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사실 내가 영어에 무식해서 정확한 의미는 잘모르지만.....

그동안의 여러문맥들을 유추해서 내나름대로 짐작해보면 패러다임이란? 시대를 주도할만한 어떤개념. 그개념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시대적 조류. 대충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몇년전에 나는 감히 이창호의 바둑을 이렇게 평한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창호의 바둑이 요즘은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잇지만 그래도 전성기의 본질적인것을 의미)

이창호는 그 누구보다 완성형이며 그의 바둑은 그누구도 따라가지못할 독특한 일가를 이루었지만 그래서 이창호의 바둑에서는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하긴 어렵다

아시다시피 이창호바둑의 본질은 끝내기 입니다

이창호의 전성기는 신산 이라 일컫는 정확한 형세판단과 정교한 끝내기로 일가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창호의 바둑을 찬양하는 사람은 많지만 .... 정작 그의 바둑을 모델로 실제로 그와같이 두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창호가 그누구도 도달하지못할 높은경지에 가있기 때문에 다른사람이 쉽게 흉내내지 못할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기량을 떠나서 나는 이게 단순한 패러다임의 문제라고 봅니다

어떤 의미에서 나는 이창호보다 차라리 이세돌쪽이.... 혹은 한개인이 아닌 한국형바둑이라 부르든 그시기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조금이나마 근접한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의견을 던져봅니다

 끝내기가 바둑에서 가장 중요하다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분들은 분명히 이창호바둑에 영향을 많이 받은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주장은 과연 옳을까요?

나는 분명히 아니라고 봅니다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분야는 전투 입니다

그이외의 것은 전투를 위한 보조 일뿐 입니다

한수의 실착이 수심집 .심하게는 백여집이 오가는 전투의 중요성과 몇집씩 오고가는 끝내기의 가치를 비교한다는것이 나에게는  이상할뿐 입니다

프로의 바둑에서 끝내기까지 가서 승부가 나는것은 그들의 기량차이가 세밀하여 그런것일뿐. 그때문에 끝내기가 가장 중요하다는것은 있을수 없는 이야기 입니다

즉 이창호이후 끝내기의 중요성이 보다 부각되엇을뿐이지 .그렇다고 끝내기가 바둑의 중심이 될수잇는것은 아니죠

전투야 말로 바둑의 본질적 핵심이며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 패러다임 입니다

그런데도 아직 끝내기가 바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마치 인생에서 노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일부 노인들의 억지와 같다고 생각됩니다

문교수는 그의 명저 바둑의발견 에서 바둑사에서 패러다임은 2차례 일어났으며  첫째로 도책 2번째로 오청원을 필두로한 신포석을 꼽았습니다

나도 그견해가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방금 전투가 바둑의 패러다임 해놓고 무슨 딴소리야? 할거 같습니다

그 이유는  전투가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 패러다임은 맞지만 불행인지 한계인지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서인지 잘모르겟지만 전투의 패러다임은 아직 바뀌지 않은거 같습니다

역대 최고강자가 누구냐?

고금을 통털어 누가 최고냐?

가끔 우리는 이런 이루어질수없는 허황한 논쟁을 합니다

실제로 비교가 불가능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답을 나름 논리적으로 말합니다

현재의 최강자가 고금 최강자이다

즉 그이유로는 이론의 발전, 기술의 발전을 듭니다

단순한 수읽기나 전투력은 과거나 지금이나 최고기사들은 비슷하겟지만 특히 이론적인면 ,테크닉면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날것이다

즉 이말은 뒤집어말하면 과거의 최강자 예컨대 수책이나 오청원이 포석이 아닌 중반전투에서 부터 시작한다면 현재의 최강자들과 하등 차이가 없을것 이라는 말입니다

좀더 다르게 말하면 지금까지 포석의 패러다임은 크게 2차례 있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전투의 패러다임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말이 됩니다

전투의 패러다임. 혹은 패턴 그 변화는 워낙 바둑의 본질과 근본적인 관계로 깊이 밀착해 있기에 아직까지도 그 어떤 천재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든게 아닐까요?

 따라서 만약 바둑에서 전투에 관한 어떤 획기적이고 본질적인 신개념 이 나타나고 그 개념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때야 말로 바둑은 기술적인면에서  지금까지 볼수 없었든 엄청난 진보를 이루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