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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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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마 시절 - 글을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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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12월 1일) - 나의 아마 시절 - 글을 쓰면서
12월의 1일 아침 7시 30분.
지난 11월 18일 나는 남쪽으로 내려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창밖 풍경은 바람과 시간.
창밖 풍경은 도시와 농촌. 그리고 그 사이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들.
내 옆에는 소녀가 아이작 싱어의 소설 쇼샤를 읽고 있었다.
잠시 조는 듯하기에 부탁을 했다. 책을 읽을 수 있느냐고.
대구에서 부산에 이르는 동안 유년의 시간을 읽을 수 있었다. 청년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릴 수 있었다.
그 날부터 나는 부산과 거제도, 통영과 마산, 다시 부산을 작심한 듯 술로 보냈다. 3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으며 통영 서호시장 안 시락국집 시락국을 먹었고 막걸리를 부었으며, 제주도 그 선생이 공급한 한라산 허벅술로 거제도 주먹만한 별을 세었다. 漢拏山을 내 가보지 못했지만 漢은 은하수요, 拏는 잡는다는 뜻이니, 은하수를 잡을 만큼 높은 산이리.
부산에선 복국에 모주를 입이 달도록 마셨다.
물론 폭탄주도 없지 않았는데, 그야 양념으로 쳤다.
내 부산 농심배 진행 이틀은 몸을 쉬기 위한 여정이었으며,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것은 여기서 약간이나마 사과를 남겨야만 하겠다. 소주 탓은 아니리.
幼年이란 무엇인가.
기억의 끝자락을 유년이라 한다.
내 기억으로 바둑을 처음 만진 것은 1968년.
이번에 다시 돌이켜보니 의외로 그 인연은 내 우연이 아니었다. 우리 나라에서 바둑잡지가 처음 나온 것은 1964년 棋苑. 그 전에도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다.
한국기원 발행 월간 바둑은 아마도 1968년.
나의 바둑 시간은 내 개인의 시간만은 아니었던 것이 짐작이 된다.
일기는 고마운 것.
나의 하루를 채워주고
내가 지나치게 멀리 뛰어갈까 뒤에서 붙잡아준다.
나는 나의 아마 시절을 일기로 남기고 싶다.
남긴다는 것은 욕심이리.
다만 우리에게 남는 것은 오늘날 아쉬움이 대부분이라
작게나마 아쉬움을 되돌아보고 싶을 뿐.
아침 밝게 시작하시라.
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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