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로산책
 작가의 말
이 글의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협의하지 않은 무단전재는 금합니다.
|
|
국가간의 승부, 개인적 요인을 넘어서서
|
|
|
|
|
지난 2월 24일 일본의 요다 9단이 이창호 9단을 이기고 농심배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이 6년 연속 우승하다가 7년 만에 일본이 우승한 것이다. 한국의 상대는 중국밖에 없으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그 바둑을 보면서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시 잠겼다. 자, 저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물론 그저 한 번 정도 스쳐가는 그런 작은 사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에는 다 기미(幾微)가 있는 법. 미미한 것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앞날을 아는 것, 그것을 기미라고 하지 않던가(幾, 動之微).
생각 하나는 중국의 약진. 지난 해의 제5기 응씨배에서 중국은 창하오가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했다. 그 이전은 한국이 모두 우승했고, 준우승은 일본과 중국의 차지였다. 다른 하나는, 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에 올라간 기사가 중국기사라는 사실. 뤄시허의 삼성화재배 우승도 불과 한 달 전.
중국의 약진은 사실, 모두가 예상하던 바였다. 대륙의 바둑 바람이 그 하나의 이유. 그러나 일본에 대해서는 모두가 예상하지 못하던 바였다. 왜 그럴까. 그 점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당치 못할 것이다. 일본의 세계대회 우승은 너무나 오랜 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바둑 문화는 그 정점을 지났다는 것도 잘 알려진 현실.
그러나 나에게 이런 생각도 드는 것이었다. 최근 중국은 높은 경제 성장으로 인해 사회의 활성화가 눈에 뜨인다는 점. 일본도 지난 10년간의 불황을 끝으로 사회의 활력이 치솟고 있다는 점. 그런 점에 생각이 미치는 것이었다.
너무 지나칠까. 그럴지 모르겠다. 비록 우리의 경우 수 년간 경기 침체가 있었다고 하지만 바둑과는 직접적인 거리가 너무나 먼 현상 아니겠는가. 더욱이 비록 나이 40이라지만, 요다는 여전히 바둑을 열심히 두고 또 최근에 인터넷 속기도 많이 두어서 1시간 제한의 농심배에 적응훈련을 마친 것도 사실.
그러나 비록 눈앞의 직접적인 증거로는 부족할지 몰라도, 앞서 말한 바 이런 저런 생각은 쉽게 떨칠 수 없는 변수들이다. 기보 백2 이하는 요다의 박력이지만, 저 기백 하나로 요다의 승리를 주장하는 것은 여전히 부족하다. 나는, 바둑의 승부란 것이 - 장기적으로는 - 개인적 요인이 근본이 아님을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활력이 우리의 바탕이 됨을 새삼 강조하고픈 것이다.
|
|
|
|
|
|
|
|
|
|
|
|
.png){kind=lo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