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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넓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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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산책 - 불안 - 게임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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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5월 7일) - 포석의 산책 - 불안 - 게임의 문
새벽 3시 05분.
삭감 削減,
그 이전에 자유포석제가 있었다.
자유포석제가 삭감의 착상을 가능케 했다.
삭감이 귀와 변의 비중을 평가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재구성하게 했다.
이것이 지난 번의 얘기였다.
맞는 논리일까?
맞다.
지나치게 논리의 흔적을 따라가고 있는 거 아닐까?
논리만을 내세우는 거 아닐까?
아니다. 논리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도 사실이고, 논리를 중시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런 방식만이 반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우리가 돌아볼 수 있게끔 한다.
누군가 다른 길을 보여주면 내 얼마나 기쁠까.
삭감.
변과 귀의 비중과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 혼란이 왔다.
그 혼란을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 어디서 질서를 찾을 것이냐?
만약 사전배석제라면, 이미 주어진 것이 존재한다.
그것도 눈에 쉽게 뜨일 정도로 존재한다. 돌이 엇갈린 세계. 두 개의 세계. 굳이 陰과 陽으로 나누지 않더라도, 굳이 하늘과 땅으로 나누지 않더라도 … 존재한다.
바둑이 태어나던 그 시점에 존재하던 사회 내의 질서, 또는 사회와 그 사회 밖의 다른 사회 - 그러니까 - 서로 다른 부족 또는 다른 종족 등의 갈등이 바둑에 표현되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지나치게 추상적이 될 필요는 없다.
주어진 배석이 존재하지 않을 때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통해서 재해석의 여지를 만들어야만 한다.
사전배석제에서는 서로가 사활 死活을 중심으로 사고했을 것이다.
자유포석제에는 무엇을 중심으로 사고했을까? 집이다. 집을 중심으로 사고했다.
나는 자유포석제가 집 중심의 계가방식보다 앞서 나왔으리라고 추론한다.
집은 공간이다.
자유포석제는 돌과 같은 굳은 존재보다 공간과 같은 것 - 그러니까 형태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 formlessness 에 더 가깝다.
form
formless
대단히 중요한 차이가 있다.
우리 인간에게 ‘의식의 차이’를 가져다준다.
형태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은 불안을 주는 경향이 있다. 알 수 없는 것. 확정할 수 없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는 것들을 대표한다. 미래도 그 하나. 삶의 바깥도 그 하나.
16세기 말, 일본.
두 개의 불안이 반상을 지배했으리.
1) 4선
2) 19줄 바둑판이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
1) 4선에 대해서
4선의 불안
기보를 하나 보자. 당시 소목 외에도 외목과 고목을 두곤 했는데, 그건 변을 중시하는 관념이 여전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3선 위주의 포석은 절대였는데, 백2 고목에 흑3 걸침에 대해서 백4 대처는 내가 지금까지 본 모든 기보에서는 절대의 착점이었다. 반대로 소목에 한칸높은걸침은 훗날(19세기에서도 없었던가?)에도 없었다는 것을 첨부할 수 있겠다.
고목은 4선이 아니냐?
4선이다. 그러나 그보다 변의 착점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변을 중시한 착점이다. 그러므로 두곤 했었다.
참고로 기보를 하나 해석한다면, 백50에 대한 흑51. 두지 않으면 백A 흑B 백51로 백의 수가 늘어난다.
2) 19줄 바둑판이 보이느냐?
잘 안보였을 것이다.
19줄 바둑판 위에서 놀고 있긴 한데, 그것이 생활이고 현실인데, 19줄의 한계를 아는 데는 여전히 한계를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
19줄을 안다면 19줄의 한계와 속성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뒤에 도샤쿠의 3간협공이 나타나기 전까지에는 아무도 19줄을 활용할 수 없었다. 그것만 보아도 19줄 판 위에서 놀고 있는 자신들을 잘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잘 모른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16세기 17세기의 바둑을 보면 포석에 일관성이 없고, 이런 수, 저런 수를 실험도 하곤 했으니까. 뚜렷한 이론적 뒷받침이 없는 실험.
불안.
그것이 16세기 일본에서 바둑을 게임으로 이해하는 또 하나의 문 門이었다.
불안을 어떻게 열어젖히느냐?
새벽 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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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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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영토싸움인데, 사람을 중시했는지는 의문. 사회관념이 게임의 룰이나 기법에 영향을 미쳤음은 분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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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바둑, 그 세계가 좁다는 느낌이 있군요. 영주들의 번을 국가로 생각했으니, 그 세계가 무척 좁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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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불안을 강조하셨는데, 그 논리흐름이 정확히 전해졌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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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