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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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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마 시절 - 다른 이의 얘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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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2월 25일) - 나의 아마 시절 - 다른 이의 얘기들
07시 41분.
I.
나의 시간대 속에 다른 이들도 있었다.
그 시간대 속에서 각자 자신의 삶을 꾸리고 있었다.
1)
그 어느 누구는,
남영동 기원에서의 만남을 떠올리고,
대흥기원에서의 아픔도 얘기한다.
돈이 없었다.
입단대회는 생각도 못하고 있을 때 - 현실을 말하면 입단은 꿈꾸지 않고 대학 떨어진 김에 바둑만 두었다 - 누군가가 입단대회 참가금 5천원을 대신 내주었다. 그리곤 참가증을 주면서 한 번 나가 보라고 했다.
나갔다. 연전연승. 이제 바로 저 앞이다. 단 한 판만 이기면 본선. 아, 그런데 그만 그 한 판을 졌던 것이다. 그것도 상대는 이겨도 져도 어차피 탈락인 상태인데…. 그러나 상대는 무심코 두었다. 서로가 잘 아는 입장이었다면 아마도 열심히 둘 수도 없었으리.
뜻 없이 나온 입단대회이건만 뜻 없이 돌아선다는 것은 아팠으리. 그래, 그 다음 해까지 열심히 바둑을 공부했다. 입단했다.
2)
또 그 어느 누구는,
언제나 반집과 3등으로 입단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는,
그러다가 입단을 천신만고 끝에 할 수 있었다.
그 차이는 컸다. 바둑의 세계에서 그 차이는 컸다. 인생에서의 차이야 말할 것도 없이 말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말이다. 어느 것이 좋은지는 누구도 말 못하는 것이다.
3)
또 어느 누구는,
승부의 마음이 약했다.
중요한 결정국에 임하면 언제나 마음이 흔들렸다.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쳐낼 수 없었다.
평상시의 자신답지 못하게 지곤 했었다. 아마도 4년이나 뒤에서야 입단했다.
4)
어느 누구는,
재능이 부족했다. 실로 프로의 세계에서도 재능은 차이가 있는 법. 입단을 앞둔 아마추어 사이에서도 재능의 차이는 드러나는 것.
그러나 열심히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얼음물로 세수를 정결히 하고, 수도자마냥 바둑판 앞에 정좌했다. 그 앞에서 정신을 모으는 일을 먼저 했다. 마음이 명징해질 때야 비로소 바둑알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단한 분도 있고 입단하지 못한 분도 있다.
5)
어느 누구는,
종교와 바둑 사이를 오가기도 했다.
6)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절에서 몇 달 동안 공부에만 전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에는 - 그러기 위해서 평소 돈을 벌어야했던, 그래서 그 동안에는 공부가 부족할 수밖에 없던 안타까운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던, 그것을 인생의 공부로 인정했던, 그런 이도 있었다.
II.
기원.
기원은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저마다 달랐다.
아마추어들은 바둑친구를 만나러 온다. 담배 한대와 짜장면이 그리워서 오기도 한다.
입단실력과는 거리가 먼 어떤 청년들은, 실업자의 시간을 잊기 위해서 용돈 정도의 내기를 위해서 기원을 출입하기도 한다. 때로 시간을 부질없이 보내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의미가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
입단을 꿈꾸는 청년들은 실전연마를 위해서 모이곤 한다. 그런 기원은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그들이 모이는 기원은 이름만 대면 대부분이 아는 그런 기원이다. 보통의 기원과는 다른 분위기가 지배한다. 입단을 꿈꾸는 청년들은 어딘가 모여서 함께 기력을 연마할 그런 장소를 필요로 한다. 기원 외에는 그런 장소가 거의 없다.
III.
한국기원 연구생실.
유명무실한 실정이었지만 그래도 연구생실은 있었다. 연구생이 되기 위한 자격이란 것이 뚜렷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이 하나는 제한을 두고 있었다.
연구생실에서 서로가 바둑을 두는 것은 그다지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실력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의 차이가 실력의 차이를 잘 반영하고 있었다. 내가 연구생이었던 1975년부터 약 2년간은. 책을 보고 복기하는 것이 일이었다. 매일 나갈 필요는 없는 곳이었다.
프로의 바둑을 기록하면 기록비가 나왔다. 쥐꼬리만한지 여부는 모르겠다. 1-2천원 정도 받은 기억도 있는데 글쎄다.
연구생의 경우, 입단대회 참가시에 한두 명을 본선에 배정해 주곤 했었는데, 그건 상당한 일이었다. 왜냐? 입단대회 3차예선을 다 거쳐서 본선까지 올라가는 길이 매우 험난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실력자들도 3차예선의 암초를 매우 두려워했다. 한 판이라도 지면 그것으로 본선은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개 10명 정도로 치루어지는 본선 리그는 그래도 3차예선보다는 편한 심리를 일부 주었다. 두 명을 입단시킨다. 서로가 비슷한 실력이기에 한 판 지더라도 그대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대개 2패 정도의 성적이면 입단한다.
0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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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처음 부분에 시대사를 얘기했습니다. 네, 그렇군요. 우리 자나온 인생 얘기들이 녹아있군요. 그래서 공감하고 추억하는군요. 이 글 모아 나오면 바둑애호가들의 애독서가 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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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