 조계의 거울 속엔 본래 티끌이 없으니

何必面南看北斗 (하필면남간북두) 얼굴은 남쪽에 두고 북두를 보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五六四三不得類 (오육사삼부득류) 다섯 여섯 넷 셋 이렇게 나눌 수 없는 것은

豈同一二實難窮 (개동일이실난궁) 대저 하나 둘의 실체를 궁구하는 어려움과 같구나

西來閣(서래각) - 宗務所(종무소)

無雙彩筆珊瑚架 (무쌍채필산호가) 잘생긴 시렁에 쓰인 글 현란하기 짝이 없고

第一名花翡翠甁 (제일명화비취병) 푸른 옥병은 아름다운 꽃이로다

文章散作生靈福 (문장산작생령복) 문장을 흩어서 생령(중생)의 복을 짓고

仁義辭吐爲議論 (인의사토위의론) 인의의 말은 의논을 토해낸다

月在上方諸品靜 (월재상방제품정) 달은 상방(하늘)에 있어 만품(萬品)이 고요한데

心持半偈萬念空 (심지반게만념공) 깨달아 가는 마음에 모든 생각이 공하도다

鳥道室(조도실) - 別堂(별당)

邨牻亂吠常疑客 (촌방난폐상의객) 촌스러운 얼룩소 어지러이 울어대니 손님이 왔나?

山鳥別鳴似嘲人 (산조별명사조인) 산새는 이상히 울어 사람을 비웃는 듯

萬古光明心上月 (만고광명심상월) 예전부터 밝기만 했던 마음의 달이여!

一朝消盡世間風 (일조소진세간풍) 하루아침에 세간의 바람을 다 쓸어버리네

看火廚中眼怱明 (간화주중안홀명) 아궁이 불을 보다 눈이 홀연 밝아지고

從玆古路隨緣淸 (종자고로수록청) 옛길대로 가다보니 인연 따라 맑아졌네

若人問我西來意 (약이문아서래의) 만약 누가 내게 서쪽에서 온 뜻을 묻는다면

岩下泉鳴不濕聲 (암하천명부습성) 바위 아래 흐르는 샘물은 소리를 적시지 못한다하리

通玄頂峯不是人間 (통현정봉불시인간)
道眼無物滿目靑山 (도안무물만목청산)

만물의 현묘한 이치를 깨닫는 것은 세상일이  아닌데  
도를 깨치고 보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청산만 눈에 들어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