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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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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마 시절 - 75년의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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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1월 28일) - 나의 아마 시절 - 75년의 쇼크
19시 42분.
내 서울 와서 1년이 넘었을 쯔음엔 나도 바둑계를 좀 알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내가 알았다고 생각했던 바둑계가 실은 나만의 좁은 세계였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사건이 터졌다.
1975년 가을.
낙엽이 자신의 고민을 날리듯,
세상은 고뇌를 고통처럼 표현했다.
그 해 여름.
더운 입김이 훅 나의 인생을 엷게 했다.
한국기원 기사 파동.
사무국과 기사들의 갈등이 표면화 된 것.
사무국장의 전횡. 사무국의 전횡은 그 당시 누적되어 있었다.
기사들의 사회적 존재감에 대한 불안의 반영.
그런 것들이 터졌었다. 당시 난 프로가 아니었지만, 그 여파는 아마추어, 프로를 꿈꾸는 아마추어들에게도 밀어닥쳤다. 더욱 크게 쏟아졌다.
대한기원, 그러니까 한국기원 사무국에 반발하여 기사들이 다시 독립하여 만들어간 법인체의 기원, 그 대한기원의 입단대회로 75년 가을에 나는 출전했다.
10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1) 대부분의 아마추어가 대한기원 입단대회에 출전했다.
2) 신문기전의 대부분이 대한기원을 주관사로, 한국기원을 인정하지 않았다.
3) 프로기사 대부분이 대한기원으로 이적했다.
4) 입단대회에서 최규병 군(현재 9단)이 입단했다. 국민학교 6년생이!
왜 아마추어 대부분이 대한기원을 입단문호로 판단하였을까.
그건 이미 그 때는 棋士라는 단어가 사회의 公槪念으로 자리잡았던 것을 반영한다. 프로는 이미 1975년엔 독자적인 사회적 의미를 다잡고 있었던 것이다.
왜 신문사들이 기사들이 주축이 된 대한기원을 주관사로 인정했을까.
그건 기사 없이 바둑 없다. 그것을 인정한 것이다.
많은 분들이 아마 없는 프로 없다 하시지만, 그건 내가 보기에 主權在民을 말씀하시는 것. 아마추어는 바둑에 전념하지 않는 사람들. 프로는 바둑에 전념하는 사람들. 누가 더욱 바람직한 바둑이라는 재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답이 필요 없는 질문이다.
프로와 아마는 공생하는 관계지만, 서로가 할 바가 다르다.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더욱 뚜렷한 현상이지만 지난 200년간 조직의 설립은 세계적인 추세다. 그것 없이 사회의 다변화와 발전 없다. 기업이 그 대표적인 현상. 이익단체, 학교, 정당 등도 근대적 현상이다. 한국기원과 일본기원? 중국기원과 마찬가지로 없다면 바둑의 발전 없다.
프로기사 대부분이 왜 한국기원을 떠났을까.
두 개의 현실 때문이다.
하나는, 기사들도 생활인이고, 또 기사회는 직장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기사들은 좁은 공동체에 산다는 것.
기사들이 좁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
입단했다.
최규병 군이 입단했다.
내 이 친구의 재능을 양재호 현 9단의 눈을 보아서 함께 잘 알고 있었지만,
입단은 다른 것.
1960년대와는 다른 사건이었다.
1960년대 조훈현의 9살 입단과는 다른 사건이었다.
실력의 차이.
공동체 여건의 차이.
사회의 인정 차이.
각 개인이 입단까지 - 많은 경우 입단 못하지만 - 흘릴 눈물과 땀의 차이.
그런 차이들이 분명히 있었다. 그건 지금 볼 때 더욱 뚜렷하다. 그 만큼 60년대에 비해 70년대 바둑의 저변은 넓어져 있었다. 우선 나부터가 바둑을 두고 있지 않았던가!
그 때 대한기원 입단대회는, 관철동 한국기원에서 오른 쪽으로 눈을 돌려 눈이 끝나는 골목길 중국음식점 중원장 바로 그 건너편 건물 4층에서 이뤄졌다.
입단대회의 그 북적거림. 그 북적거리는 인파 속에서 하나의 질서를 향해서 모두가 움직인다는 것은 지금 생각하니, 과연 인간사라고 할밖에 없다.
실력이 느는 속도와 표정,
입단하려는 사람들의 인내,
실력과 재능의 차이,
먹고 사는 문제와 삶의 철학,
그런 것들이 내 내면에 약간씩 각인되고 있었다.
아, 나의 실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나의 실력-1
다음 기보 나의 실력(1)에서 좌상귀 백11을 결단할 수 있을 정도였다. 흑16 맞는 것을 두려워할 법도 한데, 그래도 결단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박상돈 사범과의 대국에서 나온 그림이다. 그러나 약했다.
나의 실력-2
전주 이정옥 사범과의 대국에서 나온 그림이 나의 실력(2). 내가 백을 잡았는데 흑1에 대해 백2로 받는 허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응당 우하귀 백14로 이어둘 곳. 그렇게 두어야 뒷맛이 깨끗하다. 좌상귀 백2는 흑3 끊는 수가 당장 성립되고 흑9 흑11 뒷맛도 고약하다.
물론 난 그 해 75년 가을의 입단대회에서도 3차예선에 머물렀었다. 2차예선에서는 나보다 3점 약한 후배에게 쩔쩔 매었던 기억도 있다.
밤 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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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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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ole |
｜ 2005-02-07 오후 4:1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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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나도 60-70년대의 관철동 분위기를 부러워하기도 했었지. 거기에 휩쓸릴 형편은 못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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