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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넓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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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의 산책 - 게임으로 들어가는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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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5월 4일) - 포석의 산책 - 게임으로 들어가는 길목
새벽 4시 03분.
왜 침입하지 않는가?
삭감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왔는가?
사전배석제와 자유포석법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그 두 세계의 차이가 착상의 차이를 이끌었을 것이다.
침입이란 무엇인가. 공격이다.
공격이란 무엇인가. 위협에 대한 반응이다.
사전배석제는 서로 돌을 엇갈리게 하는 것이니만큼 배경이 위협적이다.
근본적으로 배후에 적이 있다.
그러나 자유포석제는 아니다.
자유포석제 하에서 의식 意識은 불안을 벗어난다.
자유가 좀더 주어진다.
배석 配石이 굳어지면, 사회가 질서로 정리되어지면, 개인의 의식은 사회의 질서에 묶인다. 무섭도록 묶인다. 사회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상징과 의식 儀式이 행해진다. 물론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방식과 정도의 차이랄까. “배석이 굳어지면”이라는 표현은 다소 과했다.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겠다.
나는 일본의 초기 바둑에서 나타난 삭감의 착상이 바둑을…
바둑이… 우주적 질서의 반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는 첫 걸음이라고 본다.
도우세키 道碩의 수나누기 手割論이 나타나는 기초를 제공했고,
도샤쿠 道策의 3칸협공이 나타나서 바둑판을 19줄로 인식하는 단초 端初 또한 제공했다.
인간의 인문학적 상상력을 넘어서서 게임 그 자체의 논리로 들어가는 길목이 되었다.
삭감 削減
그것은 불안이 배경으로 자리 잡지 않았을 때 비로소 드러날 수 있는 인간의 내면이리.
그 영향은 대체 어느 정도나 될까?
오늘, 우리의 바둑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우리의 바둑에 주는 영향력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단순히 수법의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삭감의 착상이 미친 영향은 대단한 것이었다.
중국의 바둑과는 질 質이 다르게, 반상을 내려다보는 안목을 제공했다.
중국의 영향으로 여전히 변을 중시하던 16세기 말, 17세기 초에 삭감을 둘 수 있었다는 것은 변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변보다는 귀를 먼저 중시하는 계기를 주었을 것이 틀림 없다.
삭감은 변에 대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삭감은 근본적으로 귀에서 변으로 벌린 상대의 진영에 대해 하는 것이다.
발전성을 중시하는 변.
그러나 그 발전성을 가볍게 제한하는 기법이 하나 눈에 잡혔다.
하!
그렇다면 삭감이 소목의 발견에 영향을 준 것일까?
그건 아니다.
소목은 그 이전에 있었고, 또 귀의 중요성이 변에 비해 더욱 강조되었을 때에도 소목 외에 외목도 많이 쓰였던 점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삭감의 수법이 소목의 강조를 가져온 것은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
기보를 찾아보면 소목과 외목, 변과 귀, 삭감의 빈도 등을 구별해서, 변화의 과정을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러나 그건 너무나 시간이 많이 소모된다.
나는 - 여기서 - 가설을 제공하는 정도로 만족하겠다.
앞서의 얘기 말고도
추론 하나는 다음과 같다.
도샤쿠의 3간협공이 등장했을 때, 귀와 변의 비중에 대한 오늘날의 이해가 이미, 그리고 거의 완성되었을 것이다. 물론, 이때의 오늘날이란 - 1930년대 신포석 바로 직전을 말한다.
아니다. 그 이상이다. 우리가 귀와 변의 비중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해는 도샤쿠의 3간협공 발견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왜냐? 3간협공이야말로 19줄 반상을 발견했다는 것과, 또 활용하고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증거니까! 귀와 변의 관계에 대한 17세기 이후 오늘날까지의 이해이자, 해석이니까.
의문을 갖는 분들을 위해서 하나 덧붙인다면,
오늘날 유행하는 중국식포석의 그림자가 바로 3간협공인 것을 지적할 수 있겠다.
기보를 하나 보자.
3간협공과 중국식포석
흑1과 흑5, 흑9와 흑11이 같은 위치에 있다. 서로 조금도 다르지 않다.
A와 백10이 다른 위치가 아니다.
하나는 실체요, 다른 하나는 그림자이다. 섞여 있다. 아니다. 다른 표현일 뿐이다.
새벽 4시 48분.
봄인데도 어둠이 얼어붙은 듯하다.
봄에도 그런가보다. 그 동안 몰랐던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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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움의 가치, 승부를 길게 보는 관점의 변화, 그런 것들이 삭감과 포석에 영향을 줬지 않았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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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