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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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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마 시절 - 76년 봄, 다른 이의 입단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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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2월 2일) - 나의 아마 시절 - 76년 봄, 다른 이의 입단대회
아침 10시 56분.
어느새 2월이다.
부모님들도 나와 같이 빠른 시간을 보냈으리.
사실 나의 고교 생활은 바둑이 고민이었는지 학업이 고민이었는지 모르겠다. 밝음의 크기는 어둠으로 표현될 터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사실 학교공부에는 별 걱정 없이 지냈다. 한 번 하지 뭐. 그런 심정.
그러나 약간 불안이 왔다. 그건 사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다시 한 번 입단대회에 나갔다. 그것이 1977년 4월 4일 제44회.
4에 대해서 부담가지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럴 필요 없다. 진짜 숫자는 그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힘겹게 입단하신 분이 두 분 있었는데 허장회 선배와 임창식 선배이다.
본선 진출자는 이관철, 김동면, 임선근, 이용호, 도재현, 백광명, 박수현, 김철중.
전 대회 시드는 5명으로, 박상돈, 이필묵, 임창식, 허장회, 강만우.
허장회 선배는 박상돈 선배와 강만우 군과 함께 동률 재대결 끝에 입단했다. 처음 3패 이후 9연승 했지만 그래도 동률에 걸렸던 것이다.
그 얼마나 힘들었을까.
“너무 초조한 나머지 초반에 연3패를 당하고는 눈앞에 캄캄했다.
…
네 번째 대국부터는 담다하게 마음을 가라 앉히고는 한판 한판 승부에 집착없이 두어나간 결과 …
침착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마음은 점점 더 흥분되어감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허장회 선배의 後記이다.
과연 내가 입단할 때의 마음도 그와 같았다.
입단을 앞에 둔 모두의 마음이리.
“… 실력으론 그리 뒤떨어질 것같지 않은 생각인데 막상 입단대회에서만은 탈락하니, 입단이란 꼭 실력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지않나 하는 엉뚱한 회의에 빠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승부란 참다운 실력에서 판가름나는 것이라고 마음을 굳게 다지고 더욱 정진할 각오를 새롭게 했다.“
임창식 선배의 마음이다.
정진.
쉽지 않은 일이다.
백: 박상돈 흑: 허장회
기보를 보자. 앞서 입단한 최규병 사범의 기보는 어디에 두었을까. 우선, 허장회 선배와 임창식 선배의 입단 결정보를 보자.
감정의 이입인가. 긴박한 느낌이 강하게 전해지는 수순, 수순들이다.
흑이 1집을 이겼다. 덤은 5집이고 빅은 백승의 규정이었다.
백: 강만우 흑: 임창식
임창식 선배의 입단 결정국은 강만우 군에겐 허망했다. 초반, 이렇게 무너질 수도 있다. 긴장감은 견디기 힘든 무서운 것이다.
내 경험으론 입단대회 본선리그야말로 가장 힘든 긴장감을 주던 것이었다. 지금까지 그런 긴장감을 경험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렇군.
내 기억은 없다. 당시의 입단대회에서 내가 가졌던 경험은 없다. 내 실력은 입단을 꿈꾸기에는 아직도 늦기 때문이었다.
수준이 닿지 못하는데 무슨 그리 큰 절망이 오겠는가.
목표에 가까이 갈수록 희망과 절망은 크게 되는 법이다.
그래도 두 입단 기보를 감상하니, 힘이 든다.
쉬겠다.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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