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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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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세대효과, 바둑계의 세대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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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한국의 정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역주의 투표행태는 누구나 인정하는 요인일 것이다. 그러나 그 못지않은 것이 세대효과다. 소위 연령에 따라 겪은 바가 다르기에 등장하는 갈등인데, 민주화 과정에서 젊은이들이 권위주의 정부를 반대했던 것은 6,70년대 산업화 시대에 그들이 자유주의적인 교육을 받은 때문이다.
바둑에서도 세대효과는 만만치 않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바둑을 즐기지 않고 인터넷으로 공급되는 다른 게임에 쉽게 빠져드는 것은 그 좋은 예이다. 바둑 인구가 줄어드는 것인데, 따라서 그들 젊은이들을 바둑에 쉽게 접근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에 바둑계의 장래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자, 그러나 그것도 그 정도로 접어두자. 한국기원이 잘 알아서 하겠지.
프로 바둑계는 어떨까. 놀랍게도 프로 바둑계에서도 세대효과는 적지 않다. 간단히 말하면 30세 이하가 약 70%, 40세 이상이 약 30%를 점하고 있으며, 그 중간에는 몇 명 정도만 존재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1985년부터 연구생 입단대회만을 입단의 관문으로 삼은 데 있다. 그 제1기 입단자가 이창호 9단과 김원 7단임은 우리가 잘 아는 사실. 그러나 프로 바둑계가 세대간 차이로 인한 갈등을 크게 앓고 있지는 않고 있는 것이 정치의 세계와는 다르다면 다르겠다. 프로 바둑은 개인적인 승부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둑계의 세대효과는 스스로 만든 것이다. 연구생 입단제도는 바둑계가 자발적으로 바둑계 발전을 위해 선택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40대 이상은 연구생 출신이 어느 정도의 비율을 점하자 일순에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실로 가볍지 않은 영향이었던 것이다. 10년의 세대 차이는 바둑의 집중력과 체력에 있어 오늘의 40대에게 매우 어려운 여건을 제공하였던 것이다. 연구생 제도의 성공으로 실력으로는 세계 제1을 다투고 있지만 말이다.
기보는 10년 전의 어느 도전기. 젊은 도전자의 흑1 이하 밀어가는 힘이 새로운 세대의 기백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 정치와 마찬가지로 바둑계의 현실을 이끄는 요인의 하나도, 프로와 아마를 막론하고 세대효과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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