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同行)
선비만석
길을 떠난다.
옛말에 “君子 大路 行” 이라했던가. 내 어렸을 때 선친이 자주 들려주시던 이야기이도 하다. 이 말의 뜻이야 새삼 설명할 이유도 없지만, 난 대로 보다는 어찌 보면 소로를 지금까지 다녔는지 모른다.
어머니 탯줄을 끊고 인생살이를 시작한 이래 내 삶에는 는 동행이 있었다. 우선 더듬어 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까지는, 늘 부모님과 형제자매가 내 인생의 동행이었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급우들이 내 인생의 동행이었다. 학창시절에는 학우가 군대생활에도 전우가 있었고, 결혼을 한 이후에는 아내가 나의 동행이다.
지금 내 인생이 귀가 순해진다는 耳順을 향해서 가고 있다. 지금은 직장의 동료들이 내 인생에 동행이라 말할 수 있다. 내 취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취미인 바둑에 있어서 나는 많은 동행이 있었다. 처음 바둑돌을 잡았을 때, 그리고 바둑이 무언가를 알아가는 시기에, 어느정도 바둑을 재미있게 둘 실력이 붙었을 때.......나와 한판의 바둑으로 동행을 한 수많은 사람들.......
이제 며칠 후 공주로 길을 떠난다. 지금까지 살면서 공주를 다녀온 듯하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찌 되었거나 공주로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가는 길에 동행 할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차편은 여기서 동서울터미널로 가서 공주행을 타기로 하였다. 그게 가장 빠른 길이라는 버스터미널 후배의 조언덕분이다. 가는 길이 가깝지 않으니 동행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나와 같이 갈 사람이 어디 있으랴.........그렇다고 이쁜 여자 친구를 데려 갈 용기도 없고(음.........) 요 글을 선달이가 보면 또 머라고 궁시렁 거릴 것인데........아마도 형수에게 이른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여자 친구나 있는 것이 이러면 좀 나으련만...아니다 서울에는 동갑내기 여자친구들이 주르륵 널려있다.
인생살이가 찰나이긴 하다만, 그 인생에 있어 동행할 사람 하나 없는 인생이라면 참으로 슬플 것이다. 내 비록 허접한 인생이긴 하나, 아직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옆 지기가 있으며, 거기다가 아들과 딸도 있으니 그리 한심한 인생은 아닌 듯도 하다.
모임이란 대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 끼리 모이기 마련이다. 바둑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모임이다. 여기에는 어떤 계산이나 잇속 챙기기는 없다. 다만 그저 얼굴 한 번 더 보면서 인간의 정을 느끼는 아름다운 동행의 장일뿐이다. 가는 것 오는 것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가고 싶은걸 참을 수 없는 것은, 그들이 거기에 있고 그들이 그냥 좋은 사람이고, 사람 냄새를 풍기는 순수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곳에 가기를 바라는 내 마음과 함께 동행 할 사람은 없을까? 어쩌면 동행할 사람을 며칠 밤을 새면서 나는 기다릴지도 모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