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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넓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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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석법-신포석의 세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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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圖書 일기(8월 11일) - 신포석법 - 신포석의 세계-3
9시 56분. 밤이다.
창 쪽에서 자지러질 듯한 쓰라릴 듯한 소리가 들린다. 무슨 소릴까. 스탠드를 켜니 소리는 사라지고 두 마리 매미가 창문에 붙어 있다. 날개 비비는 소리였구나. 그런데 이 녀석들 봐라. 불이 밝혀지니 조용히도 있네. …. 아니군. 또 우는군. 맵도록 우는군.
1990년 여름에 8월에 중국 위엔타이를 거쳐 지난(濟南) 시에 소재한 山東 대학에 한 달간 있었다. 그 더위. 그 닝닝한 냉장되지 않은 생맥주 길에서 사 마셨지. 아, 그 매미를 안주로 해서 말야. 시골 장에 가니, 매미를 푸대로 팔고 있더군. 깊은 밤, 산동 대학 그 고풍스런 대학에서 큰 나무들 사이로 불빛이 번쩍 반짝 하더군. 가만히 다가가 보니 매미를 줍고 있더군. 푸짐한 단백질 맛을 느꼈지.
내가 지금까지 맛본 요리 중에서 최고를 하나 꼽는다면 그건 만두국이다. 향채를 넣은 물만두국. 산동대학 구내에서 새벽에 안개를 벗하면서 맛본 5원짜리 국 한 그릇. 향채를 만둣국 위에 얹어 주는데 그 향이야말로 정말 향기롭더군. 그 소녀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고소라고 하나, 고수라고 하나. 우리 나라 이북 지방에서 남쪽에서도 절간에서 가꾸는 채소. 시청 뒤 북창동 중국요리 식품 가게에 가면 살 수가 있다. 한 묶음에 3천 원 정도. 난 그 향채를 중국음식점에 가면 꼭 주문한다. 그 맛과 향이란!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매우 싫어하는 향인데 더운 남방에 가면 그 향을 음식에 많이 넣는다. 맛이란 맛보기 나름이다. 이게 나의 持論. 물론 난 맛을 문화적으로 맛본다. 약간만 벗어나려고 할 뿐, 지나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게 나의 所論.
오늘 아침에 일기를 썼는데 또 쓰나. 괜찮다. 11일자로 하면 된다.
기타니와 오청원.
누가 먼저였을까. 누가 신포석의 창조에 가까이 갔던가. 신포석의 발견에 먼저 한 걸음 내디뎠던가.
내 보기에, 두 기사 모두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기타니가 뒷날 책으로 펴냈던 주제 - 정석과 포석의 통합 -를 오청원이 옆에서 듣고 있었다. 그 순간 섬광처럼 개념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오고 모호하게 머릿속을 헤매고 다니던 걸음걸이가 제대로 된 맥락으로 구성되기 시작했다. 밤을 세워 토론했다. - 그랬다 한다.
서로 다른 길을 보고 있었지만, 그 길이 철로처럼 평행선을 그은 그런 것은 아니었다.
1) 기타니는 세력에 매혹되고 있었다. 사카구치 센토쿠(坂口仙德?-1782)를 공부하고 있었다. 센토쿠는 아들이 있었는데 다이 센치(大仙知1764-1837)가 바로 그다. 父子 모두 세력 바둑을 두었다. 18세기 19세기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아무도 두지 않았던 그런 취향. 그런 기풍.
1780. 1. 17. 어성기 御城碁
그 아들이 1780년에 둔 바둑 하나 감상하자. 두 점을 접혔는데 백을 잡은 기사는 八世 몬뉴(林 門入).
흑20이 좋은 수단. 흑36 이하 흑42까지 감각이 좋다. 좌상귀 흑70 이하는 다소 무리로, 국면은 미세해졌다. 그러나 과감한 수단은 높이 살 만 하다.
이 바둑을 보고 의아해 하실지 모르겠다.
첫째는 실력. 본인방 가문 외에는 사실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실력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운이었던가. 아니다. 본인방 가문이 앞섰으니 그 대문 앞에 재능 있는 아이들이 모이는 건 당연한 일.
둘째는 흑의 구상. 저 흑이 과연 우리가 오늘날 이론적으로 갖춘 그런 안목을 가지고 두어갔던가. 글쎄다. 그건 독자 여러분이 판단하시라.
2) 오청원은 일본에 오기 전 이미 일본 바둑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쉬웠다. 내면의 창조성이 목말랐던 것이다. 누가 물을 주어야만 할 터인데, 그럴 만한 능력을 가진 물장수는 20세기 초 일본에는 없었다.
1928. 9. 8. 시험기
오청원이 청년 하시모토 4단과 북경에서 1928년 - 그러니까 오청원 14살 때 - 시험기를 둔 것이 있다. 흑을 잡고 덤 없이 둔 것. 감상하자. 일본의 바둑계는 북경에 천재소년이 나타났다는 풍문을 북경 거주 일본인들에게서 전해 듣고 확인의 절차를 밟았다. 과연! 내 무엇을 보고 과연! 하는가.
말이 필요 없는 재능이다. 나 같은 사람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비교? 나와? 내가 정신이 잠시 허둥대고 있었군. 용직아. 그런 것을 실수라고 하는 거야. 아냐. 주제 파악 못한다고 하는 거야. 어디 가서 그러지 마라. 창피하다.
하시모토가 테스트하는 기분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거와 관계없다. 알 수 있다. 알았을 것이다. 기보를 받아들고 세꼬에 長老가 그저 놀랐다는 얘기가 사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하시모토는 기보 뿐만 아니라 대국 당시의 태도와 손놀림, 착수의 리듬 등을 스승에게 알렸을 것이다. 말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세꼬에가 물었을 것이고.
기타니는 일본 바둑 300년의 異端兒일 수도 있을 그런 바둑에 영향을 받았고, 아니다. 그런 바둑을 찾았을 것이다. 그도 이미 일본 바둑 300년의 정점에서 내려다보고 있을 수준이었으니까.
천재는 혁신적 시대에 반드시 등장한다. 천재가 아니면 시대의 한계를 짚어낼 수 없다.
시대는 천재가 완성한다.
바둑이란 어떤 것인가.
문용직이 보기에 이렇다.
바둑에서는
재능이 첫째. 근성이 둘째. 노력이 셋째. 운이 넷째.
평등하지 않아서 불만? 하하. 평등이 뭔데?
피곤하다. 밤이다.
내일 삼성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야 한다. 미리 물을 마셔두자. 검사 전 4시간은 아무 것도 먹지 말라니. 더운 여름인데! 참 좋은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다. 자본의 집적이 없으면 절대로 현실 불가능한 병원. 땅과 건물과 기자재와 의사와 준비시간은 제외하고서, 그 병원 운영 노하우에만 적어도 수백 억 들어가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더 들어가도 그 투자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경제는 내 모른다. 내가 세상 물정 알기만 하다면 여기 이 글 쓰고 있지 않겠지. 누가 물었다. 그 병원 어떻게 입원 했느냐고. 난 이렇게 했다. 밤 10시에 응급실로 갔다. 12시 의사 진료. 02시 CT 촬영. 곧 이어 판독-이건 의사가 그러더군. 7시 마취. 12시 입원실. 다음 글이 벽에 적혀 있었다. 輕重에 따라 입원 여부를 결정하고 순서도 정한다. 음, 그래도 말야. 그 둥근 얼굴 아름다운 의사가 하나 하나 묻고 내 앞에 어린 아이 짜증 다 받아주면서 하나 하나 가르쳐주고 나를 30분도 넘게 기다리게 하는 건 정말 괴롭더군. 음. 그렇군. 나에게도 비슷하게 했지. 그 때는 고맙더군. 하! 내가 말했지. 그렇게 환자 보면 피곤하지 않느냐고. 무지 아파서 말도 못하는 경황이었는데도 그 의견은 꼭 전달하고 싶었지. 참 나도! 참 나 참! 7시 30분 치료가 끝났을 때 그 의사 마스크 밖 눈으로 웃더군. 감사! 밤에 응급실에 짜증내고 화내고 다투는 환자들이 없다는 점에 놀랐다. 나와 비슷한 시간대에 들어와서 새벽에 고마움을 전하면서 나가는 환자 끝난 환자도 보았다. 진료비? 내 경험으로 다른 병원과 차이가 없었다. 의사들? 영민하게 보였다. 젊고. 간호원? 부드러운 미소가 엿보였다. 다들 바삐 움직였다. 그러나 낭비는 없는 듯했다.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 뚜렷한 역할 인식은 정말이지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감탄했다. 물론 시계의 부속과는 다른 존재요, 세계다.
내가 선전하느냐고? 아니다. 하! 대단히 좋은 병원이니까 누군가 낮추자고 할까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 어리석은 녀석들. 村夫는 몰라도 죄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크게 주는 사람들은 어리석고 無知한 게 죄가 된다. 난 그리 본다.
나는 아직 세상사 접촉이 그리운가 보다. tang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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