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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일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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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마 시절 - 석맥회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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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상 일기(3월 4일) - 나의 아마 시절 - 석맥회의 나날
오전 5시 32분.
黎明도 이르지 않았다. 아직도 겨울인가. 내일이 驚蟄이니 오늘까지 겨울인가.
아마추어들이 만나는 자리는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 모이고 흩어진다. 굳이 어떤 이름을 갖지 않더라도 모일 수 있으니, 고성에서의 만남이 그런 것이리.
내가 다시 바둑을 둘 때 서울에는 두 개의 큰 모임이 있었다.
調和회
石脈회
모임 따라 이름 가는 것이겠다.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려면 그에 걸맞는 이름을 갖고 싶은 것은 우리의 마음.
조화회는 석맥회보다 연령과 指向하는 바에서 차이가 있었다. 대부분 60년대와 70년대 초에 활약하던 선배들이 주축이 된 모임이고 프로의 꿈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분들의 모임이었다. 한 때 프로를 지망했던 분들도 적지 않으리. 한국은행 후문 언덕길 한성기원에서 모임을 가지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나는 그 모임에 속하지 않았으니 자세한 것은 모르겠다. 틀리면 고치겠다.
석맥회는 주동원 님이 이름을 붙인 것이다.
어제 깜박했던 형님들이 생각난다. 임동균, 이웅기, 홍택유 님들이 바로 그 분들. 또 있을 터인데 그 참.
나는 83년에 입단한 후, 85년부터 정치학에 관심을 가져서 생활의 반경이 달라졌다. 그래서 점차 석맥회 나가는 일이 뜸해졌으니, 그건 할 수 없는 일. 82년부터 84년까지 약 3년이 석맥회에 부지런히 출근하던 시간이다.
모임에서는 리그전을 주로 했다. 가끔 토너먼트도 했는데 그건 여가에 했다.
다시 한 번 나에게 고성에서의 생활이 돌아왔다. 실력이 종잇장 정도의 차이만 주어진 열 분도 넘는 아마 강자들과의 실전, 실전.
내 실력은 곧 회복되었다. 77년 초에 가졌던 입단실력. 그 실력에 곧 도달했다. 책도 다시 보았지만, 더욱 도움이 된 것은 수많았던 실전이었다. 실로 실전과 책읽기는 사람을 지탱해주는 두 다리와 같이 바둑을 지탱해주는 필요조건이다.
책은 중요하다. 책을 많이 읽지 않고 입단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건 기초가 약하기 쉽다. 기초가 약하면 높은 집은 짓지 못하는 법. 책을 많이 읽어 기초를 잘 잡을 수 있는 것도 재능이다.
석맥회에 나가면서 나의 생활도 리듬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 때는 아직 입단으로 다시 마음을 돌리지 못한 때라서 즐거움으로 모임에 참여했지만, 그래도 약속된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생활의 리듬감이 주어졌다.
사회적 접촉면이 넓어진다는 것, 그것은 사회적 개인에게 큰 힘이 되는 듯하다. 그것도 정기적으로 주어진다면. 그래서 난 직장인을 가끔 부러워한다. 내일의 출근을 위해 오늘 자제해야 하니, 그 절제하는 생활이 몸에 배이는 것도 좋지 않으랴. 나와 같이 일종의 프리랜서 비슷한 생활에서는 스스로 시간표를 만들어야 한다. 만만치 않은 의지가 필요하다.
프로를 꿈꾸는 아마추어들에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그런 시간표를 스스로의 의지로 만들고 지켜나가는 것 아닌가 싶다. 물론 요즘과 같이 바둑도장에 나가고 또 매주 연구생 리그에 참가해야 하는 소년들은 규칙적인 생활이 주어지겠지만.
문제1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1의 경우에 답이 절로 눈에 잡혔다. 백1 끼우는 맥. 저런 수가 손쉽게 잡혔으니 감각이나 수읽기가 하나로 통일되는 느낌이 왔다.
문제1의 답1
문제1의 답2
석맥회의 나날이 나를 다시 단련시켜주었던 것이 너무나 분명했다.
뿐이랴. 선배들과의 대화는 인생을 목적보다 정신의 편력으로 보아야 한다는 기질을 일깨워주었다. 바둑이라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번져갈 수 있다는 사실은, 바둑을 두어왔던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나에게 심정적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랬다. 그 때의 나는 책임을 동반하는 사회적 관계가 아직 주어지지 않았었다. 바로 그런 때, 자유롭고 활기찬, 낙천적이고 낭만적인 선배들과의 대화는 나의 기질을 보다 자유롭게 해주었다. 감사!
6시 15분.
어느새 창밖이 푸른빛으로 감싸지고 있다. 나는 저 빛, 저 색상도 좋아한다.
오늘 김명완 사범과의 대국은 매우 즐겁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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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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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izza |
｜ 2005-03-12 오후 3:28:00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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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의견에 한마디 |
문사범님 문박사님 포인 좀 주세요 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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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목적보다 정신의 편력으로 보아야 한다는 기질을 일깨워. 자유롭고 활기찬, 낙천적이고 낭만적인 선배들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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