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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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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수’보다는 ‘빈젖힘’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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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함부로 쓸 것이 아니다. 실로 그러하다. 지난 3월에 발간한 수법의 발견 시리즈에서 문제가 발견되었다. 어느 분이 글을 주셨다.
“이름이 그것을 지칭하는 대상과의 동질성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을 수는 없겠지요. ‘여유수’는 아무래도 그것이 지칭하는 대상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인들이 평소에 사용하는 ‘여유있다’는 말에는 긴박감을 하나 젖혀둔 뉘앙스를 풍깁니다. 한 템포 쉬는 호흡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 하지만 ‘여유수’의 수법들에서 당장 상대를 막고 나를 키우는, 젖힘과 다른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 ‘빈젖힘’이라는 말이 어떨까요.”
과연 예리한 말씀이다. 기보를 보자. 우상귀 흑1에는 백2가 바른 수. 나는 저 수를 여유수라고 불렀다. 왜 A 젖히지 않는 걸까? 좌하귀에 답이 있다.
백4 젖히면 흑5 뻗은 후에 백이 둘 자리가 없다. 6을 두지 않으면 당장 흑에게 그 자리를 협공당할 것이며, 백6을 둔다면 흑7이 매서운 공격의 급소다. 흑이 우하귀처럼 백 한점을 잡는 것은 괜찮은가? 아니다. 중앙을 두텁게 막은 백이 유리하다.
책을 쓴 다음에 많은 분들의 지적을 받았다. 문제의 답이 틀린 것에 대한 것부터, 표현법에의 질정(叱正)에 이르기까지 문제된 바는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나 홀로 쓴 책이 갖는 약점에 나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빈젖힘’은 적절한 지적이다.
책과 글은 그런 것. 초고를 쓰는 중에 주변 전문가들에게 비판적 검토를 먼저 받으면 좋은 것. 수법에 대한 책 10권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비판적 검토의 시간을 갖지 못했었다. 그 결과의 하나가 오늘 나타난 것이다.
대상이 이름을 한 번 얻게 되면, 그 이름이 지칭하는 대상은 우리의 세계를 재구성한다. ‘젖힘’은 언제나 급하다는 인식 때문에 한 발 물러서는 듯한 - 여기 기보의 우상귀 백2 - 수에 ‘여유수’라고 이름 붙였으나 형태로 본다면 ‘빈젖힘’이 보다 나은 표현이다. 만약 개정판이 나온다면 ‘빈젖힘’으로 쓰리. ‘빈젖힘’으로 나의 여유를 갖고, 상대의 호흡을 반 걸음 늦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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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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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젖..으로 나와서 들어왔는데^^ 빈젖힘이군요. 빈젖힘, 멋진 표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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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새로운 단어가 탄생하면 얼마나 좋은가? 한글학회에서 바둑계를 부러워 할거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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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특허등록하구여.. 나중에 로열티 같은거 받아서 포인트 사서 나눠주세요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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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젖힘. 참 맘에 와닿는 표현이네요. 빈축 빈삼각 ... 그런데 젖힘엔 그동안 왜 생각을 못해 왔는지^^ 근데 하수 모자는 우상귀 백의 2를 보고 마우스미스로 알았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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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젖힘이 참 멋지네요,,여유수는 좀 너무했습니다,,내가 필자입장이라면 여유수를 좀더 고민하엿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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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은 비어 있다는 의미가 강한데 젖힌다는 의미에 중점을 둔다면 반 젖힘은 어떨꺄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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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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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게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