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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넓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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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바둑의 하나 둘 - 안개의 깊이 - 머리를 내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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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8월 2일) - 접바둑의 하나 둘 - 안개의 깊이 - 머리를 내밀자
7월 30일
오후 7시 39분.
고마운 일이다. 이제껏 해가 지지 않았으니 낮이 길다는 것, 그것이 고맙다.
산허리 묻어버린 것은 벌써이고 내 창밖도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
우리는 어디까지 안개를 지니고 있을까.
안개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바둑에서만 본다면,
2점 바둑과 3점 바둑은 달라도 크게 다르며
1급이 3급 접는 것과 3급이 5급 접는 것은 같은 두점이라도 또 다르며,
프로가 접는 것은 또 다르다.
논리적인 사실이다.
엄연한 차이가 있다.
바로 이점을 인식하는 것이 접바둑에서
上手는 어떻게 下手를 다루느냐?
그 문제를 짚어 들어가는데 잊어서는 아니 되는 조건이겠다.
매미 소리, 아쉽고
저 먼 찻길 자동차 발통 소리, 안타깝고
밀려들어오는 안개, 힘들어서
잠시 여기까지만 써둔다. 그러고 싶었다. 내 졸음 약간 더 하리.
7시 45분.
8월 2일
오후 5시 22분.
먼저 바둑 한 판 감상하자.
기타니의 아마시절
기타니가 1921년 12살 소년 시절에 스승인 구보마쓰 五段과 3점 놓고 배운 바둑이다.
소년의 실력이 이미 탄탄했지만 백이 반상을 넓게 이끈 것이 돋보인다.
백167 끝 백 불계승.
백21은 42에 잇는 것이 자체로는 바른 수지만, 그렇게 두어서는 백이 승부를 할 수가 없다.
흑22는 두터운 수. 백23도 두텁다. 그 자리를 흑에게 밀려서는 우상귀 백3도 약해진다.
백37 백39는 응당 이렇게 넓힐 자리.
흑82 이하의 수단은 대단한 힘이다. 3점 바둑이 이 정도라면 입단을 눈앞에 둔 것.
흑이 다소 위축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렇지는 않다. 나름의 안목으로 견실하게 둔 것이다. 좌변 흑56 지킨 것도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변 흑40에 대한 버팀목이 된다.
저번에 오청원의 3점 바둑을 보았으니
오늘 기타니의 3점을 한 번 보았다.
어떠신지?
시대를 풍미한 거인이라도 접바둑 앞에서는 뭔가 기세가 약간 꺽이는 듯하다. 물론 한 판이 아니라 몇 판을 계속해서 둔다면 다를 것이다.
그러나 실은, 거인들의 약한 시절 바둑 감상이 아니라 백이 어떻게 반상을 주도하는가를 보고 싶었다. 물론 이 바둑과 저번 오청원의 바둑과는 실력 차이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백의 기백을 견주어 본다면, 저번 오청원을 석점 접은 슈사이 명인의 기세가 더욱 볼 만하다.
그 어느 것이나 백의 태도는 중앙을 향하고 있었다.
모호한 곳에서 싸우겠다는 것.
중앙의 요처는 놓치는 법이 없다. 중앙의 쟁탈점을 놓쳐서는 넓은 바둑을 이끌 수 없다.
변은 넓게 벌리고 본다.
귀는 바꿔치기의 여지가 높은 곳. 적당히 타협한다.
오청원의 지도기
석점 바둑 다른 거 한 번 볼까.
흑36 젖힘에 대한 백37 끊음이 이 바둑의 초점이다.
단점이 있는 곳은 끊는다. 이것이 오청원이 접바둑을 둘 때의 기본이다.
약 25국을 살펴보았는데 버리더라도 끊고보는 것이 오청원의 태도였다.
물론 무조건 끊지는 않는다. 그러나 백37을 53에 젖혀서 흑54 이단젖힘 기세를 당할 곳은 절대로 당하지 않는다. 왜냐? 흑에게 세력을 주니까!
그야말로 窮하면 變하고 變해야 通한다고나 할까.
접바둑을 둘 때의 기본 하나는 그것이다. 변할 수 있다면 변해야 한다.
백57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백57로 59 따내면, 흑이 57에 가만히 선다. 그건 묘미가 없다.
다시 강조할 것이지만,
오늘 하나.
중앙의 요처는 놓쳐서는 안 된다. 흑을 뒷맛 없이 남겨두어서도 안된다. 특히 중앙에서는. 두 번째 바둑에서는 백37 백57과 백85가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후 6시 09분.
아, 이거 보기보다 대단히 쓰기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괜히 쓰기 시작했나 할 정도다. 어떻게 두는가에 대해서는 보면 알 듯한 것도 막상 정리하려고 하니 실로 어렵다. 그래서 도움을 청한다. 궁금한 것, 물어주시라. 맞바둑 이해와 설명이 훨씬 쉬운 듯하다. 가만…, 흑은 어떻게 두어야 하는가? 그건 설명하기 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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