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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산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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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길을 찾은 묘수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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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기가 여러분은 인터넷으로 대국할 때가 많을 것이다. 나도 공식 대국 때에만 바둑판을 마주하지, 대부분은 인터넷으로 즐긴다. 집에는 한 치 두께의 비자반(盤)이 있었으나 벽장 속에 들어간 지 오래다.
비자반은 비싸다. 그러나 짜투리 비자나무를 붙여 만든 10 cm 두께의 바둑판은 2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비록 수천 만 원의 비자반에 비해 나무결은 성기고 육중한 맛은 떨어지지만 색상은 밝고 돌을 받아주는 소리도 맑다. 착점 후 손가락에 전해지는 울림도 그 밝음만큼이나 여운을 남긴다. 돌은 조개가 아니어도 좋다. 2 만원이면 12 mm 정도의 둥근 바둑알을 사용할 수 있다.
나는 비자반으로 바둑을 두고 싶다. 20 만원이 과한 비용인가.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평생의 취미 생활에 들이는 가격으로는 부담할 만하다. 하긴 생활의 공간이 넓어져서 함께 대국 나눌 친구 구하기가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7년 전 도봉산장에 비자반을 돌과 함께 보관해 둔 적이 있다. 등산길 마음 내킬 때 한 판 두려고. 그 후 몇 번이나 갔을까. 아직도 거기에 남아 있을까. 언제 지나는 분께서 한 번 찾아 두시면 내 매우 유쾌할 터이다.
마음이 먼저라고 하지만, 예의 먼저 가져야 마음 따라 올 때도 적지 않다. 넥타이를 처음 메어본 대학 때의 하루는 생활과 마음이 깔끔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옛사람들이 예(禮)를 중시한 이유를 알 법도 하다.
그래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인터넷도 즐기되 나무반을 하나 마련해서 공부도 하고 대국도 갖는 것이다. 부족한 것이 귀한 법이니, 이제 우리는 나무반을 더욱 가까이에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서 부족한 것을 귀하게 여기는 것, 그것이야말로 시대의 자식이 할 바 아니겠는가. 시대의 안과 밖은 구별하기 나름인 것이다.
바둑에서도 때론 밖에서 묘수를 구하곤 한다. 기보는 1875년 4월 일본 본인방 가문에서 둔 것인데 흑1이 절묘하다. 백은 A 흑B 백C 흑D로 양보할 수밖에 없고 이로써 흑은 두 수를 늘렸다. 왜 흑1에 백D로 받으면 안 되는가? 답은 하변에 있다. 흑21 이후 a와 b를 맞봐 백이 무너진다(백6은 3에 이음).
생활에서 묻은 먼지, 마음엔들 앉지 않으랴. 그러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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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ovebw |
｜ 2005-01-10 오후 3:12: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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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비록 오로바둑8급이지만 사범님 글을 읽고 나면 꼭 향좋은 커피한잔 마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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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응수가 잘못되었군요.......... 백18이 패착입니다 18로는 흑1의 바로 위로 단수를 쳤으면 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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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인생의 축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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