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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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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덤이 정의로운 사회를 가져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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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정한가. 정의로운 사회에 살고 있는가. 바둑계는 어떤가. 반상만큼 불편부당한 세계도 드물다는 것이 내 오랜 생각이었다. 그런데 실로 그러한가. 흑이 먼저 두는 잇점을 덤으로 해결하는 그 방식은 실로 공정한가.
덤이 공정하다면 흑을 잡든 백을 잡든 50%의 승률을 가질 것이다. 서로가 비슷한 실력이라면. 그러나 실력의 차이가 있다면? 하수(下手)의 입장에 서서 두 경우를 가정해보자. (a) 덤이 있을 때: 흑이면 30% 승률, 백이면 20%. (b) 덤이 없을 때: 흑이면 50%, 백이면 0%.
(a)든 (b)든 결과는 같아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잊어버린 현실의 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하수인 문용직의 경우 승부를 다투는 토너먼트 기사로서의 활동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제1인자가 20년을 활동한다면, 문용직은 5년도 되지 않을 것이다. 뿐이랴. 그 5년 중에서도 정신이 왕성하고 승부욕이 강해서 성적을 약간이라도 낼 수 있는 시간은 2년 정도일 것이다.
현실이 그러하다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덤이 없을 때 백을 잡으면 100% 패배하지만 흑이라도 잡게 되면 50%의 승률을 얻을 수 있다고 하자. 그러면 문용직은 백의 승부를 포기하는 전략을 세울 것이다. 포기하는 것도 승부의 효율을 생각할 때 중요한 것. 시간은 큰 가치를 지닌 재화(財貨). 남는 시간에 흑 잡을 때를 대비해서 ‘흑의 포석’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정의론에서 본다면 아쉬운, 그러나 현실적인 예상이다. 덤이 공정하고 상수와 하수에게 동일한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결과는 기사마다 다르다는 것은. 바둑계라는 사회가 개인에게 강제한 공정성이 실제로는 개인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은.
덤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사회적 파급효과 또한 분명히 다르다. 같은 실력자들이 모인 집단에서도…, (a) 덤이 없다면, 연구는 보다 포석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모호한 세상을 탐구할 것이다. (b) 덤이 있다면, 연구는 보다 끝내기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바둑계라는 사회를 위해서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할까?
기보는 덤 없던 시대의 고비에서, 백을 잡은 기사의 초반 고뇌를 여실히 보여준다. 백3과 같은 수는 덤바둑에서는 거의 절대로 착상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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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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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 없는 시절의 향수에 젖어 계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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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10년전부터 덤을 스스로 정하자고 주장해왓슴니다 무슨얘기냐하면 대국자가 6집반 8집반이런식으로 적어내면 덤많이적어낸쪽이 흑잡구요 같을때는 추첨하면 되죠 그럼 공평하죠
 홍따 |
좋은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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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추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